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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평화협정 체결되면 주한미군은 철수

by 전선에서 2019. 2. 13.

평화협정 체결되면 주한미군은 철수

<분석과 전망> 주한미군사령관이 생각하는 주한미군의 운명


 

 


북한의 핵무기뿐 아니라 재래식 무기까지 제거되고 한국 전쟁에 참여한 모든 당사국들이 평화협정에 서명할 때까지 주한미군은 계속 주둔해야 한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12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한 말이다. ‘북핵 위협이 제거되거나 감소한 후에도 북한의 재래식 전력 위협 감소가 없다면 주한미군 주둔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앵거스 킹 의원의 질의에 대해 그렇게 답변을 한 것이다.

 

주목할 만하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견해는 우선, 평화협정 조건을 말하고 있다. 북의 완전한 비핵화(FFVD)와 재래식 무기 제거를 평화협정의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미 반북진영의 견해가 그대로 반영돼 있다.

그렇지만 평화협정은 미 보수세력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북의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 제거를 그 조건으로 하지 않는다. 원리와 현실 그리고 특히 정세의 흐름을 보면 또렷이 알 수가 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언론들과 전문가들이 요즘 들어 부쩍 많이 쓰고 있는 개념 중에 하나가 빅딜(Big Deal), 스몰딜(Small Deal)이라는 표현이다. 북미협상에서 성과가 눈에 보이게 크게 나올 것인지 아니면 미미하게 나올 것인지를 전망하면서 자주 사용하고 있다. 그들은 빅딜 구도에 대해서는 핵물질 시설 폐쇄와 사찰제재 완화와 종전선언으로 그리고 스몰딜 구도에 대해서는 영변 핵기지 폐기인도적 지원으로 정해놓고 있다.

 

이 구도에 대해 선뜻 동의할 정세전문가는 반북전문가나 관제전문가들을 빼고는 없다. 북이 핵물질 생산시설에 대한 폐쇄와 사찰을 받고 영변 핵기지를 폐기한다는 것은 미국이 바라는 완전한 비핵화(FFVD)를 의미한다. 한반도 비핵화인 것이다. 미국이 종국적으로 원하고 북이 세계비핵화와 연계해 실현하게 될 전략적 과제인 것이다. 그와는 달리 제재완화나 인도적 지원 그리고 종전선언 등은 미국이 대북적대정책 폐기를 시작하려고 할 때 들어가는 입구에 불과하다.

영변 핵기지 폐기에 제재완화와 인도적 지원 그리고 종전선언을 조응시키는 것은 서로 다른 위상의 범주들을 돼도 않게 꿰맞춘 것으로 순 억지다. 전략적 과제와 전술적 과제를 같은 값으로 등치시키고 있다는 점에서는 더 심각하다. 이는 오류가 아니다. 명백히 사기다. 본질을 호도하고 구도를 왜곡시키기 위해서 치는 정치적 사기인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완전 장난을 치는 것이라 해도 된다. 그러한 구도들이 사기치는 것이 아니고 장난치는 것이 아니기 위해서는 조건 하나를 필요로 한다. 북이 북미대결전에서 앞발 뒷발 다 든 패전국이어야하는 것이 그 조건이다. 북이 미국에 진 패전국이었을 때는 제재 완화나 인도적 지원 그리고 종전선언을 받고 핵물질 생산시설 폐쇄와 영변 핵기지를 폐기하고 사찰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미국으로부터 제재 완화나 인도적 지원 그리고 종전선언을 받기위해 북이 플루토늄과 우랴늄 등 핵물질 생산시설을 폐쇄하고 영변 핵기지 폐기를 하고 사찰을 받는다는 것은 원리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전혀 성립 될 수 없는 것이다.

 

눈 앞에 펼쳐진 현실은 북이 사상강국과 정치강국 군사강국 그리고 신흥핵강국에 이어 경제강국으로 나아가려는 전략국가라는 것을 너무나도 세세하고 또렷하게 보여준다. 그 현실을 제대로 보고 북이 핵무력을 완성한 전략국가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면 지금 북미대결전의 대립구도가 영변 핵기지 폐기평화협정으로 짜져있음이 확정적으로 드러난다. 북은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영변 핵기지 폐기에다 미국이 말하는 이른바 ‘+α로 트럼프 정부가 최근 들어 부쩍 강조하는 ICBM 폐기라는 용단을 곁들일 수도 있다.

이는 평화협정문제가 북의 완전한 비핵화 이전 단계에서 풀릴 것임을 보여준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견해는 다음으로 주한미군 운명 문제를 다루고 있다. “평화협정에 서명할 때까지 주한미군은 계속 주둔해야 한다는 것은 주한미군 철수의 결정적 조건이 평화협정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지는 평화협정 체결인 것이다.

 

제국주의 국가 미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한반도지배전략의 총본산이자 동북아패권 유지의 핵심기지인 주한미군기지를 없앤다는 것은 언뜻 보면 상상이 전혀 안되는 일이다. 상상이 잘 안되는 일은 또 있다. 신흥핵강국인 북이 핵 생산의 심장인 영변 핵기지를 스스로 도려낸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것들은 북이 북미협상이라는 이름으로 진행시키고 있는 현시기 북미대결전이 세계를 뒤흔들어 세계의 정치안보질서를 새롭게 구축하는 공정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 복판에 있게 되는 것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평화협정 체결 전망을 내올 것이 필연으로 보이는 결정적 이유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이를 모를 리가 없다. 평화협정과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전반 견해와 입장은 결국, 미국 내 보수세력의 의도를 반영하고 있으면서도 보다 중요하게는 북이 주도하는 정세의 흐름에 제대로 부합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가 북이 올 신년사에서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다자협상을 언급했다는 것에 주목하면서 주한미군철수 운동을 대중적으로 벌일 태세를 잘 갖추어야하는 것은 따라서 당면 정세의 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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