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는 박근혜號
권말선
세월호 침몰
일주일째,
단 한 명의 추가 구조자도
없다.
외국에서는
후진국이라 조롱하고
외신은
국내 언론이 보여주지 못하는 것을 보여주는 사이
실종자 가족 위로는 못 할 망정
누구는 국민정서가 미개하다 하고
누구는 종북, 빨갱이, 선동꾼이라 하고
누구는 유언비어를 퍼트린다 하고
대통령 뺏지 달은 박근혜는 '처벌, 처벌!'만 외치며
몽둥이 들고 서서 누구든
제 대신 맞아 줄 사람
고르고 있다
그렇게 떠드는 이들 중 진심으로
어린 목숨들 걱정하는 이 있는가?
아이들 빨리 구조하자고
핏대 세우고 발 동동 구르는 이 있던가?
발견되는 시신의 피부는
조금 전까지 살아있은 듯 매끈했고
손톱은 빠지고
손가락은 부러졌다
얼마나 바들바들 매달렸으면
탈출하려 얼마나 긁어댔으면
심장에 더운 피
더러 잊고 살았는데
끓어오르는 이 분노로
다시금 느끼는 뜨거움
너희가 사람이냐!
이게 나라냐!
단 한 명이라도 더
단 한 명의 목숨이라도 더
성실히 구조 했더라면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 한 사람은
부정선거 당선녀
그래, 대통령이라고 인정해주자
싶었다
단 한 명이라도 더 구했더라면 말이지!
침몰하는 세월호의 원인은
누군가 밝혀내겠지만
침몰하는 박근혜호의 원인이야
나도 잘 알지
부정과 부패, 무능과 굴종만 일삼다
권력과 돈에 허우적대던
사악한 정권
자기가 버린 국민이란 망치에
쾅, 맞아버린 때문이지!
무능한데다
사악하기까지 한 정권
침몰한다 해도
던져 줄 구명보트도
구하겠다 나설 민간 잠수부도
없으리,
절대 없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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