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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반북공세에 대해서는 단 한치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by 전선에서 2015. 5. 20.

반북공세에 대해서는 단 한치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분석과전망>북한이 반기문 총장 방북을 철회한 까닭

 




북한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방북을 허용했다가 철회한 것을 둘러싸고 분석이 분분하게 나온다.

 

6년 전처럼 처음부터 불허했다면 그냥 넘어갈 문제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유엔을 불신한다. 유엔을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의 국제적 체계로 보는 것이다.

 

이번에 반 총장의 방북의사를 받아들였던 것은 북한이 이를 정치적으로 문제 삼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 것으로 된다. 북한에서는 이런 것을 두고 흔히 아량을 베푼다는 식으로 표현하곤한다.

 

반 총장에 의하면 북한은 방북허용을 하루 전에 전격적으로 철회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방북철회의 이유를 추정해보는 것은 그래서 전문가들의 몫이다.


북한이 외교적 결례라는 정치적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철회를 했던 이유로 방북발표 이후 반 총장의 언행을 문제 삼았을 것이 가장 유력해보인다.

 

"정치적 이슈와 인도적 이슈는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특히 어린 아이들의 상황이 아주 좋지 못하다. 제가 한국정부에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을 당부했다. 오늘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인도주의적인 상황을 그 어떤 정치나 안보상황과 분리하겠다고 말했다. 유엔은 준비돼 있다. 그리고 세계식량기구 총재, 세계보건기구 총재, 기타 유엔기관 리더분들이 인도주의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다

반 총장이 19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세계교육포럼 기자회견에 참석해 개성공단 방문을 밝힌 뒤 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미국 등 북한과 대립하는 나라에게서 쉽게 그리고 자주 들어왔던 내용들이다. 어찌 보면 현재의 유엔다운 자연스러운 말들이다.

그렇지만 세세하게 보지 않아도 유엔의 방북이라는 중대한 정치적 행사를 앞에 두고 하는 말로는 정치적으로 적절하지 않을 이유가 너무 많다. 

 

정치적 이슈와 인도적 이슈는 분리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부터가 그렇다.

나라들끼리의 관계에서 정치적 사안과 인도적 사안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논리는 명백히 정치적 수사다. 미국이 대북압박을 가할 때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논리가 바로 이것이다.

 

어린아이들의 상황이 아주 좋지 못하다고 한 것 역시 문제 소지가 충분하다. 어린아이의 발육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 또한 반북공세의 단골내용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반 총장이 "우리는 지원의 손을 어느 때라도 (북측에) 전달할 수 있다. 신뢰구축과 관련한 중재 활동을 충분히 진행해 나갈 수 있고, 법치주의와 인권을 위해 노력할 수도 있고, 의미 있는 개혁을 이끌어 나가도록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북측 당국에도 말했지만 미사일 발사나 개발, 핵 개발이 전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위배되는 것이다. 국제사회와의 교류를 긴밀히 하고, 개방하고, 북한 측의 여러 생활 여건이나 경제 발전에 매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피력한 것 역시 북한에서는 더욱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내용들이다.


 핵 미사일개발이 유엔안보리 결의에 위배된다는 것을 위시로 해서 법치주의’, ‘인권’, 그리고 개혁개방등이 그것들이다.

 

최근 미국은 한국 국정원이 북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고사포총살설을 내놓은 것을 소재로 반북공세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중이다. 잔인하다고 했으며 법체계를 무시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반 총장의 법치주의언급이 정치적으로 돋보이는 이유다인권도 마찬가지다. 

북한이 6.15공동선언을 체결할 당시 김대중 대통령 일행들에게 직접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던 개혁과 개방이라는 말이 들어 있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국제기구의 수장인 반 총장이 북한의 사정을 모를 리 없다. 더구나 반 총장은 한국인이다.

 

그런 점에서 유엔의 수장이 방북을 앞두고 정치적 이슈와 인도적 이슈는 분리되어야한다는 것 어린이의 영양상태가 안 좋다는 것 더 나아가 인권문제와 개혁개방을 언급한 것은 누가 보아도 반북적 정치발언이다.

 

20일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이 발표한 성명 <우리의 정정당당한 자위력강화조치에 함부로 도전하지 말아야 한다>에는 반 총장의 방북 허용 철회의 근본 이유라고 할 만한 것이 적시되어있다.

유엔안전보장리사회가 세계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게 된 자기의 사명과 헌장에 명기된 임무를 망각하고 미국의 독단과 전횡에 따라 움직이는 기구, 공정성과 형평성을 줴버리고 주권존중의 원칙, 내정불간섭의 원칙들을 스스로 포기한 기구로 전락되었다는 대목이 그것이다.

 

반 총장의 방북을 북한이 철회한 것은 북한의 외교적 결례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는 다른 한편으로는 유엔의 정치적 미숙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된다.

 

반 총장이 언급한 대로 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은 한반도 평화와 안보 그리고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것이어야 했다. 반 총장의 말에 방북의 그 정치적 취지를 훼손해버리는 요소들이 선명하게 채워져 있지 말았어야했다

그것이 서로 다른 것이 맞부딪히면서도 공통점을 찾아 성립되는 국제외교이며 또한 정치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옳고 그름에 상관없는 범주에서 북한의 또렷한 기질 하나를 확인하게 된다. 반북공세에 대해 북한은 한 치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것이다.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강도 높은 반북공세를 구사하고 있는 박근혜정부가 주목할 지점이기도 하다.


어쨋건 한반도 평화와 안보 그리고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이 북한의 방북허용 철회로 인해 무산된 것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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