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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양국체제론, 따로 또 함께, 정상국가

by 전선에서 2018. 4. 20.

양국체제론, 따로 또 함께, 정상국가

<분석과 전망> 디테일에 숨어있는 악마, 누가 전선을 오도하려는가!

 

 


색깔 공세, 거세질 친미반북보수 정치세력의 정치공세

 

친미하고 반북하는 정치세력들이 적폐청산투쟁에 의해 고립당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과 바른 미래당이 국회의 과반에 육박하는 등 그들은 여전히 건재하다. 엄밀히 말하면 친미반북하는 정치세력의 정점에 있었던 친박 정치세력만 날아간 것이고 나머지는 그대로인 것이다. 그들은 언제라도 반격을 도모할 수 있다. 계기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냥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적극적으로 만들고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 드라이브를 사회주의 개헌, 연방제를 위한 개헌이라고 왜곡해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는 것 등이 그 비근한 예다.

 

그들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이후 자주통일정세가 본격화되는 것에 따라 부상하게 될 여러 통일담론 중에서 몇 가지를 잡아 반격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 중심고리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것이 통일방안인 연방연합제. 연방연합제는 20006.15공동선언을 통해 남과 북이 서로 합의한 통일방안이다.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그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한 것이다. 물론, 발전되지도 정형화되지도 않았다.

 

통일방안에는 흔히 세 가지가 있다. 독일처럼 자본주의 통일이 하나이다. 베트남처럼 사회주의 통일이 또 하나다. 자본주의 통일과 사회주의 통일은 다 체제통일이다. 체제통일은 한 쪽이 망해야만 가능하다. 동독처럼 저절로 망하거나 남베트남처럼 전쟁을 통해 망해야하는 것이다. 체제통일은 우리 현실에는 맞지 않는다. 독일 같은 자본주의 통일은 북이 배격하고 있으며 베트남 같은 사회주의 통일은 남이 원하지 않고 있어서다.

망하거나 무력을 통하는 방안인 자본주의 통일과 사회주의 통일을 빼면 마지막으로 남는 통일방안이 연방제 통일이다. 연방제 통일은 체제를 인정하고 허용하는 것을 핵심골자로 한다. 체제의 차이를 인정하는 기초 위에서 남과 북이 각각 연방정부를 구성하되 그 위에 중앙정부를 둬 국방권과 외교권을 갖게 하는 것이다. 국방권을 하나로 하게 될 때 남과 북이 서로 겨누고 있는 총을 거둬들여 하나로 만들어 외세를 향하게 하면 된다. 외교권을 하나로 하게 될 때 국호는 코리아로 국기는 단일기로 하면 된다. 이러한 연방제 통일방안에 동의하지 못한 남측의 실정을 반영해 북이 내온 것이 낮은 단계 연방제다. 북과 남에 존재하는 두개 정부가 정치, 군사, 외교권 등 현재의 기능과 권한을 그대로 갖게 하고 그 위에 민족통일기구를 내오는 방법이다.

 

연방연합제는 이처럼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뛰어넘는 것으로 서로 다른 남북 현실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아울러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이라는 19727.4동동성명에서 천명된 조국통일3대원칙에도 그대로 부합한다.

 

보수진영이 연방연합제에 가할 정치공세는 꽤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촛불혁명의 적폐청산투쟁 전선을 흐트러뜨리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으로 분열돼 있는 보수진영의 결집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다. 안철수를 보수진영으로 정점으로 올려놓기 위한 전략으로 설정될 수도 있다.

 

양국체제론, 개혁진영의 수세적 태세가 진화시킨 분단체제

 

연방연합제를 소재로 하는 보수진영의 정치공세에 대한 개혁진영의 대응은 두 갈래일 것으로 보인다. 원칙적 입장을 견지해 보수진영과 전선을 치는 공세적 태세가 하나다. 새로운 자주통일시대에 부응하는 당연한 것이며 올바른 것이다. 문제는 또 하나의 갈래에 있다. 보수진영의 정치공세를 무력화해야한다는 명분을 세워 자주통일시대를 왜곡하는 수세적 태세가 그것이다. 이미 다양한 모습으로 확인되고 있다.

 

통일보다는 상호인정과 평화공존이 우선이다

양국체제론이다. ()다른 백년 이사로 있는 김 상준 교수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국제법상, 현실의 국제관계상, 어느 모로 보나 한국과 조선은 두 개의 별개의 국가로 존재하고 있다이 객관적이고 엄연한 사실을 두 나라가 사실 그대로 받아들여, 서로의 주권과 영토를 상호 인정하고 정상적인 수교관계를 맺어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이 한반도 양국체제다라고 했다. 한반도에 평화체제만 공고히 구축된다면 남과 북이 갈라져 있어도 평화롭게 살수 있다는 것을 핵심내용으로 한다. 진보·보수를 떠나 합리적 다수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이며 이를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설 주변국이 없을 것이며 심지어는 북 역시 굳이 반대하고 나설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양국체제론은 민족보다 국가를 우선시하는 국가주의의 한 형태이자 분단체제에 대한 세련된 합리화이거나 분단체제의 진화된 형태다. 치명성은 분단의 원인이자 분단체제의 핵심인 미국의 역할을 완전 실종시켜놓고 있다는 데에 있다. 정치적으로는 통일방안인 6.15공동선언 2항에 대한 완벽한 부정이다.

 

양국체제론은 용미비북적 관점에 기초한다. 용미비북적 관점은 최근 정상국가개념을 통해 잘 표출되고 있는 중이다. ‘정상국가라는 말은 미국 사람들 그리고 친미하고 반북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개념이다. 북을 악마화하는 데에 동원했던 자신들의 거짓말들을 합리화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는 자본주의 우월적 관점에서 사회주의 북을 천하게 보는 발상이 깔려있다. 본질적으로는 북이 현 시기 객관적으로 획득하고 있는 전략국가로서의 위상을 부정하기 위해 그 대응논리로 만들어낸 것이 정상국가 개념이다. 또 하나의 반북논리인 셈이다. 6.15시대 초기, 금새 사라지기는 했지만 많이 회자되었던 개방이라는 말과 비슷하다. ‘정상국가라는 말은 문정인 대통령외교안보특보나 이해찬 의원의 입에도 간혹 오르내리곤 한다.

 

남북이 함께 살든 따로 살든 서로 간섭하지 않고 서로 피해를 주지 않고 함께 번영하며 평화롭게 살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321일 남북정상회담 준비위 회의를 주재하면서 한 발언이다. ‘따로 또 함께가자는 것이다. 양국체제론을 6.15시대의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문 대통령에게서 듣게 된다는 것은 사실, 매우 충격적이다. 남과 북이 합의한 연방연합제에서 북측의 낮은 연방제를 거세해버리고 남측의 연합제만을 덩그랗게 부각시키는 매우 세련된 정치행위다.

양국체제론, 따로 또 함께, 정상국가.

이렇듯,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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