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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문정인에겐 평화만 있고 통일은 없다

by 전선에서 2018. 7. 1.

문정인에겐 평화만 있고 통일은 없다

<분석과전망> 판문점선언을 다시 읽고 혁신해야할, ‘꼰대문정인


 



평화는 햄버거가 담보해줄 것이고 주한미군 주둔에 북은 별 관심이 없을 것?

 

"종잇조각에 불과한 조약과 협정보다는 평양을 비롯해 북한의 주요 도시에 맥도널드 햄버거 점포가 개설되고 스타벅스가 들어가고 미국과 일본, 유럽 관광객 수만 명이 북한을 여행하는 상태가 훨씬 더 전쟁을 예방하고 평화를 담보해 줄 것이다"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가 한 이야기다. 문 특보가 민주당 홍익표 의원, 김치관 통일뉴스 편집국장과 펴낸 대담집 '평화의 규칙'에 나온다. 틀린 말은 아니다. 평양의 맥도널드 햄버거와 북을 적대시했던 나라의 북 여행객만큼이나 평화를 실감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문 특보의 틀리지 않는 말은 더 있다. 주한미군에 대해 북미관계가 호전되는 상황에 주한미군 주둔 자체가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고 했으며 북한은 주둔 여부보다 성격, 기능 등을 많이 볼 것"이라고 했다. 주한미군의 성격과 기능 변화는 주한미군에 들어있는 대북적대성거세를 의미한다. 유의미하다. 대북적대성 폐기는 북이 수도 없이 주장해왔던 것이며 북미관계정상화에서 결정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문 특보의 틀리지 않은 말들에는 그러나 치명적 문제가 곁들여져있다.

 

평화협정은 주한미군 철수의 조건이고 주한미군 철수는 통일의 조건

 

문 특보가 맥도널드 햄버거와 스타벅스 커피와 비교하며 종잇조각에 불과하다고 말한 조약과 협정은 평화협정을 뜻한다. 평화협정은 한반도 평화를 보장해주고 북미관계정상화를 예약해주는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평화협정의 의미는 그것이 다가 아니다. 평화협정이 중요한 것은 통일의 중요한 조건이라는 점이다. 평화협정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필요조건이면서 동시에 구체적으로 통일의 조건인 주한미군 철수의 결정적 원인인 것이다. 평양의 맥도널드 햄버거와 스타벅스 커피는 한반도 평화와 북미관계정상화를 상징하는 것은 맞지만 통일과는 사실, 관련이 없다. 평양의 맥도널드 햄버거와 스타벅스 커피가 통일의 길을 열어주는 것은 아닌 것이다.

 

문 특보에게서 확인되는 결정적으로 치명적인 문제는 주한미군과 관련된 주장들이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대한반도지배전략으로서의 본질을 갖는다. 북에게는 대북적대전략을, 남에게는 간섭개입전략을 수행하는 결정적 정치안보기제인 것이다. 주한미군은 아울러 동북아패권전략의 일부로서 중러의 남하를 견제하는 정치안보기제이기도 하다. 애초 ‘38선 이남의 점령군이고 북의 남침을 막는 주한미군이자 중국과 러시아의 남하를 저지하는 주한미군인 것이다. 미국의 전문가들도 강조하는 내용이다.

문 특보가 북미관계가 호전되면 주한미군 주둔 자체가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거나 북이 주둔 여부보다 성격, 기능 등을 많이 볼 것이라고 한 것은 주한미군의 본질적 성격을 덮어버리는 문제점을 갖는다. 구체적으로는 주한미군문제를 대북관계로만 국한시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북에 대해, ‘38선 이남의 점령군으로서의 주한미군 기능과 중국과 러시아의 남하를 저지하는 주한미군의 기능은 아예 나몰라하고 오직 주한미군의 대북적대성 거세에 대해서만 집중하는 속 좁은 나라로 묘사하고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문 특보에게 북은 남과 달리 통일전략도 동북아전략도 세계전략도 없이 그저 궁상맞게 살아가는 나라인지도 모른다.

