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주통일연구소
  • 자주통일연구소
분석과 전망

평화협정을 둘러싼 북미대결전

by 전선에서 2015. 11. 13.

평화협정을 둘러싼 북미대결전

<분석과전망>북미대결전의 전환적 국면은 열릴 것인가?

 

자주통일연구소 한성


 

 




1-평화협정 체결문제를 공세적으로 제기하는 북한

 

북미대결전이 갑작스럽게, 평화협정을 둘러싼 대결전 양상 조짐을 내보이고 있다.

 

물론 세세하게 들어가 보면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북한의 주동에 의해 촉발된 것이었다.

 

북한 리수용 외무상은 지난 달 1일 유엔총회에서 조선반도에서 국제평화와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정전협정을 대신할 평화협정 체결이 필요하다고 연설했다.

리 외상은 연설에서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국이 가지고 있고 정전협정을 관리하는 것도 미국이라는 점을 들어 평화협정 체결 문제는 북미 간의 사안이라는 것도 밝혔다.

 

그 뒤 북한은 평화협정체결을 강조하는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다. 최근에는 가히 눈이 부실 정도다.

 

"하루라도 빨리 평화협정 체결용단을 내리는 것이 미국에 이로울 것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12일 관영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한 말이다.

 

10일에는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정세론해설을 통해 "평화협정 체결 제안은 조미사이에 신뢰를 쌓아 긴장격화의 악순환고리를 끊고 공고한 평화를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정전상태를 끝장내고 신뢰를 쌓아 조미사이의 제반 문제해결을 전진시켜나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미국을 압박해 들어갔다.

 

11일에는 침묵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크게 질타를 했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할 데 대한 제안을 내놓은 때로부터 적지 않은 시일이 흘렀다"면서 "그러나 미국은 아직까지 부당한 주장을 앞세우면서 대답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을 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의 논평을 통해서였다.

 

논평은 이어 "지정학적으로 대국들의 이해관계가 가장 복잡하게 얽혀져있는 동북아시아 지역에 위치한 조선반도에서 첨예한 정세가 지속되면 임의의 시각에 전쟁이 터질 수 있으며 그것은 곧 세계적인 핵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반복적으로 해왔던 말이기는 하다. 그렇다고 그것이 그 말을 간과해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특히 전쟁 주체를 또렷이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은 아무래도 새삼스럽게 돋보인다

 

2-수세적으로나마 평화협정문제를 들고 나오는 미국

 

북한에 평화협정을 제안하고, 비핵화 협상을 병행해야 한다

북미전쟁에 대한 문제의식을 그 안에 깊숙이 깔아놓고 있기라도 한 것이었을까? 이 말은 한 사람은 조엘 위트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원이다. 12일 아산정책연구원과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산하 한미연구소가 서울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북핵의 미래' 세미나에서다.

 

미국의 심장부에서 북한의 평화협정체결 요구에 호응해 나서야한다는 입장이 나왔다는 것은 사실, 매우 놀라운 일이다위트 연구원은 빌 클린턴 정부 시절 미국 국무부 북한담당관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최고의 관록을 자랑하는 대북전문가인 것이다.

 

위트 연구원은 평화협정 제안의 현실적 근거가 될 만한 것들을 일일이 다 적시를 했다.

 

우선, 북한은 붕괴하지 않는다는 것을 들었다.

북한이 붕괴될 거라는 생각은 "비현실적인 마법과 같은 생각(Unrealistic magical thinking)"이라고 말했다. 위트연구원은 아울러 "북한이 붕괴되는 것은 악몽 같은 일"이라며 "북한이 붕괴될 경우 북한의 핵을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또한 어리석다"고 꼬집었다.

 

사실, 특별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특별하게 들린다. 미국의 일부 그리고 특히 한국 반북진영에 적잖게 퍼져있는 북한붕괴론을 정면에서 부정하고 있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최근, 북한이 망한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하고 다녔다. 한 번은 5년 만에 또 한 번은 3년 만에 망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가 든 근거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웃었다. 공산주의의 종주국이었던 소련이 73년 만에 망했는데 북한은 68년 혹은 70년이 됐다면서 북한은 소련 공산주의를 도입한 나라이기 때문에 종주국보다 더 오래 지탱이 될 수 없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위트 연구원의 그 주장에 대해 김 대표가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궁금해 하지 않았다. 머쓱해 했거나 뜨끔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말았다.

