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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12

[시] 철원 조선노동당사에게 듣다 철원 조선노동당사에게 듣다 - 1946~, 참된 해방을 기다리는 권말선 사람들이 나를 여기 세웠을 땐 1946년, 해방 이듬해였지 왜놈의 자식들이 다니던 소학교 쓸어버리고 나를 세웠어 만약… 해방이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그 학교 나온 아이들도 제 부모의 뒤를 이어 네 밥을 빼앗고 네 숨을 누르고 네 혼을 비틀었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구나 해방, 해방의 감격! 열에 들뜬 사람들은 무엇이나 다 하려 했지 “인민의 나라, 새 나라 건설! 모든 것을 우리 힘으로!” 토론하고 공부하고 노래하는 그들 덕분에 나도 덩달아 행복했지 만약… 그런 시간이 중단되지 않고 계속 이어졌다면 어땠을까 외세도 다 떠나고 해방의 물결 온 땅에 넘실거렸다면 그때보다 몇 곱절 더 많은 이들이 그때보다 더 풍년을 누리며 그때보다 더 많이.. 2022. 10. 13.
[시] 어깨동무 어깨동무 권말선 가로수 밑동에 고들빼기 한 포기 돋아났다 껍질이 깨지고 갈라진 나무는 딱 봐도 나이 많고 갓 움튼 고들빼기는 새포름한 연두색이다 언제였을까, 순한 연둣잎 움 틔웠던 나무의 그때는 오기나 할까, 나무의 키만큼 자랄 고들빼기의 나이는 색깔도 달라 키도 덩치도 달라 나무와 풀, 한 생도 달라 그래도 나란히 선 저 둘은 보기만 해도 얼마나 다정한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얼마나 어여쁜지 제 가진 자리도 내어주고 비바람 피할 품도 내주고 해를 받는 방법도 알려주면 하늘거리는 노래로 보답하는 저 둘은 만나자마자 이끌린 다정한 동무여라 따뜻한 의지여라 사랑하는 사이여라 서로 다른 모습일랑 탓하지 않고 서로 가진 것으로 정을 나누는 착한 고들빼기와 듬직한 가로수의 봄날 따사론 한 폭의 동화처럼 남과 북 우.. 2022. 4. 19.
[시] 나의 선택 나의 선택 - 2022 대선을 앞두고 권말선 이제 선택의 시간 앞에서 나는 통일 만을 생각한다 미국이 던져주는 모이만 바라며 날기를 포기한 채 땅바닥만 쳐다보는 길들여진 새 다들 우아한 비둘기가 되셨는지 평화, 평화만 부르짖고 통일은 입 밖에 꺼내기를 두려워하는 자들이여 언제부터 통일이란 두 글자가 낮은 음이 되었는가? 묵음이 되었는가? 이러다 결국 없애 치우고 말 건가? 왜? 통일이 없으면 언제나 벼랑 끝 삶 뿐이라고 분단의 긴 세월 온 강토가 몸서리치며 외쳤건만 통일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낡은 비둘기들 앞에서 꿈 꾸기를 포기하지 말자고 단 하루라도 통일, 통일만 이야기 해 보자고 다시 날개를 펼쳐 북으로 남으로 날아보자고 목 놓아 울부짖고 싶은 선택의 날이다 2022. 3. 8.
[시] 나는 반미反美한다 나는 반미反美한다 권말선 국민(초등)학생이던 열 살 무렵학교에서 친구에게 말했지‘야, 어제 박정희가 죽었대’친구가 쉿, 손가락으로 입을 막으며‘조용히 해, 그런 말 하면 안 된댔어!’반공교육에 빨갱이 타령 무한 세뇌시키던박정희는 죽어서도 아이들 입을 틀어막았지그 때를 떠올리며 나는 반미한다 첫 아이 품에 안고 어르던 스물 몇 살에TV뉴스를 보며 이해할 수 없었던 건나쁜 짓 하고 감옥 갔던 정치인이어느 날 다시 의원나리가 되어 나타났을 때사계절 빼어난 경관만큼이나 우리 사회도 아름다운 게 맞는 걸까저런 부정한 자를 용납해도 되는 걸까의아함에 고개를 갸웃거렸었지아가야, 네가 커서 어른이 된 세상에는 저런 나쁜 사람들 더 없었으면 좋겠구나막연히 바랬었지, 순진하게도…부정한 자들의 여전한 득세가 싫어 나는 반미.. 2020. 9. 21.