주한미군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에 이어 종전선언 그리고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둔 근거를 송두리째 잃게 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법적인 측면 군사적인 측면 현실적인 측면 등 모든 면에서 다 그렇다. 주한미군은 더구나 8천만 민족의 소원인 통일과는 법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함께 할 수 없는 존재다.

그렇지만 미국은 주한미군을 어떻게 해서든지 계속 주둔시킬 것을 도모하고 있다. 미국이 주한미군문제를 정치적으로 접근해 주한미군 존재 방식을 찾을 때 가장 만만한 것이 동북아평화유지군이다. 오래전부터 회자돼 왔었다. 주한미군에 동북아평화유지군이라는 모자를 씌워 계속 주둔시킬 정치적 근거를 가장 높은 수준에서 제공해주는 것이 동북아집단안보체제다. 미국이 주한미군사령부와 주요전력 다를 평택으로 이전하는 가운데 주한미군 주둔비인상문제에 집중하는 것과도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문 특보의 주장에서 주한미군을 통일 이후에도 주둔시켜야한다고 한 것 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없다. 지난 619일 한 토론 모임에서 북미조약에 통일 후 주한미군을 유지할 수 있다는 조항을 집어넣으면 된다고 한 것이다. 문 특보는 책에서는 6자회담을 동북아의 포괄적인 안보협력 체제로 만들어야한다고 했다. 주한미군문제와 동북아집단안보체제 수립문제를 잘 버무리고 있다.

 

문정인은 주한미군을 통일 이후에도 주둔시키려는 미국의 첨병?

 

이처럼 문 특보는 평화를 말하면서 통일은 말하지 않고 있다. 평화와 통일의 관계문제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은 덤이다. 평화협정을 통일과 결부시키지 않는 사고는 사실 민족적 차원에서는 불순하다. 통일을 주한미군 주둔과 결부시켜 말하는 것은 더 불순하다. 사실, 동북아대전환기에 동북아 역관계가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는 것을 보지 못하고 잔머리 굴려 내놓는 저열한 꼼수처럼 보인다. 그것이 아니라면 특별한 정치적 고려를 작동시킨 특별한 태세일 수도 있다. 예컨대, 문 특보가 미국의 고위관료로부터 미 유력한 싱크탱크에서 동북아집단안보체제 수립과 주한미군의 동북아평화유지군으로의 지위 역할 변경에 대한 연구사업이 완성되고 있다는 고급정보를 의도적으로 제공받았을 지도 모를 일이다.

미국의 이해관계에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일치시켜 한반도 평화에는 관심이 많되 우리민족의 통일에 대해서는 개념도 철학도 빈곤한 관료나 학자들이 갖고 있는 전반적 특성을 문 특보는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20006.15남북공동선언의 주역이었다는 점을 강조한다면 사고와 태세를 그 때에 가둬두고 있는 모양새이기도 하다. 6.15시대 초창기 때 잘나갔던 꼰대혹은 아재라는 말이 어울린다. 시대변화를 좆지 못하고 갈수록 구태를 내보이며 고루한 사고를 퍼뜨리고 있는 것이다.

결과론적으로는 교묘한 비통일이다. 통일이 아니라 평화인 것이다. 개혁정치세력 일각에서 지난 6.15시대 때부터 적극 띄워왔던 화두다. 지금에 와서, 함께 살지 않아도 평화롭게만 살면 된다는 양국체제론으로 불리워지고 있다.

이것들에 따르면 주한미군을 어떻게 해서든지 계속 주둔시키려는 미국의 의도를 가장 앞장에 서서 관철시키는 첨병 역할을 문 특보는 톡톡히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문 특보는 달라져야한다. 6.15시대의 주역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달라져야하는지는 판문점선언에 나와 있다. 문 특보가 판문점 선언에서 가장 주의 깊게 읽어야할 것은 다시 말해, 얄팍한 정치적 이익과 계산을 버리고 심장으로 읽어야할 것을 두 대목이다. 1항의 자주통일그리고 1-항의 민족자주의 원칙이다. 판문점선언이 민족자주의 원칙자주통일에게 명실상부하게 자리를 내주고 있는 것을 통해 선명하게 밝혀주고 있듯 지금은 6.15시대가 아니라 새로운 높은 단계의 6.15통일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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