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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439

[시] 무등이왓에서 무등이왓에서 권말선 아이가 무등 타고 춤추듯 엄마닭이 고이 알 품 듯 사랑스럽고 따스한 자태의 무등이왓 그러나 4.3항쟁 때 학살의 불길에 150호 그 큰 마을 전부 타 없어지고 이제는 표지판과 쪽대와 팽나무만 무성한 바람 안고 간간이 밭을 일구는 곳 무등이왓에서 나고 자라 11살에 4.3항쟁 겪으며 토벌대 학살 피해 겨우 살아난 86세 홍춘호 할머니 그때 이야길 들려주신다 무등이왓 팽나무 지금 한 500살쯤 됐을까 옛날엔 나뭇가지가 길을 다 덮을 만큼 자랐고 뿌리가 땅 우로 얼마나 높이 솟아났는지 층계 오르듯 놀고 곱을락*도 하며 놀았지 여름엔 멍석 깔고 앉아 여기서 살다시피 했어 나무 꼭대기에 올라가 가지 흔들면 열매가 우두두 떨어지고 그러면 그냥 마을 애기들 다 몰려와서 오독오독 맛있게 먹었지 저 .. 2023. 7. 2.
[시] 지구여, 분노하시라 지구여, 분노하시라 권말선 풀과 꽃이 만발한 들판 위를 달리는 사슴 곁을 흐르는 강 그림자 드리우며 나는 기러기 날갯짓 받쳐주는 하늘 기운차게 솟은 산 비우고도 채운 사막 감싸 안은 채 넘실대는 둥근 바다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온갖 생명, 수십억 인류 그 모두를 위해 어머니여, 지구여 이제 분노하시라 다함 없는 갸륵함으로 넘쳐흐르는 사랑으로 부디 분노하시라 인내하고 극복해야 할 불행이건만 오히려 무기 삼아 어머니지구의 목숨 통째로 위협하는 일본 원전 마피아들의 야만 앞에 안전한 생명은 아무도 없나니 떨쳐 일어나시라 분노의 회초리 단단히 드시라 어머니지구의 배꼽 속으로 핵 오염수, 방사능 독극물 쏟아붓겠다는 저 패륜에 크게 분노하시라, 벌하시라 매달리며 통곡하노니 어머니지구에 깃든 생명의 불꽃들이 뒤틀리.. 2023. 6. 25.
새 동화, <강현이의 특별한 춤> 새 동화, 후속작입니다. 이번 동화는 “강현이의 꿈은 뭘까?”라는 궁금증에서 시작됐습니다. 강현이의 꿈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강현이의 관심사는 뭐지? 뭘 잘할까? 나는 그 맘때 어떤 꿈을 꿨더라? 요즘 아이들의 장래희망은 뭘까? 그런저런 생각도 해 보았구요. 그러다 문득 내가 그려보는 상상속 강현이는 아프지도 않고 그저 12살 천진하고 발랄한 어린이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투병중인 강현이도 상상속의 강현이도 꿈을 가진 밝은 어린이지요. 동화의 주인공이듯 세상의 주인공으로 씩씩하게 자라길 응원합니다. ^^ 구입 : 온,오프 서점 2023. 6. 25.
[시] 한미, 동맹은 없다 한미, 동맹은 없다 권말선 미국이 말하는 ‘든든한 한미동맹’이란 점령군으로 들이닥쳐 70년 넘는 세월 동안 분단과 전쟁을 낳고 끝없이 착취하다 결국 다시 전쟁의 불구덩이 속으로 우리를 밀어 넣는 바로 이것인가? 너희 미국이 허락한 한미동맹이 그렇게나 든든하고 좋은 것이라면 어디 우리도 너희처럼 똑같이 해 줄까? 캘리포니아, 뉴욕, 워싱턴 혹은 적당한 도시 아무 곳이나 널찍한 땅을 강제로 빼앗아 주민들을 이리저리로 내쫓고 너희 돈으로 으리으리한 군사시설 짓게 하고 너희 돈으로 우리 무기 잔뜩 사게 하고 우리 군인들 넉넉히 주둔시킨 뒤 너희 군대를 하수로 부리면서 너희 땅에서 전쟁을 일으킨 다음 미국을 두 토막 내고 철조망으로 벽을 세워 너희 국민들끼리 서로 적이 되어 싸우게 하고 무시로 전쟁의 공포에 떨게.. 2023. 4. 30.
