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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

[시] 쇠말뚝

by 전선에서 2024. 9. 1.

쇠말뚝

권말선


조선에서 더는 인재가 나지 말라고
땅은 병들고 넋은 사라지라고
반도 땅 혈맥마다 뼈마디마다
호랑 정기 끊으려 박아 넣은
일제 쇠말뚝
뿌리 한 줄 못 가진 저 흉물
다 뽑아 내던졌더니 
패망 후에도 침략 야욕 못 버리고
뿌리도 내리고 줄기도 뻗으라고
이젠 아예 다른 것을 심었구나
인간 쇠말뚝
대학교수로, 언론인으로
종교인으로, 국회의원으로
여기저기 촘촘히도 박아두었구나
장관, 정부 요직, 대통령까지도!
쇠말뚝 뽑히지 말라고 유황, 시멘트 들이부었지
인간 쇠말뚝엔 제국의 돈과 권력 쏟아부었겠지
그저 부리기 좋은 종놈 신세인 줄 모르고
민족을 배반한 쓰레기 된 줄 모르고
독도도 역사도 주권도 민족 자존심도
제국의 품에 다 갖다 바치고 있구나

그러나 우리는 침략에 순응하지 않았고
쇠말뚝에 항일의 혼 다치지도 않았다
오히려 더 강해졌고 더 영민해졌다
그날의 자주독립은 오늘의 촛불혁명에로 닿았고
제국이 숨겨 온 발톱쯤은 가려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더럽고 흉물스러운 인간 쇠말뚝
그래, 어디 그 뿌리 줄기 너희끼리 칭칭 감아보아라
바다 건너 너희 상전들까지 꽁꽁 다 엮어보아라
쇠말뚝 찾아 뽑아냈듯 인간쇠말뚝
뭉텅이로 고스란히 다 뽑아내고 말 테니
제국의 야욕까지도 다 들어내고 말 테니

흰옷을 입고 제사를 주관하는 (1940년대) 당시 일본무당의 주관 하에 우리 나라의 명산에 쇠말뚝을 박아넣은 모습(통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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