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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새로운 길

by 전선에서 2019. 1. 7.

새로운 길

<분석과 전망> 핵강국으로서 핵전력 강화의 길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들고 의연히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에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리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2019 신년사에서 언급한 대목이다.

새로운 길

2019 신년사에서 이것만큼이나 관심을 끌고 흥미로운 것은 없다. 북이 미국에 가하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경고이자 위협이며 최대 압박이다. 단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세계의 정치를 휘어잡는다는 미 국무부가 공식논평을 내지 못한 것에서 전문가들은 세계가 얼마나 높은 수준에서 주목하고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김정은 위원장과 사랑에 빠졌다고 공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라고 하며 그 위협을 해소할 수 있는 반응을 보인 것 역시 주목이 어느 정도의 높이에 도달했는지를 보여준다.

 

김정은 위원장이 부득불모색할 수도 있다는 새로운 길이란 무엇일까?

새로운 길은 김정은 위원장이 오래 전부터 준비 기획해 만든 거대한 전략에 그 바탕을 두고 있을 것이다. 북이 핵능력 고도화를 통해 핵무력 완성을 선포하고 그 뒤 핵전력 강화를 표명한데 이어 핵동결을 선포하는 과정과 그것이 갖는 전반적 의미 그리고 6.12북미정상회담 이후 전반의 정세를 새롭게 들여다 봐야하는 이유다.

 

1 핵무력 완성, 20171129

 

김정은 위원장은 수위에 오른 첫날부터 북미대결전 종식을 위해 핵능력 고도화에 진력했다. 김일성 주석 때 시작된 이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거치는 동안 기초가 탄탄히 마련되었기에 집중성을 높이고 속도를 내는 것이 관건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이 보여주는 핵능력 고도화 사업 전개 정형에 세계는 놀라워했다. ‘총집중그리고 단숨에’. 핵전문가들은 경탄했다. 잊을만하면 핵 굉음이 세계의 지축을 흔들었고 수 종의 미사일들은 쉴 새 없이 하늘을 갈랐다. 그렇게 고도하게 집중된 방식을 그렇게 빠른 시간 내에 보여주다니. 인류 핵개발 역사상 그 어떤 나라도 보여준 적 없는 전혀 새로운 정형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마침내 20171129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을 쏴 올린다.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것이었다. 미국은 혼비백산 경악했다. 정세분석가들은 대미 선전포고로 읽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날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다.

 

2 핵전력 강화, 2018년 신년사

 

김정은 위원장은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뒤 2018 신년사에서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다고 상기시키고는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다미국은 결코 나와 우리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한다고 쐐기를 박는다. 그리고는 로켓부분에서 "핵탄두들과 탄도로켓을 대량생산하고 실전배치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핵전력 강화였다북미군사대결전 승리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군사대결전에서는 이겼지만 북미대결전은 끝나지 않고 계속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북미군사대결전에서의 북의 승리는 그렇게 선포됐으며 북미대결전의 결정적 전환 또한 그렇게 차려졌다. 그러나 그때 이후 지금까지 핵탄두와 로켓의 대량생산과 실전배치를 내용으로 하는 핵전력 강화가 실행에 옮겨졌는지에 대해서는 확인 되지 않는다.

 

3 핵동결, 2018420일 전원회의와 20191월 신년사

 

김정은 위원장은 20184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소집해 421일부터 핵시험과 ICBM 시험 발사를 중지한다는 결정을 한다. 세계가 자지러졌다. 핵시험 중지가 세계적인 핵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면서 풍계리 핵시험장을 폐기하게 될 것임도 밝힌다. 김정은 위원장은 또한 핵위협이나 핵도발이 없는 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임도 밝힌다. 김정은 위원장은 핵시험 및 중장거리 ICBM 시험 발사 중지 그리고 핵군축과 비확산을 그렇게 세계에 공세적으로 공식화했다. 핵동결 천명이었다. 완결적 핵동결은 아니고 부분적 핵동결이었다. 시험하지 않고 사용하지 않고 전파하지 않겠다는 것만을 밝혔을 뿐 생산하지 않겠다는 결정은 빠져 있는 것이다.

 

완결적 핵동결은 2019년 신년사에서 천명된다. “이미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데 대하여 내외에 선포하고 여러가지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왔습니다라고 한 것이다. 이른바, 4불이다. 20184월 전원회의에서 3불을 결정했었는데 2019년 신년사에 이르러 4불로 확장돼 확정한 것이다. 3불에서 4불로 확장돼 결정된 과정은 알려진 게 없다. 전문가들은 북미협상 과정에서 북미가 합의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9 신년사에서 결국,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그리고 완전한 비핵화가 불변의 확고한 의지라고 하면서 완결적 핵동결을 천명한 것이다.

