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자주의 원칙으로 남북관계 발전에서 자주통일로
<분석과전망>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판문점 선언을 내놓았다. 명칭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이다. 역사적 진전이다. 약칭은 ‘판문점 선언’이다.
판문점 선언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기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해 민족의 중대사를 논의하고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가을에 평양 방문을 하게 된다.
판문점 선언에서 또 중요한 것은 통일의 경로를 다시한번 확인 제시했다는 점이다. “남북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나갈 것이다”에서 확인된다. 남북관계 발전에서 시작해 자주통일로 가는 방향이다.
판문점 선언은 시기규정을 내놓고 있다. 한반도 전환기라고 했다. 전쟁은 더 이상 없다고 천명한 것이 돋보인다. 전쟁을 반대하는 일반적인 의지 표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쟁억지력 확보에 남북이 인식을 함께 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북의 무력과 평화의지 그리고 남의 평화의지를 인정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지금은 전쟁억지력에 기반해 남북관계 발전에서 자주통일로 나아가는 한반도 전환기다.
판문점 선언은 세 개의 구성체계로 이루어져있다.
첫 번째, 남북관계 발전이다.
판문점 선언은 남북관계 발전의 원칙과 동력, 방향을 확정했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을 분명히 세웠다. 통일운동의 역사가 있는 만큼 설명이 필요 없으며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칠 것이 없다. 방향은 자주통일이다. 민족자주의 원칙을 움켜쥐고 남북관계 발전으로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나간다고 한 것이다.
판문점 선언은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이 전면적이고 획기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몇 가지의 구체적인 방도들을 내왔다. 대표적으로 남북고위급회담 개최, 민간교류와 민족공동행사,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설치 그리고 동해선 경의선 연결 등이다.
남북고위급회담을 비롯한 각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벌여나가는 것은 기본이다. 각계각층의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는 가운데 당국과 국회, 정당,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를 추진하기로 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설치는 당국 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민간교류와 협력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동해선 경의선 연결은 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 위한 첫 출발이다.
두 번째, 긴장 완화 전쟁위험 해소다. 적대행위 중지와 군사충돌 방지를 앞세우는 형식을 띠고 있다. 하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미래지향적이다. 적대행위를 중지하는 것은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것이며 우발적 군사충돌을 방지하는 것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든다는 비전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군사적 보장대책을 취하기 위해 군사당국자회담을 자주 개최하며 당장에는 5월 중에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기로 했다.
세 번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협력이다.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3자 또는 4자회담 개최를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특기할 만한 것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협력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남북 공동의 목표로 했다는 점이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남과 북이 노력하기로 한 것 역시 특기할 만하다.
북이 핵무력 완성을 선포해 사실상 핵강국이 되고 난 뒤 핵동결을 결정한 조건에서 남북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함께 한다는 것은 그 의미가 결코 단순한 것이 아니다. 한반도 비핵화가 북에서 ‘선대의 유훈’으로 돼 있는 조건을 감안하면 ‘유훈 관철’ 주체의 범위를 전 민족으로 넓혀낸 것이다. 더 나아가 그 범위를 세계로 확장해낸다는 의미 또한 담겨있다. 한반도 비핵화의 특별한 성격과 본질로부터 비롯된 객관적 현상이다.
이번 판문점 선언에서 천명된 많은 것 들 중에서 핵심들은 성격상 다 6월 초로 예상되고 있는 북미정상회담에 의해 규정될 것들이다. 이는 결정론이거나 숙명론이 아니다. 미국에 대한 자주적 입장을 보다 분명히 할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판문점 선언에서 다시 한번 확인되고 세워진 민족자주의 원칙이 생명처럼 결정적으로 중요한 이유다.
판문점 선언은 결국, 민족자주의 원칙으로 남북관계 발전에서 자주통일로 나아가자는 것을 명확히 했다. 판문점 선언에 따라 우리민족이 이후 성과를 낸다면 자주통일은 올 가을에 있게 되는 역사적 평양선언으로 이어져 보다 확고하게 그 전망을 열어젖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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