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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26일 남북당국회담 실무접촉의 정세적 의미

by 전선에서 2015. 11. 23.

26일 남북당국회담 실무접촉의 정세적 의미

<분석과전망>북미는 평화협정 남북은 8.25합의



자주통일연구소  한 성 







북한은 왜, 전격적으로 남북대화를 제안한 것일까?

북한이 20일 남북 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을 26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진행하자고 제안해왔을 때 많은 전문가들은 그렇게 입을 모았다.

 

8.25합의를 통해서 남북관계 개선을

 

그동안 우리 정부는 지난 921일과 24, 1030일 무려 세 차례에 걸쳐 당국회담 예비접촉을 제안했었다. 하지만 북측은 내내 부정적이었다. 북한의 이번 남북대화 제안이 전격적으로 보이는 이유다.

 

정세 추이를 보면 북한은 두 가지 목표를 설정한 것처럼 보인다.

 

하나는 남북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을 통해 남북 당국자회담을 성사시킬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에 기초하여 남북관계 개선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남측이 1차 제안을 했을 때 북측은 이틀 뒤인 923"남북 고위당국자 합의가 성실히 이행되기를 바란다"고 언급을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북한은 특히 통일부의 자세와 태도를 문제 삼았다. 통일부가 대북전단 살포, 북한인권법제정 논의, 북한 도발설 확산 등 남북대결 선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한 것이다. 남측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표명한 것이었다.

 

북측의 그 입장은 남측의 2차 제안과 3차 제안이 나왔을 때도 변하지 않았다.

지난 18일 조평통 대변인이 언론에 나와 “8월합의 이전이나 이후나 남조선당국의 태도에서 달라진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남조선당국은 북남관계개선을 바라는 온 겨레의 의사와 념원에 역행하여 대화상대방을 부정하고 동족을 해치기 위한 외세와의 북침전쟁불장난을 매일같이 벌리고 있으며 시대착오적인 반공화국 핵 및 인권소동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하면서다.

 

남조선당국이 진실로 관계개선을 바란다면 대화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부터 해야 할 것

조평통 대변인은 그렇게 쐐기를 박았다. 남측에 대해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북한이 강조하는 남측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와 관련해 우리정부가 특별히 보여준 것은 지금껏 없다. 실무접촉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로 없다.

 

실무접촉을 위한 좋은 분위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실무접촉을 제안한 것은 실무접촉을 위한 대화분위기가 조성되기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실무접촉을 통해 대화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할 수가 있다.


이는 8.25합의가 보여주는 위력이다. 현 시기 남북관계 문제에서 8.25합의보다 중요한 정세시점은 없다. 8.25합의는 8월 남북 간에 조성되었던 일촉즉발의 군사충돌 정세를 되돌려 세웠다는 것에 그 의미가 국한되지 않는다. 보다 중요한 의미는 8.25합의가 남북관계 개선의 경로를 대강적으로나마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북한의 이번 실무접촉 제안은 남북당국자 회담에서 요구되는 분위기 조성을 위한 회담을 하자는 것이며 동시에 이에 기초하여 8.25합의 사안인 남북당국회담을 성사시키자는 것으로 추론할 수가 있다.

 

북미평화협정 체결을 통해서 북미관계 개선을

 

다음으로 이번에 북한이 전격적으로 남북대화를 제안하게 된 것은 남북관계 개선 문제를 현재 북미대결전의 정세추이와 밀접하게 결부시킨 것에 따르는 조치로 보인다.

 

남북당국회담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것이다. 남북당국회담이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되는 성과를 내오게 된다는 것은 6.15공동선언의 근간인 우리민족끼리의 행보가 남과 북 사이에 시작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남북관계 개선의 역사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미국이 마뜩지 않은 자세와 태도를 보여준다는 것을 수도 없이 기록해놓고 있다.

 

미국은 대북인권공세를 통해 북한을 정치적으로 고립시키는 것에 국제외교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우주산업에 대한 평화적 이용이라는 이름으로 벌이고 있는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장거리로켓 발사로 규정하여 어떻게 해서든지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핵폐기를 내세워 북한에 대한 고립압박전술 구사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언급할 필요도 없다.

 

특히 미국은 아시아귀환정책의 성과를 한미일3각군사동맹 구축에서 내오려고 하고 있다. 한미일3각군사동맹 구축은 속성상 언제라도 한반도의 갈등과 긴장을 필요로 한다.

 

이처럼 미국이 핵과 미사일 그리고 인권을 문제로 삼아 대북공세를 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해 한미일3각군사동맹을 구축하려는 조건에서 남북관계 개선은 미국에게 좋을 것이 없다. 미국에 남북관계 개선은 악재인 것이다.


이는 분단체제를 유지해야하는 미국의 근본입장과 우리민족끼리 행보가 서로 충돌할 수 밖에 없는 속성에서 나오는 현상이다. 우리민족끼리의 행보는 한반도에 긴장이 아니라 안정과 평화를 담보해주는 정치기제다.

 

이를 미국이나 우리정부는 모르지 않는다. 북한 역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남북관계에서 8.25합의가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의의만큼이나 북미대결전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 정세지점이 하나 있다. 북한이 미국에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지난 10월 초 북한 리수용 외상이 유엔총회연설을 통해 제기를 한 것이었다. 그 이후 북한은 평화협정체결문제를 연속적으로 다루는 등 크게 부각시켜 놓고 있다. 물론 미국은 일찌감치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북한이 미국에 평화협정 체결 요구를 했다는 것은 원론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면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의 고도화 정도가 상당한 것으로 평가받는 조건에서 나왔다는 점은 분명 주목되어야한다.

아울러 특히 8.25합의를 통해 남북관계개선의 여지가 만들어진 상황에서 북미평화협정 체결 문제가 나오고 있다는 것은 더욱 집중할 만하다.

 

남북관계 개선문제와 북미관계 개선문제는 본질적으로 맞물려 있다.

북 미 간 평화협정이 북미대결전을 종식시키게 된다는 것은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 전문가들에게 상식이다. 이와 관련되는 또 하나의 상식은 북미대결전의 역사와 본질과 형태에서 궤를 같이 하고 있는 남북 대립 역시 남북관계 개선에 의해 해소되어 조국통일로 이르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북미대결전 종식과 조국통일이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로서 본질 상 하나의 문제로 집약되어 있는 한반도의 근본문제라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규정적인 것은 북미대결전이다.

 

결국, 북한은 북미관계 개선의 노정표인 북미평화협정문제를 내놓은 조건에서 남북관계에서 8.25합의 사안인 남북당국회담을 위해 실무접촉을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정세는 물론 낙관적이지는 않다. 26일 열리게 되는 남북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이 어떤 성과를 내서 남북당국회담으로 나아가게 될지 그리고 북한이 미국에 요구한 평화협정체결에 대해 미국은 언제 부응해나서게 될지 그 어느 것 하나도 낙관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있다

8.25합의가 나오고 10월 초에 북미평화협정문제가 제기된 데 이어 남북당국회담이 성사를 향해 나아가는 이러한 정세흐름이 북미대결전 종식과 그리고 남북관계 개선이 어떠한 경로와 과정을 거쳐 북미정상화와 조국통일에로 이르게 되는 지를 대단히 명료하게 보여주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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