 

4. 6.12북미정상회담에서 새로운 길 위협까지

 

북은 지난 해 미국과 6.12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합의를 이끌어낸다. 세기적인 것이었다. 이전과는 달리 북미 양 정상이 직접 만나 70여년 북미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북미관계 정상화의 전망을 확고히 열어냈다는 점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6.12북미정상회담에서 새로운 북미관계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북에 안전담보를 제공할 것을 확언했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은 이에 맞춰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 과정에서 북미는 새로운 북미관계수립이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이바지한다는 것과 한반도 비핵화를 추동하는 것이 상호신뢰구축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북미 정상 간 세기적 합의인 북미관계정상화는 그렇게 결정되었다.

 

미국이 북에 대해 안전담보를 제공하겠다는 것 그리고 북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는 것은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북이 취해야하는 전략적 조치들이다.

북은 비핵화 초기조치들을 6.12북미정상회담 전에 내놨다. 핵미사일 시험 중단 결정을 비롯해 풍계리 핵시험장 불능화와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불능화 등 다들 획기적인 것들이었다. 한반도 비핵화를 추동하는 상호신뢰 구축으로서 뿐만 아니라 전반 북미관계 정상화에 결정적으로 작동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오히려 차고 넘쳤다. 북은 이를 두고 아량과 선의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은 제대로 된 움직임을 아직까지도 보여주지 않는다. 기껏해야 한미연합군사훈련의 부분적 중지가 다이다. 3월로 예정돼 있는 한미연합군사훈련도 중단이 아니라 축소 진행으로 결정돼 있는 상태다.

 

이것들이 새로운 길 위협이 나오게 되는 결정적 배경들이다. 북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한 것은 북이 미국에 보내는 수준 높은 위협이다. 북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끊으라는 것이며 북에 대해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들지 말라는 것이며 종국적으로는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라고 위협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북이 말하는 새로운 길이 무엇일지 가늠해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핵전력 강화다. 그 이외에는 없다.

 

5 핵강국, 북의 전략정치력

 

북은 완성된 핵무력을 보유한 신흥 핵강국이다. 핵능력 고도화에서 핵무력 완성 선언 그리고 그 뒤 핵전력 강화 표명과 핵동결 선포 등 북이 그동안 보여준 전반 행보에서 확정할 수 있는 사실이다. 핵강국들이 취할 수 있는 태세들을 계단식으로 다 보여줘서는 핵강국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또렷하게 보여준 것이다. 물론, 미러중이 중심이 돼 체계화해놓은 세계핵체제에서 보자면 비공식적 핵보유국이다. 하지만 치열한 북미대결체제에서 미국 러시아 중국에 이은 4대핵강국 자리에 올랐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핵무력을 완성한 핵강국으로서의 북 지위는 6.12북미정상에서 합의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그리고 그에 기반하고 세계비핵화와 연동해 진행될 한반도비핵화가 실현될 때까지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다.

 

6.12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확정된 북미관계 정상화는 북미 간 전략적 합의다. 결정적 특징은 불가역적이라는 데에 있다. 미국은 94년 북미제네바 합의와 2000년 북미공동꼬뮤니케 그리고 20059.19공동성명 등 그동안 북미관계 정상화를 적쟎게 합의를 했었다. 그러나 그 합의들은 번번히 깨지고 말았다. 북미합의 유실에서 미국이 이 핑계 저 구실을 대며 무력화해버린 것 보다 더 결정적 원인은 없다.

 

북이 6.12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이끌어낸 북미관계 정상화는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무력화될 수도 깨질 수도 없다. 이유는 또렷하다. 북이 사상강국 정치강국 군사강국 그리고 핵강국으로서 미국에 강제해 이뤄낸 합의가 6.12북미공동성명이기 때문이다. 이전 북미합의들과 결정적으로 다른 대목이 이것이다

세계 정치분석가들은 북이 사상강국 정치강국 군사강국 그리고 핵강국으로서 발휘하는 전반 위력을 북의 전략정치력으로 개념화한다. 6.12북미정상회담을 가능케 한 결정적 동력은 결국 북의 전략정치력이었다. 북의 전략정치력은 더 나아가 북미정상이 마련한 북미관계 정상화 전망을 어떤 경우에도 무력화할 수도 깨질 수도 없게 하는 동력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다. 북미 간 전략적 합의가 깨질 수도 번복될 수도 없는 것은 이처럼 핵강국들끼리 합의이며 전략국가들끼리의 합의이기 때문이다. 정치영역에서 북미 간 형성된 공포의 균형인 셈이다북미합의의 전술적인 영역은 그러나 북미 간 전략적 합의와는 달리 얼마든지 깨질 수가 있다. 번복될 수도 있다. 북미관계 정상화라는 전략적 합의 이행을 추동하는 데에서 전술적 조치들로 구사될 수 있기 때문이다.

