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에게 관심받지 못한 김무성
<분석과전망>대권행보에 빨간 불?-납작 엎드리고 중국도 때렸건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큰 절’도 ‘중국 때리기’도 존 케리 미 국무부장관에게는 성에 차지 않았던 것이었을까?
미국을 방문한 김 대표가 존 케리 미 국무부장관을 못 만나고 말았다.
김 대표가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7박10일 동안 미국을 방문하게 된다는 뉴스가 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은 김 대표의 대권행보라면서 주목했다.
방미단의 규모가 컸다.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김학용 대표비서실장, 김영우 수석대변인, 제1사무부총장을 지낸 강석호 의원, 심윤조 재외국민위원장 등 현직 의원 10명이 동행한 것이다. 취재진은 무려 36명에 달했다. 매머드급인 것이다.
언론에 밝힌 방미일정도 일견 화려했다.
워싱턴D.C.에서 스테니 호이어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에드 로이스 하원 외무위원장을 접견한다고 했다. 한국전참전용사회와 간담회를 갖고 한국전 참전비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도 한다고 했다. 뉴욕에서는 컬럼비아대 특강, 911 기념관 방문, 동포 간담회 등을 갖는다고 했다.
잠재적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회동을 조율 중이라는 말도 돌았다.
한국에 기존 정치거물들이 걸었던 그 길을 따라 김 대표는 방미 길에 올랐던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등 대권주자들이 밟았던 행보였다. 그들은 방미를 통해 자신들의 정치적 줏가를 끌어올렸다. 미국의 정관계에 눈도장을 찍는 것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예컨대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였던 2005년 당시 미국을 방문했을 때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을 만난 것은 큰 뉴스거리로 취급되었다. 박대통령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을 앞둔 2007년 2월 미국 방문 때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만났다.
김 대표가 방미 중에 가장 정성을 들였던 것은 ‘안보’였다. 구체적으로는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안보행보’였다.
김 대표는 방미 첫날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을 만나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김 대표의 한미동맹 강조는 익히 준비된 것이었다. 지난 13일 새누리당 대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맹방이고 형제국가다. 미국과의 외교는 정치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했던 것이다.
돋보이는 것이 있었다. 이른바 ‘큰 절’이었다. 김 대표는 미국의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한미동맹’을 강조하면서 납작 엎드려 ‘큰 절’을 올렸다. 그 뿐이 아니었다. 워싱턴D.C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해서 한국전에 참전했던 월턴 워커 장군의 묘지를 찾아가서도 김 대표는 큰 절을 했다.
김 대표의 정치행보와 관련 두고 두고 회자될 장면으로 될 것이다.
납작 엎드린 김 대표의 모습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불편해했다. 김 대표가 한국식 감사와 존경의 표현이라는 설명을 곁들였지만 그것으로 없어질 불편함이 아니었다.
무릎을 꿇고 납작 엎드려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것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청나라 등 중국을 찾아간 사신이 대국의 위력 앞에 조아리는, 사극에서 자주 보아왔던 장면을 떠올렸다. 치졸한 정치 코스프레라는 지적이 많았다.
김 대표에게는 물론, 상관없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한미동맹’ 강조가 케리 국무장관에게 제대로 전달되면 되는 것으로 여겼을 터였다.
김 대표는 다른 한편, ‘큰 절’만으로는 불안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었을까. 김 대표는 또 다른 카드 하나를 선보였다. 이른바 ‘중국 때리기’가 그것이었다. 중국보다 미국이 더 중요하며 좋다는 식의 말을 공식적으로 해서는 케리 장관의 관심을 끌려는 것으로 보였다.
김 대표의 ‘중국 때리기’도 익히 준비된 것이었다. 새누리당 대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국제정세에서 (우리가)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다. 너무 중국에 가까워가는 것이 아닌가 하고 미국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며 “그래서 우리 최고의 우국 맹방은 미국이다”라고 했던 것이다.
‘큰 절’도 ‘중국 때리기’도 했지만 그러나 그것들은 케리 장관에게는 결과적으로는 ‘환심’을 사지 못한 것들이었다.
케리 장관은 바쁘다고 손사래를 쳤다. 이유는 단순했다. 이란 핵협상 때문에 시간이 나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We go together”
김 대표가 지난 2일 미 독립기념일을 맞아 서울 용산 한미연합사를 찾아가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을 등에 업어주면서 한 말이다.
결국 김 대표는 미국까지 찾아가 케리 장관에게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그렇게 ‘함께 가자’고 외쳤지만 케리 장관이 보내준 화답은 아래와 같은 것이었다.
“나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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