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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하노이북미정상회담은 ‘평화협정위원회’를 내올 것인가?

by 전선에서 2019. 2. 14.

하노이북미정상회담은 평화협정위원회를 내올 것인가?

<분석과 전망>평화협정은 북미대결전의 복판으로 들어가는 입구


 


 

북미대결전의 복판-주한미군과 핵

 

자주통일시대이자 국민주권시대인 현 시기 한국사회에 제기되는 구체적인 전략적 과제는 통일과 자주국가 수립이다. 한국사회에서 모든 문제의 근원은 통일이 안되고 자주국가 수립이 안된 데에서 비롯된다. 통일은 분단의 원인이자 실체인 미국을 몰아내고 분단체제에 기생해 살며 활동하는 분단적폐세력을 청산하는 민족적 과업이다. 그리고 자주국가 수립은 한국의 정치 군사 경제 사회에 대한 미국의 지배정책을 폐기시키고 한국사회의 자주성을 실현하는 한국사회운동적 과업이다.

 

한국사회의 통일과 자주국가 수립 과제는 본질상, 북미가 6.12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노정에 밀접히 결부돼 있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은 70여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북미적대관계를 청산하는 세기적 사업이다. 그동안 치열하게 벌어졌던 북미대결전 역사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경로를 이미 오래 전에 확정해놓았다. 미국은 주한미군 철수를 하고 북은 한반도 비핵화의 구체적 구상을 내놓는 것으로 수립되는 것이 새로운 북미관계다. 주한미군과 핵을 복판으로 하는 정세의 대회전인 것이다.

미국이 주한미군 철수를 하는 것은 70여년 간 지속시켜왔던 대북적대정책을 폐기하는 일이기 때문에 간단한 것도 쉬운 것도 아니다. 주한미군 철수는 전략적으로는 미국이 한반도지배전략 더 나아가 동북아패권전략을 폐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 어렵고 복잡한 일이다.

북이 한반도 비핵화를 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간단한 일이 아니다. 북의 한반도 비핵화사업이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폐기를 조건으로 하며 세계비핵화를 방향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사업이다. 장기적인 사업인 것이다.

북미는 이후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과정에서 치열한 대결전을 펼치게 될 것이다. 승리는 물론, 북에 차려질 것이다. 주관적 바램이 아니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을 내온 것도 그 노정에 대한 주동성을 쥐고 있는 것도 북이기 때문이다. 6.12북미정상회담은 애초 미국의 의도가 아니었다. 북이 완성한 핵무력과 전략국가로서의 위력으로 미국에 자연스럽게 강제한 것이 북미정상회담이었고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합의였던 것이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에서 북이 승리한다는 것은 미국의 패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북이 겨냥하고 있는 게 미국 일반이 아니라 미국의 제국주의성이기 때문이다. 북으로부터 제국주의성을 거세당한 미국이 갖게 되는 상은 보통국가. 북이 반제자주전략으로 미 제국주의를 패퇴시켜 미국을 제국주의 사멸의 길로 인도하는 것이 북의 승리라고 한다면 미국이 보통국가로 연착륙하는 것 또한 미국이 누릴 수 있는 승리의 또 하나의 형태다. 경착륙이 패배라는 점에서다.

 

이러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노정에 위치지워져 있는 것이 한국사회의 전략과제인 통일과 자주국가 수립 활동이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은 북미가 수행하는 것이고 매우 많은 시간이 들어가는 장기적인 과정이지만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노정에서 이루어지게 될 통일과 자주국가 수립은 그에 비해 그리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곡절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과정에서 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북이 주동하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노정에 미국이 순응하면서도 우리 겨레가 북미관계 수립을 통일과 자주국가 건설의 유리한 조건으로 삼는 것에 대해서는 온갖 방해를 다 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그 최고의 기제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스티브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가 운용하고 있는 한미워킹그룹이다. 정세 발전에 따라 약화될 수 밖에 없는 한미공조의 빈자리를 민족공조가 들어오는 것을 가로막고자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의 지시에 따라 만들어낸 것이 한미워킹그룹이다. 하지만 정세는 미국의 의도를 뛰어넘어 제대로 열리고 있다.




 

평화협정위원회-종전선언에서 평화협정 체결을 거쳐 주한미군 철수 입구로

 

'평화협정위원회'

13일 자 JTBC 8시 뉴스에 나온 내용이다. ··미 당국이 '평화협정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고 보도를 한 것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을 뛰어넘어 평화체제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하게 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놀라워했다. 하지만 익히 예상됐던 일이다.

올해 정세에서 평화협정 문제가 현안으로 대두하게 될 것을 확정적으로 예고해준 것은 북의 신년사였다.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정전협정당사자들과의 긴밀한 련계 밑에 조선반도의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하여 항구적인 평화보장토대를 실질적으로 마련해야합니다라고 한 것이다.

평화협정위원회는 남··미의 북핵 실무협상 대표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김혁철 특별대표, 비건 특별대표와 중국 측 인사로 구성될 것이다.

 

획기적이다. 평화협정은 북미대결전을 북미대결전의 복판인 주한미군 철수와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싼 전선으로 전환시키는 결정적 동력으로 작동할 성질의 것이다. 때문에 평화협정위원회는 지난 해 6.12북미정상회담에서 결정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을 본격화시키는 출발선으로서의 위상을 갖는다. 구체적으로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수립 노정을 본격적으로 열어내게 되는 것이다.

 

평화협정위원회가 갖는 임무는 종전선언에서 시작해 평화협정안을 확정하는 것으로 국한되지는 않는다. 평화협정위원회가 평화협정안을 확정하는 데에서 최고 중요한 대목이 주한미군 문제다. 정전협정 제460항에 정전협정이 조인되고 효력을 발생한 후 3개월 내에 각기 대표를 파견하여 쌍방의 한 급 높은 정치회담을 소집한국으로부터 모든 외국군대의 철수와 한국 문제의 평화적 해결 등의 문제를 협의할 것을 건의한다고 한 대목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평화협정위원회는 주한미군 철수의 입구를 열어주는 또 하나의 전략적 임무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주한미군 운명 문제를 평화협정과 결부시키고 있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주목할 만하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12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의 핵무기뿐 아니라 재래식 무기까지 제거되고 한국 전쟁에 참여한 모든 당사국들이 평화협정에 서명할 때까지 주한미군은 계속 주둔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견해는 평화협정의 조건으로 북의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 제거를 제시해 미국 내 반북진영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중요한 것은 평화협정을 주한미군 철수의 조건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평화협정 체결이 되면 주한미군은 필요치 않다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해 6.12북미정상회담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32천명의 주한미군을 집으로 데리고 오고 싶다고 한 것과 연계된다는 점에서 더 돋보인다.

평화협정과 주한미군 철수의 관계문제가 부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자주 회자된 문제였다.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같은 경우 작년 4"평화협정 체결 과정에서 주한미군 문제는 동맹국 뿐 아니라 북한과도 논의할 수 있는 이슈"라고 말했었다. 문정인 대통령외교·안보특보도 같은 달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을 했었다.

 

이것들은 평화협정문제가 하노이북미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현안으로 될 것이며 그 이후에는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그 곁에 매단 채 크게 부각될 것임을 확정해주고 있다. 겨레의 통일과 한국사회의 자주화를 위한 활동이 평화협정을 뛰어넘어 한반도 근본문제에서 핵인 주한미군 문제에 실천적으로 조응해야할 준비를 해야하는 결정적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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