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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청년단3

[시] 무등이왓에서 무등이왓에서 권말선 아이가 무등 타고 춤추듯 엄마닭이 고이 알 품 듯 사랑스럽고 따스한 자태의 무등이왓 그러나 4.3항쟁 때 학살의 불길에 150호 그 큰 마을 전부 타 없어지고 이제는 표지판과 쪽대와 팽나무만 무성한 바람 안고 간간이 밭을 일구는 곳 무등이왓에서 나고 자라 11살에 4.3항쟁 겪으며 토벌대 학살 피해 겨우 살아난 86세 홍춘호 할머니 그때 이야길 들려주신다 무등이왓 팽나무 지금 한 500살쯤 됐을까 옛날엔 나뭇가지가 길을 다 덮을 만큼 자랐고 뿌리가 땅 우로 얼마나 높이 솟아났는지 층계 오르듯 놀고 곱을락*도 하며 놀았지 여름엔 멍석 깔고 앉아 여기서 살다시피 했어 나무 꼭대기에 올라가 가지 흔들면 열매가 우두두 떨어지고 그러면 그냥 마을 애기들 다 몰려와서 오독오독 맛있게 먹었지 저 .. 2023. 7. 2.
[시] 잊지 말거라 잊지 말거라- 제주4.3항쟁 70주년에 권말선 유채꽃밭에 서면 노오란 꽃잎 쓰다듬은 손끝 붉어졌다고 놀라지 마라네 보드란 옷자락으로 고이 닦아주어라오래된 눈물이니 동백나무 아래 떨어져 누운 꽃송이 무심히 밟고 지나지 마라땅 속에 맺혔던 한 꽃으로 게워내고도저리 아파 떨고 있으니 4월의 마파도 청보리밭에 서면 저 멀리 엄마섬 제주 향해 두 팔 쭉 뻗어라풀섶에 숨겼던 아기 엄마를 찾듯 이름을 얻지 못한 채 누워있는 백비가 있다이름도 쓰지 못한 무덤이 있다뒤엉켜 묻혀버린, 바다로 떠밀려간육지로 쫓겨난, 산중턱에서 불태워진…3만의 아픈 이름 다 찾아내어그 이름 모두 불러 주어야하리 거기 제주에서 일어났다,참해방을 부르는 3.1의 만세소리자주통일을 향한 함성!거기 제주에서 날뛰었다,무참히 짓밟는 학살자들의 총성!.. 2018. 3. 25.
[시] 그 놈들, 이제 다 물러갔소? 그 놈들, 이제 다 물러갔소? - 충남아산 유해발굴현장, “그들은 악마였다” 권말선 경찰 놈들이랑 향토방위대인가 하는 총 들고 인상 찌부린 몇 놈들이 우리를 일정때 금광이 있던 산자락으로 끌고 갈 때부터 어째 느낌이 쎄하드라고 뒤통수에 대고 누가 자꾸 '가지마라, 야야, 거 따라가지 마라!' 내 얼라 때 죽은 울 어메인가 싶기도 하고 울 할매가 울며 부르는 것 같아서 섬찟하드라고 그래도 설마허니 뭔 일이야 있겠나 싶었지 저 여남은 놈들이 얼추 봐도 백 명은 넘어 뵈는 이 사람들 한티 설마허니 심하게 해코질 하긋나 뭔 방공교육인가를 시킨다드만 그런거겄지 지 아무리 총을 들었기로 다 이래저래 안면도 있고 저 맨 앞에 가는 놈이사 친구놈 동생인디… 설마설마 했지 저 놈들도 다 사람들인디… 아이고, 아지매! 등.. 2018. 3.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