[추모시] 윤한탁 선생님의 은혜 윤한탁 선생님의 은혜 선생님 앞에 깊이 고개 숙이옵기는 선생님 보여주신 한결같은 미소 동지라 불러주시고 손잡아 주심 당신이 우러르시던 아침의 태양 다정히 바라보시던 맑은 하늘과 꽃 아낌없이 베푸시던 그 모든 사랑 더없이 감사하기에 선생님 앞에 또 고개 숙이옵기는 투쟁의 길에 늘 서 계시던 모습 당당하라 준엄하라 나아가라 친히 보여주신 귀한 가르침 어제도 오늘에도 그 어느 때고 언제나 함께 계실 것을 알기에 함께 이기리라 믿기에 선생님, 윤한탁 선생님! 자꾸만 부르고 싶은 선생님, 우리 선생님! 동지라 불러주셨지요 따스히 손잡아 주셨지요 인자한 미소로 반겨주셨지요 반미자주통일 큰소리로 외치셨지요 고마우신 선생님 보고 싶은 선생님 아아, 우리의 든든한 의지 윤한탁 선생님! 2023년 4월 23일, 권말선 올림 2023. 4. 30.
[시] 윤한탁 선생님을 기다리며 윤한탁 선생님을 기다리며 권말선 선생님 촛불 들고 계시던 그 광장에서 봄햇살처럼 따사론 미소 또다시 뵙고지고 병환의 깊은 꿈속, 어제날의 투쟁 중이실까 일제 야욕에 총포탄 쏟아붓고 만세 중이실까 독재타도 민주쟁취 자주통일 외치시며 혁명의 순간순간 되짚어오시는 중이실까 촛불혁명 무르익는 광장으로 가는 길 함성에 발구름소리, 쩌렁한 노래까지 이제는 여기로 다시 오시라 외치면 아니 오시고는 못 견뎌 한달음에 오시겠지 곧 오시겠지 자주독립, 촛불세상 함께 이뤄내고 젖은 눈으로 맞잡은 돌덩이 손으로 승리의 함성 뜨겁게 부를 아아, 내일의 만-세 만-세 만세여! 2023. 4. 9.
[시] ‘1호 영업사원’을 해고함 '1호 영업사원‘을 해고함 권말선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며 떠들고 다니는 윤석열 한일정상회담에서 무엇을 팔고 왔나 보니 역사도 팔고 독도도 팔고 국민 권리도 자존심도 팔고 건강과 생명까지도 다 팔아먹고 왔더라 댓가로 뭘 받았나 보니 오므라이스, 돈까스, 술접대 더해서 멸시와 적반하장 국격후퇴에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경제, 영토, 군사 주권위협 전쟁의 먹구름까지 아주 골고루 많이도 받아왔네 일본 가서 무릎으로 설설 기느라 얼마나 고단했을꼬, 눈꼴시려라 이제 곧 미국 ‘국빈’방문한다는데 미국 나랏님(바이든 이새끼)도 뵙고 의회 연설도 허락받았다는데 간쓸개, 도가니 다 바쳐서 나라곳간 남아나지 않게 얼마나 퍼주고 올지 잠이 오질 않네, 잠이 자칭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가만히 있어도 중간도 못 .. 2023. 4. 9.
[시] 멸치, 푸르다 멸치, 푸르다 권말선 깎아놓은 손톱 같은 하얗고 자잘한 멸치떼 접시에 소복 담고 보니 눈이 눈들이 파아랗다 바다에서 떼어 낸 물기 잃은 마른 몸 눈망울만 파랗게 젖어 있다 바다에서 건져질 때 숨 쉴 수 없어 두 눈에 후닥 머금고는 나와 눈 마주친 순간 일제히 쏴- 쏟아낸 짠물 멸치 눈물에 빠진 나는 파도에 휩쓸리다 바다에 잠겨 들다 숨 쉴 수 없어 그만 두 눈을 후닥 감았다 제 작은 몸 다시 저 너른 바다에 찰박이고픈 유유히 흐르고픈 뻐끔거리고픈 그리움 몸부림 울음으로 푸르게 파-랗게 아찔하게 환장하게 멸치 눈이 (2022. 08. 28) 2023. 4. 8.
[시]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 권말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지만 실은 우리 민중은 오욕에 물든 역사 한시도 잊은 적 없다 그러나 저 민족반역자들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고 인간이길 바라며 반성하길 바라며 두루뭉술 넘겨온 탓으로 시대는 안타까이 거꾸로, 거꾸로만 흐른다 과연 지금이 2023년의 대한민국인가? 아니, 아니다 거꾸로 거꾸로 흐르다 결국 1909년의 하얼빈역까지 밀려왔다. 열차가 멈추고 이토 히로부미가 내린다 세상 다 가진 듯 우쭐대는 기름진 얼굴 아니, 아니 자세히 보니 윤석열이다 아니, 아니다 더 자세히 보니 온갖 매국노들의 얼굴이 합쳐진 괴물의 형상이다 이게 어디 2023년의 대한민국이란 말인가? 광장에 일장기, 성조기가 펄럭이고 독도 앞바다에 전범기 함부로 나부끼고 친일이 무슨 문제냐.. 2023. 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