 

6 핵강국의 일상활동, 핵전력 강화

 

북 입장에서는 미국에게 대북제재와 압박을 끊어내고 일방적인 강요를 원천봉쇄 할 수 있으며 세계에서 한 약속을 어기지 못하게 하는 전술적 조치로 핵전력 강화만큼 적정한 것은 없다.

핵전력 강화는 핵강국들이 일반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일상활동이다. 핵전력 강화는 핵동결에 대립되는 영역이기는 하지만 핵강국들의 일상적인 활동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북은 핵동결을 처음부터 완결적인 형태로 제출하지 않았다. 전원회의 결정서가 핵 관련해 결정한 것은 핵과 미사일 시험 중지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 그리고 비확산 등 총 세 가지였다. 핵무기 생산 중지는 없었던 것이다. 이는 전원회의 결정이 있기 전 신년사에서 표명한 핵전력 강화를 염두한 것이었다. 핵동결을 하겠지만 핵전력 강화는 유효하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었다.

핵전력 강화를 폐기하는 완결적인 핵동결은 올 2019 신년사에서 결정된다. 북이 핵동결을 처음부터 완결된 형태로 주지 않고 3불에서 시작해 4불로 가는 공정을 거친 것은 북미협상의 진척 정도를 반영한다. 그리고 특히 부분적 핵동결과 완결적 핵동결 사이에 핵전력 강화를 배치했던 것은 더욱 그렇다. 매우 정교하다. 북이 이후, 핵동결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핵전력 강화를 할 수 있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북이 실제로 핵전력 강화를 재개하게 된다면 그것은 올 신년사에서 천명한 핵동결을 파기하는 것이 된다. 북으로서는 정치적 부담을 적지않게 짊어지게 된다. 하지만 감수할 수 있는 부담이다. 북미군사대결전은 종료되었지만 전반 북미대결전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현 정세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고 해야되는 전술일 수도 있는 것이다.

 

핵전력 강화의 구체적 상으로 미사일 발사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지난해 1212일 국회에서 6.15남측위와 우상호 의원 김종훈 의원 등의 공동주체로 열린 국회.시민사회긴급토론회에서 일본 국제기독교 대 서재정 교수는 미국이 북의 선제조치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북이 유화적 조치를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며 핵시험 또는 적어도 미사일시험을 재개하거나 공개적 활동을 벌일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미국이 올 3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지난 해 11월 예고해준대로 축소재개를 하게 된다면 이에 맞춰 북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북의 핵전력 강화는 엄밀히 보면 핵미사일 시험 재개가 아니다. 핵무력 완성은 핵보유국의 일반 핵활동인 핵전력 강화를 핵시험이나 미사일 시험발사 없이도 진행할 수 있는 능력과 조건을 구비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북의 핵전력 강화는 지난 해 4월 전원회의에서 완결되었다고 결정한 핵경제병진노선으로 복귀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 또한 아니다. 북에 핵경제병진노선은 이제 더 이상 없다. 완결되었고 승리했기 때문이다.

 

북의 핵전력 강화는 미국이 놓지 않고 있는 대북제재와 압박을 강제로 끊어 낼 수 있는 중요한 정치력이다. 또한 북에 대한 일방적 강요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이며 미국이 약속을 지키게 하는 강력한 정치적 수단이다. 북이 핵강국으로서 진행하게 될 핵전력 강화는 결국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에 쓰게 될 전술로서 북미관계 정상화를 추동하는 결정적 동력이 되게 될 것이다.

 

핵강국으로서 일상적으로 진행하게 될 북의 핵전력 강화. 이전 북미적대의 길과 양태는 비슷할지 몰라도 본질적으로는 북이 이전에는 걸어본 적 없는 매우 새로운 길이다.

북미관계 정상화의 추동력으로 북의 새로운 길보다 더 좋은 것은 당연하게도 북의 신뢰조치에 부응하는 대북제재 해제 등 미국의 상응조치며 세계 앞에서 한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이 새로운 길을 열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제재를 푸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신뢰조치 구축에 적극적으로 임한다면 그것은 본질적으로는 북의 위협에 굴복하는 것이지만 외양은 매우 아름다운 자태가 된다. 누군가는 승리로 서술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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