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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북미정상회담에서 높이 빛난 ‘우리민족끼리’

by 전선에서 2018. 6. 14.

북미정상회담에서 높이 빛난 우리민족끼리

<분석과 전망>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서의 결정적 동력


 

 



북미공동성명의 핵심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세기적 사변인 6.12 북미공동성명은 새로운 북미관계를 수립하고 이를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더 나아가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을 활짝 열어놓았다.

북미공동성명에서 핵심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이다. 새로운 북미관계는 한반도 평화체제나 한반도 비핵화와 나란히 놓이는 같은 위상, 같은 범주의 문제가 아니다. 한반도 평화체제와 한반도 비핵화의 전제가 되어 그것들을 추동하며 또 포괄하는 것이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이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계기들은 말할 것도 없고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비핵화를 세계 비핵화라는 방향에 맞춰 실현시킬 수 있는 방도들까지도 안고 있는 것이다.

 

중대한 변화란 제국주의 국가 미국에서 보통국가 미국으로의 전환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은 70년 숙적 북미 간 국교 수립에 국한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공정은 미국이 한반도지배전략을 스스로 폐기시키는 과정과 정확히 일치한다. 미국의 한반도지배전략 폐기가 미 세계패권전략의 중추인 미 동북아패권전략 폐기를 불러오는 결정적 추동력이라는 것은 국제정치사회에서 상식이다. 이것들은 6.12 북미공동성명이 미국을 제국주의 사멸의 길로 안내해주는 세기적 사변임을 가장 높은 수준에서 확정해준다. 미국은 마침내 한반도를 손에서 놓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동북아패권까지 놓아 제국주의 사멸의 길로 점진적이고 평화적으로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공동성명에 서명하는 역사적 순간에 세계를 향해 한 말이다. 단순히 원론적이거나 당위적으로 한 이야기가 아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언급한 중대한 변화는 매우 구체적인 함의를 갖는다. 미국이 제국주의 미국에서 보통국가 미국으로 전환되는 것을 세상이 보게 될 중대한 변화라고 한 것이다. ‘중대한 변화는 미국을 제국주의 국가에서 보통국가로 전환시키는 평화이행전략을 의미하는 것이다. 북미정상회담이 얼마나 세기적인 것인가 하는 것을 김정은 위원장의 이 말처럼 가장 높은 수준에서 보여주는 것은 없다.

 

그렇지만 펼쳐지고 있는 현실과 정세는 냉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미공동성명 이행을 둘러싸고 미국 내 반트럼프 세력들로부터 적잖은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정확히 간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공동성명에 서명하고 난 뒤 가진 기자회견은 그런 점에서 트럼프 정부가 미국 내 반트럼프 세력들에 대해 작심하고 터친 선전포고라 해도 무방하다.

 

반트럼프세력의 반발에 직면할 트럼프 정부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세계를 향해 수많은 내용들을 쏟아냈다.

6000구 넘는 미군 유해가 돌아올 것이라고 했으며 그 과정에서 유해송환 문제는 의제에 없던 내용이었으나 회담 말미에 꺼내 동의를 얻었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이어 북이 주요 미사일 시험장을 파괴할 것이라고 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 및 향후 북미관계정상화 추진 전망과 관련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백악관 초청을 수락했으며 자신도 적절한 시기에 평양을 방문한다고 했다. 비핵화 비용은 한국과 일본이 많이 도와줄 것으로 생각한다는 말도 했다. 미국 내 반트럼프 세력들이 좋아할만한 내용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는 그러나 반트럼프세력들이 싫어하고 긴장할 만한 내용들이 더 많다.

공동성명에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라는 얘기가 없다면서 CVID가 빠진 것 아니냐는 공격적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양보한 것이 없다고 과감하게 잘랐다. 비핵화의 세부내용이 빠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미국과 국제기구가 검증을 하게 될 것 그리고 다음 주에 모임을 갖고 세부내용을 논의할 것이라는 말로 일축했다. 비핵화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많이 걸리는 문제라며 시작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면서 특히, 비핵화 과정이 20%만 진행하면 되돌릴 수 없게 되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이 극히 주목한 대목이다. 한반도 비핵화에서 이후 최고의 난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한미군사훈련 문제를 꺼내 비용이 너무 많이 들며 부적절하고 도발적인 것이라고 한 뒤 북과의 협상이 진행되는 중에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할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종전이 곧 될 것이라는 언급에 이어 대사 교환 등 외교 관계 수립에 대해서는 먼저 해야 할 일들이 있다며 조금 이르다고 했지만 곧 되기를 바란다며 조만간 상호 대사 파견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말을 했다. 북미 간 근본문제의 정점인 주한미군문제에 대해서는 당장에는 감축하지 않을 것이지만 언젠가는 32천명의 미군을 데리고 오고 싶다는 말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이처럼 반트럼프세력들이 좋아할 것들과 반발할 것들을 적당히 배분하고 적절히 버무려놓고 있다.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가 놀라워했다.