 

위트 연구원은 다음으로 북한의 핵 문제와 관련해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가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을 들었다.

 

위트 연구원은 아울러 "경제제재는 핵개발에 대한 북한의 생각을 바꿀 정도로는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그 근거로 들었다.

 

위트연구원은 이처럼 북한은 붕괴하지 않는다는 것 미국의 대북핵정책인 전략적 인내정책은 실패했다는 것 그리고 미국이 친미국가들을 동원하여 구사하고 있는 대북경제제재가 북한의 핵개발을 막아내지 못한다는 것 등을 근거로 들어 평화협정 체결을 제기한 것이다.

 

정전체제를 대체하는 평화체제로 가려면 그 전에 비핵화의 핵심 이슈에서 중요한 진전이 있어야 한다."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0일 워싱턴 DC 소재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2015 코리아 글로벌 포럼' 오찬연설에서 한 얘기다.

 

위트연구원이 제출했던 견해와 비슷하다. 물론 세세하게 들어가면 다르기는 하다. 평협과 비핵화를 위트연구원은 동시에 진행되어야하는 것으로 김 대표는 평협의 전제조건으로 비핵화를 걸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의 발언을 두고 북한의 평화협정 체결요구에 대한 거부로 분석한 언론들이 있는 이유다.

 

그렇지만 사실 놀라운 진전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집행자의 입에서 평화협정에 대한 긍정적 뉘앙스를 확인했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닌 것이다. 김 대표는 더구나 "우리가 평화체제(peace regime)나 평화조약(peace treaty)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3-북한의 평화협정 요구와 미국의 비핵화 요구는 같은 위상에 설 수 있을 것인가?

 

평화협정과 비핵화가 같은 위상에서 다루어진다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적잖은 곡절이 있을 것은 필연이다. 하지만 북미대화가 이루어지게 된다면 북한이 요구하는 평화협정과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가 의제 차원에서는 동시에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평화협정과 비핵화문제가 한 트랙에서 다루어지던 혹은 각기 트랙을 달리하는 투트랙에서 다루어지던 이것이 북미대결전에서 현실적 의제가 될 날은 그리 머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실은 북한의 평화협정 요구에 미국이 연동시키고 있는 비핵화문제가 사실 위태롭기 짝이 없는 것임을 수도 없이 보여주고 있다.

 

미국이 평화협정을 선택할 때까지 전쟁억제력을 더욱 강화할 것

북한이 <조선중앙통신> 11일 논평을 통해 강조한 내용이다. 논평이 말하는 전쟁억제력 강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전문가는 없다.

 

그 답을 가장 선명하게 준 대표적인 대북전문가가 위트 연구원이다. 위트 연구원이 이미 지난 2월 자신이 운영하는 북한 문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를 통해 "북한은 10개에서 16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5년 동안 최대 100개까지 핵무기 보유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한 것이다.

 

그때 미국의 심장부는 경악했다. 내용 때문이었지만 그 주장이 위트 연구원의 개인 주장이 아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위트연구원이 주관하는 한미연구소에 미 국방대 대량살상무기연구센터가 동참해 벌인 연구결과였다. 한 두 달 걸린 연구작업도 아니었다. 무려 북핵에 대해 1년 동안 연구한 결과였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신뢰했다. 그럴 것이 이 연구에는 북한의 영변 핵시설을 방문한 적 있는 북핵 전문가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참여를 했다.

 

그러나 한미연구소와 대량살상무기연구센터의 100기 주장은 북한에 의해 곧바로 공격당하고 만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12일 관영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에서 한 말에서 확인된다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이 계속되는 한 공화국의 핵 억제력은 미국의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강화발전될 것이다.”라고 한 것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라는 말이 수사이기는 하겠지만 돋보인다.


 

위트 연구원이 평협과 동시에 해야할 것으로 김 대표는 평협의 전제로 삼고 있는 미국의 북한 비핵화는 이렇듯 시간이 지날수록 위태로워져만 가고 있는 것이다.


핵무기를 한 두 기도 아닌 100기씩이나 보유한 나라가 비핵화를 한다는 것이 현실상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상식이 답해줄 문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