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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누가, 미국의 운전대를 잡고 있는가?

by 전선에서 2018. 6. 7.

누가, 미국의 운전대를 잡고 있는가?

<분석과 전망> ‘사상 더하기 핵에 대한 정치적이고 거시적인 고찰

 

 




들어가며 


미국은 한반도를 손에서 놓을 수 있을 것인가?

6.12 북미정상회담을 세기적 의의에 맞게 정확히 보는 데에서 제기되는 중요한 문제 중 하나다. 물론, 북이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실현하려는 전략적 목적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 핵심이다.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북의 전략을 제대로 알아야만 북미정상회담을 둘러싸고 나오는 전반 세기적 담론들을 더 정확하고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 접근이 불편한 문제다. 북의 의도를 모른다거나 북의 실정에 접근할 수 없어서가 아니다. 국가보안법 때문이다. 국가보안법을 거칠 수 밖에 없는 즉, ‘자기검열을 거칠 수 밖에 없는 주장들은 적잖게 왜곡돼 나오기 일쑤다. 적합성을 제대로 담기도 어렵다. 분단체제를 머리에 이고 살아야하는 사람들이 숙명처럼 당해야 하는 고통 중 하나다.

 

1. 미국은 한반도에서 손을 놓을 것인가


미국의 한반도지배전략은 70년 넘게 지속된 것으로 대북적대정책과 대남종속체계로 구성돼있다. 미국의 한반도지배전략은 그러나 남북 분단 그 자체에만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미 세계패권전략인 아태패권전략의 중추인 동북아패권전략에서 요체로서 위상을 갖고 있는 게 미국의 한반도지배전략이다. 미국은 제국주의 국가로서 한반도분할지배전략에서 동북아패권을 내오고 그것을 통해 세계패권 실현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냉엄한 현실이다. 미국이 한반도를 70년 넘도록 그러쥐고 놓지 않는 결정적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지금 펼쳐지고 있는 현실과 정세의 흐름은 미국이 이제, 한반도를 손에서 놓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대단히 풍부하고 화려하고 또한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미국이 한반도를 손에서 놓는다는 건 구체적으로 대북적대정책 그리고 대남종속체계를 폐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기적 사변이다. 미국이 1970년대 베트남 통일을 허용했던 것이나 54년 만에 쿠바와 국교정상화를 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대전환이다. 미국을 총체적으로 변하게 할 거대한 정세추동력인 것이다.

미국이 한반도를 손에서 놓는 순간 미 동북아패권전략은 곧바로 붕괴된다. 그때, 2차대전 이후 정립되기 시작해 공고해진 미 세계패권 역시 균열이 아니라 붕괴의 운명에 맞닥뜨리게 된다. 그 무슨 거대담론이 아니다. 눈에 번히 보이고 손에 잡힐 정도로 구체적이다. 도미노 현상처럼 말이다.

 

2. 트럼프는 미국이 제국주의 사멸의 길로 들어서는 입구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대통령들과는 달리 미 엘리트정치 코스를 밟지 않았다. 마이너리티다. 그렇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정치의 별종은 아니다. 우연도 아니다. 제국주의 사멸의 길로 들어선 미국이 필연적으로 취할 수 밖에 없는 태세가 대통령 트럼프다. 트럼프의 기치 America First에서 또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정치외교에서의 고립주의와 경제에서의 보호무역주의로 구성된 것이 America First.

제국주의 사멸의 길로 들어선 미국에 사활적으로 중요한 것은 그 사멸속도를 어떻게 해서든 최대한 낮추는 것이다. America First에서 고립보호가 갖는 구체적인 정체성이 바로 이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더 이상은 세계의 경찰이 아니라고 했으며 미국에 들어와 있는 이민족 하층민들을 국내 경제를 어렵게 하는 중요 요인으로 설정하기도 했다. 또한 주한미군을 안보가 아닌 경제와 결부시켜 철수할 수 있다는 말까지도 했다. ‘고립보호의 구체적인 그 여러 양상들은 미국의 세계패권이 약화를 뛰어넘어 차차 상실돼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들이다

America First는 결국, 개인 정치인 트럼프가 아니라 미국이 제국주의 사멸의 길로 들어서자 어쩔 수 없이 취하고 있는 가장 합법칙적인 자기관리방식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America First를 통해 제국주의 사멸 속도를 낮추는 데에서 일정한 성과를 내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미국으로서는 애써 피하고 싶었던 곳에서 치명적 문제가 터져 나왔다. 북의 핵미사일 능력이 그것이다. 클린턴, 부시, 오바마가 다들 버거워하며 무책임하게 뒤로 밀쳐두었던 북의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돼 지금에 와서는 America First까지도 치명적으로 위협하게 된 것이다. 이 정도로 미 본토의 안보 즉, 미국민들의 생명이 외부로부터 위협당해 본 적은 일찌기 없었다.

북은 평화의 핵, 특히 정의의 핵이라고 했다. 북의 핵과 미사일을 두고 몇몇 정세전문가들이 북의 정의력이라고 서술하기 시작한 배경이다.


