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주통일연구소
  • 자주통일연구소
시::권말선

[시]이것이 우리의 굿이다

by 전선에서 2025. 4. 5.

이것이 우리의 굿이다
- 윤석열 파면, 촛불풍물단에 바치는 시

권말선


촛불 시민이 모인다면 그 어디라도
풍물 행렬, 북소리 필요하다면 그 언제든
마다 않고 달려가는 이들이 있다
나라를,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에
온몸 온 마음 다 바치기로 작심한
그들이 있다, 그들이 광장에서 굿을 한다
악기 둘러메고 채를 잡고서
폭폭 밟고 다닌다 착착 밟고 다닌다
비바람 거친 눈발 맞서가며
밟고 다닌 그 길 다 잇는다면
전라 경상 충청 제주 경기에서
서울까지 오간 길 다 잇는다면
반도 땅 삼천린들 고이 두르지 못할까
나라 걱정에 바친 그 심정 다 잇는다면
상처 난 역사의 갈피 고이 감싸지 못할까

와들짝 깨우는 풍물 소리에
행진의 발걸음 흥으로 들썩이고
길 가던 사람들 멈추고 바라본다
눈이 커지고 카메라도 켜진다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손뼉을 친다
무등 탄 아이가 손 흔든다
외국인도 흥에 겨워 다가온다
동그랗게 모여 어깨춤 들썩인다
어느새 팔은 저 하늘 휘휘 젓고
어느새 발은 단단한 땅 궁굴리고
그렇게 한데 어우러지노라면
착하디착한 영들도 깨어나신다
의롭게 살다 간 혼들도 깨어나신다
아아, 그 님이시다
독립이요 항쟁이요 혁명이었던 님
거룩한 역사 무사히 이어주시려
눈물도 살점도 피도 뼛조각도
남김없이 다 내주셨던 님이시다
구구비 고난하였으나 비로소 승리한
이 소중한 기운 잃지 말라고
등을 밀어주고 길을 밝혀주리니
지금처럼 계속 앞으로 나아가라 하신다
님께서 건네주신 혁명의 심지
고이 받아 품에 꼭 안는다
이제 거대한 힘이 우리에게 있다
산 자가 죽은 자를 깨우는 힘
죽은 자가 산 자의 등을 밀어주는 힘
그렇게 어제와 오늘이 합하여 생긴 힘
너와 나, 우리가 어우러져 내일을 여는 힘

순박하고 천진한 우리의 무기여
더없이 강해진 우리의 무기여
모두 나오라, 다 같이 춤추자
오늘의 승리 우리의 승리를 만끽하자
아스팔트를 누비던 씩씩한 걸음이여
맥박에 맞춰 창공을 뛰놀던 깃발이여
광장과 길목을 뛰어다니던 노래여
눈길 귓불 끌어당기던 징이여 장구여
행진을 끌고 밀던 꽹과리여 북이여
심장을 뚫고 튕겨나간 구호여 함성이여
먼 데서도 날아들던 따사론 응원이여
경찰을 막아내던 미쁘던 불빛이여
군대를 막아내던 정의의 눈빛이여
한파를 막아내던 은박의 담요여
혁명의 소식 타전하던 손바닥 언론이여
승리를 예견하던 환하디환한 미소여
새날 새 세상 새 나라를 꿈꾸는
뜨거운 우리의 열정이여 애국이여
다 같이 춤추자 웃자 또 춤추자
어제가 꿈꾸던 자주독립 세상
오늘이 꿈꾸는 통일세상 대동세상
우리가 주인 된 진짜 우리들 세상
기필코 열어내게 할 밝고 맑은 힘
이것이 우리의 흥이요
이것이 우리의 굿이다


(2025. 4. 4)



'시::권말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격시] 명령  (0) 2025.04.06
[시] 갈흰색 목련꽃  (0) 2025.04.05
[추모시] 뒷산으로 떠나신 김종우 시인  (0) 2025.04.05
[시] 한 끼 밥  (0) 2025.02.17
[시] 권영세에게 경고한다  (0) 2025.02.12
[시] 오래전 그 사람에게  (0) 2025.02.06
[시] 별 보러 간다  (0) 2025.02.06
[시] 광장은 우리의 힘  (0) 2025.01.08
[시] 다시 깃을 펼쳐  (0) 2025.01.01
[시] 총알받이  (0) 2024.12.2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