[시] 우리의 빛은 통일 (그림 : 남북정상이 만나 악수하는 장면을 떠올리며 그린 조선학교 학생의 작품, 2018) 우리의 빛은 통일 권말선 1_ 우리의 빛은 통일 칠흑 같이 짙은 밤길촛불 들어 조금은 밝혔어도여전히 끝은 멀고도 멀죠사방어둠 뚫고 만나게 될눈부신 빛우리의 통일은 지금 어디 있나요? 한 사람의 외침만으로는열 사람의 힘만으로는다 안을 수 없는 뜨거움사이좋은 이웃 아닌감당 못 할 벅찬혈육으로 만나고 싶은 그대여 빛나는 아침은 절로 오지 않아8천만의 옹근 힘 한데 모아후-두둑천길폭포 쏟아지듯 저 어둠거센 파도 퍼붓듯 깨뜨려야 비로소 맞이할 수 있을 텐데 가렸던 마음 열어젖히고가로막은 빗장 부수고정히 뵈올 님빛을 따라 일제히 내돋는 풀잎처럼산들산들 끝없이 노래하고픈우리의 통일, 지금 여기 있나요? 2_ 우리도 그들처럼 “.. 2020. 7. 7.
[시] 오셔요 오셔요 권말선 4.27 의 그 날과5.26 짧은 만남 이후 한껏 친근해진애정 어린 환한 그 미소로오셔요, 다시 잠깐 말고 더 많은 날과 시간을 이후 더욱 사그라든귀축의 분계선 한 번 더 지르밟고서울에도 한라에도 그 어디에라도 오시면오신다면 길목마다 곳곳마다 색색의 꽃들은아침저녁으로 향기 뿜으리이다새들은 나뭇가지 옮겨 다니며 청아한 소리로 노래 부르리이다맑은 눈망울의 아이들 몰려와꽃과 새와 더불어 뛰고 웃으리이다 오시면 다시 오시면 평양 정상회담에서 보여 준북녘 인민들의 환호에 화답하듯기꺼이 달려가 맞으리이다하나의 땅 하나의 핏줄인 우리푸른 반도 펄럭이는 깃발로펄펄 뛰는 심장으로통일마중 기꺼이 달려가리다 오시면곧 오시면 심술궂은 먹구름 따위 밀려오지 못하도록고약스런 빗줄기 따위 얼씬하지 못하도록밤낮없이 맑.. 2018. 10. 8.
[시] 기다렸어요, 통일! 기다렸어요, 통일! 권말선 아, 어쩌면 좋아요 산마다 진달래꽃분홍 어제보다 곱구요 골목마다 수수꽃다리 어제보다 향기로와요 산등을 타고넘는 바람 오늘 더 한들거려요 아, 어쩌면 좋아요 등에는 진달래꽃무리 잔뜩 업었구요 팔에는 수수꽃다리향 주렁주렁 매달았네요 금새라도 날아오를듯 발돋움하는 저 바람 좀 보아요 나도 꽃향기라면 바람에게 매달릴 텐데 나도 바람이라면 지금이라도 날아갈 텐데 설레는 마음만 두근두근 발을 굴러요 아, 어쩌면 좋아요 즐거운 소식 들려오던 그 날부터 꽃신 기다리는 아이처럼 날마다 꿈꿨는데 이제 곧 저-기에서 여기로 오신다구요 아, 어쩌면 좋아요 반만년 염원으로 비단을 깔겠어요 팔천만 심장의 고동으로 북을 치겠어요 반도의 산천초목으로 노래하겠어요 꽃보다 향기론 이 사랑을 드리겠어요 어찌 이.. 2018. 4. 26.
[시] 길 길 권말선 이념의 가시덤불 엉킨 골짜기 헤치고 겹겹이 가로막은 외세의 벽 무너치고닫혔던 길 열며 그리운 님 오시네환한 햇빛 쏟아지네 어린이들은 생기가득 웃으며 뛰들고젊은이들은 노래하며 발맞춰 걸어가네어른들은 길 앞에 서서 눈물을 닦는환희에 찬 길, 민족의 길 우리 민족끼리 오가는 사랑의 길우리 함께 손잡고 걸어가게 될새세상 향하는 자주통일의 길보아라, 새희망 솟구친다 함께 걷는 큰 길 위로하늘이여 활짝 열리고태양이여 오래도록 눈부시라태양이여 영원토록 비추시라 2018. 2. 18.
[시] 통일이예요 통일이예요 권말선 따사론 바람으로포근한 햇살로검은 구름 몰아내고환한 새세상 열어내는아가야, 통일이란 이런거구나너와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레임자그만 몸짓에도 방긋 웃음에도마냥 신기하고 행복했지밝고 맑고 투명한 환희였지곱게 자라나는 보배같은아가, 널 닮은 통일이구나! 어머니, 굽어진 허리 펴고덩실 더덩실 춤을 추자요관절에 남은 고통들은 우두둑 털어버리고만세, 만세를 부르자요눈물이 나면 어때요기쁨의 눈물인데웃음이 나면 더 웃자요세상 모두 따라 웃도록어머니, 넓으신 품에 안아주셔요어머닐 닮은 통일, 통일이예요! 2018. 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