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3 [시] 허공을 딛고 서다 허공을 딛고 서다권말선땅을 잃은 뿌리를 본 적 있는가뿌리의 절반은 땅속에나머지 절반은 허공에맨발 드러낸 채 당황하던 뿌리는어쩔 줄 몰라하다가저와는 반대방향으로 뻗은나뭇가지 올려보며 생각했을 게다맨살 다 드러내고도 두려움 없이 당당히철 따라 잎을 틔우고 꽃과 열매를 맺으려허공을 더듬으며 뻗어 나는 가지그를 보고 뿌리도 결심했을 게다뒹구는 바위를 끌어안기로그렇게라도 무너지지 않아야저 당당한 가지를 받쳐주어야앞으로도 맘껏 허, 공을 수놓을 테니땅속에 안전히 뿌리내렸더라면목도하지 못했을 찬연함이여디딜 땅이 모자라는 두려움 보다붙잡아 버텨주는 절반의 용기와바라보며 끌어안고 의지하며함께 꿈꾸는 동지가 있어다시 우뚝 서는 나무, 나무여 2024. 8. 11. [시] 구례를 생각하며 (사진 : 한국농정) 구례를 생각하며 권말선 지난여름 구례는 어설픈 댐 방류 탓에마을이 강물에 잠겼었다많은 사람들이 달려가수해복구를 도왔지만아직 태부족주민들은피해조사와 배상을 요구하며수자원공사 감사원 국회 청와대이리저리 뛰어다녔다벌써 서리가 내렸고곧 겨울 오는데내가 다 책임지겠소,나서는 놈 하나 없고임시주택 마저도 불량이라니애먼 수재민들만 이중삼중고… 황해도 금천군도 그 무렵태풍, 홍수로 마을이 무너졌다가한 달여 만에 뚝딱 새집들을 짓고살림살이 다 갖춰진 집에 들어간다는눈이 번쩍 뜨이는 소식 들으며집들이를 기쁘게 축하하다가도섬진강 사람들구례 사람들애타게 뛰어다니는발걸음소리에심장이 쿵 내려앉고맘 자꾸 아리는 것은우리도 그렇게 수해지역에온 나라가 한 몸처럼 왁짝 달려들어오는 겨울 추위를 막아줄 수 있다면얼마.. 2020. 11. 1. 눈도 코도 즐거워라, 침 고이는 매실향 늦은 퇴근, 집에 오니 며칠 전 주문한 언니네텃밭 영이언니네 황매실(http://www.sistersgarden.org/shop/products/1577)이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다. 확~~ 밀려오는 달콤상큼아찔한 매실향 때문에 자꾸 침이 고인다. 처음으로 담궈보는 황매실액. 맛나게 발효되길~❤️ 농약도 안 치고 자연이 길러주는 그대로 자라서인지 저 구례 지리산자락에서 여까지 오는 동안 향기도 그대로 때깔도 그대로, 눈으로 봐도 상큼, 향기도 달달~ 매실 익은 향이 이랬구나. 꿈에서 매화밭을 뛰놀겠네. 으흐흐흐~ 박스 안에 설명서 넣어준 내용을 보니 더욱 매실이 반갑고 좋다. 다양한 용도와 요리법이 있구나!! 항아리도 씻어 엎어놨겠다, 이제 낼 아침에 설탕과 버물버물해서 입구를 꼭꼭 밀봉해주겠어!! .. 2016. 6.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