본문 바로가기
  • 자주통일연구소
  • 자주통일연구소
시::권말선

[시] 광주의 힘

by 자주통일연구소 2025. 5. 26.

광주의 힘

권말선


광주에 오니 알겠다
분노가 어디에서 왔는지
마구 휘두르는 공수부대 총칼에
피와 뼈와 살이 주저앉을 때
만행 뒤 버려져 부풀어버린 주검
관뚜껑에 못질하다 말고 울부짖을 때
애국가를 신호로 가해진 집단 발포에
전쟁 장비 헬기가 퍼붓던 총탄에
맞아 쓰러지며 흘리던 검붉은
아아, 분노는 겹겹이 응축되고 있었구나

광주에 오니 알겠다
사랑이 어디에서 왔는지
독재에 저항하는 횃불을 켜고
주먹밥을 만들고 피를 나누고
시신을 닦고 궐기대회를 하고
죽을 걸 알면서도 밤을 지키며
청춘을 아낌없이 목숨을 아낌없이
가진 것 다 나누는 고상한 공동체
학살의 피바다에서도 당당히 피어난
아아, 사랑은 차곡차곡 응축되고 있었구나

광주의 분노, 광주의 사랑은 그저
광주에만 머물러있지 않았어라
마치 거대한 나무의 뿌리처럼
바람 탄 민들레 홀씨처럼
노래로 시로 정신으로
커지고 번지고 이어져
마침내 12.3 내란의 그 밤에
차운 밤공기를 뚫고 달리게 했어라
지침도 없이 날마다 모이게 했어라
세상의 주인 혁명의 주인이 되게 했어라

그러니 광주의 분노는 얼마나 힘이 센가
오늘에도 살아 계엄을 내란을 막아내는
그러니 광주의 사랑은 얼마나 힘이 센가
오늘에도 살아 민주를 주권을 쟁취해 내는
그러니 우리는 얼마나 힘이 센가
광주를 배우고
광주를 기억하고
광주를 닮아
광주를 잇는
아아, 우리의 생래는


'시::권말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칡넝굴  (4) 2025.08.24
[시] 갈마  (2) 2025.07.22
[시] 고맙습니다  (0) 2025.07.05
[시] 트럼프, 꺼져라!  (2) 2025.06.13
[시] 우리 대통령  (1) 2025.06.02
[시] 오월에 피는 흰 꽃  (2) 2025.05.21
[시] 버들과 나  (1) 2025.04.08
[격시] 명령  (1) 2025.04.06
[시] 갈흰색 목련꽃  (0) 2025.04.05
[추모시] 뒷산으로 떠나신 김종우 시인  (0) 2025.04.0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