3. 북의 정의력은 '사상' 더하기 '핵'


북의 정의력은 지난해인 20171129일에 최정점을 찍었다. 그 정점에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는 미 본토를 사정권으로 하는 ICBM 화성-15형 시험발사를 보았고 핵무력 완성선포를 들었다.

ICBM 화성-15형은 북 군사력과 과학기술의 고도화일 뿐 아니라 더 깊숙이 들어가 북 사상의 물질적 결정체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다. ICBM 화성-15형이 단순히 전쟁 때 쓰는 무기나 평상시 이른바 공포의 균형을 성립시키는 안보기제로서만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라면 미국에 그리 큰 위협으로 되지 않을 것이었다. 북의 핵과 미사일이 러시아나 중국의 그것들과 다른 것으로 평가받는 것이 그 때문이다. 북의 정의력을 사상더하기 이라고 해도 되는 객관적 근거가 이것들이다.

 

국제정치역학구조에서 북의 정의력은 미국이 제국주의 사멸 속도를 낮추는 브레이크를 더 이상은 밟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작동하고 있다. 은유나 상징이 아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트럼프 정부가 북미정상회담을 제기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트럼프 정부는 70년 동안 그러쥐고 있었던 한반도를 마침내 놓을 준비를 한 것이다. 당연하게도 강제된 것이었다. 미국이 한반도를 손에서 놓는 순간 그동안 억제되고 있었던 제국주의 사멸 속도는 애초 입력되었던 속도를 회복하게 된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세 하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이 531일 평양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조미관계와 조선반도 비핵화가 대화와 협상으로 풀리기를 희망한다면서 사용한 문구다. 지금의 정세가 한반도의 대전환기를 넘어서고 동북아의 대전환기를 뛰어넘는 세기적 대전환기라는 것에 비추어 봤을 때 예사롭지 않은 언급이다. 

 

4.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세 새로운 방법


지난 3월 한국 정의용 안보실장이 미국으로 건너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였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접근하면 달리 보였다. 정의용 안보실장의 방미는 김정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장이 보낸 특사 같은 정치풍경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의 완결된 정식 특사는 물론, 최근 방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특명친서를 전달한 김영철 노동당부위원장이다. 이것들은 제국주의 사멸의 길로 향해가는 미국의 운전대를 잡고 있는 사람이 대통령 트럼프가 아니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미국의 운전대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정세지점들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결정적인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획기적인 변신을 들 수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북핵 해결 방식으로 강조하던 리비아방식을 단호하게 날려버렸다. 6.12 북미정상회담 날짜를 옮기려 했다가 그대로 다시 확정하는가 하면 자신의 대북정책인 최대의 압박과 관여정책에서 핵인 최대의 압박을 쓰지 않겠다는 말도 했다. 놀라운 일이었다. 회담이 성에 차지 않으면 박차고 나갈 것이라고 호기를 부렸다가 회담을 여러 번 하겠다는 것으로 바꾸기도 했다. 압권은 북핵문제 해결 방식에서 지론으로 알려진 일괄타결을 접고 북이 주장하는 단계적 방식에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아갈 방향을 모를 때 흔히 나타나곤 하는 좌충우돌이 아니다.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트럼프의 획기적 변신은 북미대결전에 일정한 질서와 체계가 탄탄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것이 아니고서는 트럼프의 변신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것들은 미 제국주의 사멸의 길에서 브레이크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미국의 운전대를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다른 그 누군가가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누구 혹은 무엇일 것인가?

제임스 클래퍼 전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그 단서를 준다. “핵완성 자신감에 충만”.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에 나선 배경을 클래퍼는 그렇게 설명했다. 4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핵완성으로 인한) 자신감에 충만하기 때문에 협상 테이블에 나와 간청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라고 한 것이다. 미국의 대북압박이 북미정상회담을 가능케 한 것이라는 미국의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고 공허한 것인지를 클래퍼는 폭로하고 만 셈이다. 클래퍼의 일갈은 본질적으로는 북의 정의력이 갖는 실체적 위력을 솔직히 인정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한반도를 손에서 놓으면서 빠른 속도로 제국주의 사멸의 길로 진입 하게 될 미국의 운전대를 잡고 있는 것은 정치적으로 결국, 북의 정의력인 셈이다. 이에 따르면 미국이 제국주의 사멸지점에 도달하는 하는 방식은 경착륙이 아니라 연착륙이다. 정확한 네비게이션에 의해 미국이 도착할 지점은 보통국가 미국인 것이다.


나가며 


사회주의 혁명가 블리디미르 일리치 레닌은 제국주의는 저 스스로는 사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회주의 혁명에서 철리다

그러나 정세의 흐름에 따르면 제국주의 사멸론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개척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시기 북미대결전이 제국주의 사멸에 대한 지휘가 얼마든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새롭게 정립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제국주의 국가를 보통국가로 전환시키는 평화이행론이다. 세기적인 의미를 갖는 것이자 사회주의혁명의 새로운 경지다.

2018612, 제국주의 미국이 한반도를 손에서 놓으며 보통국가 미국으로 연착륙하기 위한 첫발을 질서정연하게 떼는 세기적 사변은 일어날 것인가?

세계의 평화와 인류의 자주화를 염원하는 진보적 세계인들은 벌써부터 경외로운 태세를 갖춰놓고 환호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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