 

그렇지만 현실에서는 많은 정세분석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걱정하고 있다. 북미공동성명이 순탄하게 이행될 것으로 전망하는 정세분석가들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탄탄하지 못하다는 것에 주목하면서다. 미 국민들로부터 전적인 신뢰를 획득하고 있는 정권이 아니란 것에도 눈을 돌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일정에 찬성할 친트럼프 세력은 전반적으로 약하다. 미 하층민으로 대변되는 미 비주류세력으로 불특정화되어있을 뿐 정치세력화 되어있지가 않다. 이와 달리 반트럼프 세력은 백악관 권력을 장악하고 있지 못할 뿐 공고하다. 반트럼프 세력은 트럼프 소속 당인 공화당 내에도 있으며 야당인 민주당에는 더 많다. 아울러 보수진영에도 있으며 진보진영에도 적지가 않다. 이는 반트럼프냐 친트럼프냐 하는 프레임이 공화당이냐 민주당이냐 그리고 보수냐 진보냐 하는 이분법으로 구분할 수 없는 것임을 보여준다. 반트럼프 세력에서 중추는 미 군산복합체들이 기본이며 이들에 기반해 정치권력을 쥐고 있는 세력들이다. 아울러 이들과 종으로 횡으로 연계돼 있는 언론을 비롯해 사회 문화 등에 있는 미 주류세력들이다.

미 군산복합체와 이들에 기반해 정치권력을 쥐고 있는 주류세력들이 북미공동성명 이행에 장애를 놓을 핵심세력들이다. 편의상 군산복합권력으로 칭할 수 있다. 군산복합권력에는 마이크 팬스 부통령과 존 볼튼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이 대표 인사들로 꼽히지만 다 드러나 있지는 않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 군산복합권력의 준동을 어떻게 해서든지 막아내지 않고서는 북미공동성명의 완전하고 신속한 이행은 쉽지 않다.

 

북미공동성명 이행 과정에 곡절은 필연

 

북미공동성명 이행과정이 어렵고 복잡하며 수많은 곡절을 동반할 것은 필연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다는 말을 부쩍 강조하는 이유다. 근본적으로는 미국이 제국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제국주의는 저 스스로는 사멸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트럼프 세력으로부터 압박을 견뎌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이란과 시리아의 입장이 돋보이는 이유다. 모하마드 바게르 노바크트 이란 정부 대변인은 12"우리는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자신의 서명을 물릴 수 있는 인물과 마주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신을 강하게 드러냈다. 앞서 바흐람 거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주간 브리핑에서 "미국이 지금까지 보인 약속을 어기고 합의를 깬 행태를 고려할 때 북미회담과 관련한 미국의 접근과 의도에 매우 회의적이고 완전히 비관적이다"라며 "북한은 미국의 상습적인 약속 파기와 의무 불이행을 바짝 경계하고 상당히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조언까지도 했다. 시리아 관영 매체인 사나통신 역시 12일 북미정상회담이 양국 관계의 돌파구이자 전환점이라고 분석을 하면서도 미국이 약속을 지킬지 믿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의 결정적 동력은 '우리민족끼리'

 

남에 일처럼 먼 발치에서 지켜보고 있을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관계정상화를 적극 방해하고 나설 미국 내 반트럼프 세력들에 대해 북 그리고 남은 어떤 대책을 갖고 있을 것인가? 몇 몇 정세분석가들이 의미 있게 제기하고 있는 문제다. 이후 북미공동성명 이행의 정세 흐름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제기라 할 수 있다.

 

“20184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

북미공동성명 3항 첫줄에 나오는 문구다. 북미공동성명에 판문점 선언이 적시되었다는 것은 사실, 놀랄만하다. 예상했던 전문가들이 없었다. 북미공동성명 이행 전망과 관련해 매우 구체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서 우리민족끼리에 중요한 지위와 역할을 부여한 북의 전략적 조치다. 추정컨대, 남과 북은 북미공동선언에 판문점 선언이 들어갈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사전에 긴밀히 소통했을 것이다.

북미공동성명 이행 전망과 관련해 또 하나 주목할 대목이 있다. 12일 청와대가 발표한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 입장이라는 문건에 있는 북한과 동행이라는 문구가 그것이다. 문건은 ‘6.12 센토사 합의는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세계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규정을 한 뒤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우리는 새로운 길을 갈 것이라며 그 길에 북한과 동행할 것이라고 한 것이다. ‘북한과 동행우리민족끼리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식 표현이다.

 

북이 북미공동성명에 판문점선언을 적시하자 남이 여기에 맞춰 북미공동성명 발표 뒤 북한과 동행을 천명한 것은 남과 북이 북미공동성명 이후 정세를 우리민족끼리의 지혜와 힘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구체적으로는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관계정상화를 방해하고 나설 미국 내 반트럼프 세력들에 대한 대책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그런 점에서 북미정상회담은 다른 한편으로, 20006.15공동선언 첫 자리에 올라있는 우리민족끼리가 애초, 남과 북에 국한되는 개념이 아니라 미국문제까지도 아우르는 개념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셈이다.

결국, 세상이 보게 될 중대한 변화인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은 미국을 제국주의 국가에서 보통국가로 전환시키는 세기적 변화이며 그것을 주동할 데는 우리겨레다. 한반도의 평화와 겨레의 통일 그리고 세계의 평화를 바라는 우리겨레가 그 실천의 길에서 어느 때 어느 자리에서도 우리민족끼리를 가슴 속에 담아 힘껏 외쳐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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