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우리
- 재일동포들의 <조선학교>를 응원하며
권말선
우리의 피가 짠 바닷물보다 진한
이유를 아십니까
백두산 천지
헤아릴 수 없는 먼 처음부터
그 맑은 물에 적셔져 잉태된
우리
반도의 어느 길섶에 살아도
바다 건너 어느 타지에 살아도
가슴에 천지를 품은 우리는
같은 노래 부르고
같은 눈빛 나누다
마침내는 백두에서 다시 만나
거대한 샘, 천지의 바닥을 터칠
알알의 물방울들입니다
진한 피방울들입니다
누구도 감히 흩뜨리지 못할 하나의 덩이
누구도 감히 마르게 하지 못할 생명수
천지의 맑은 물 구름으로 뭉쳐
산 넘고 바다 건너
비가 되어 당신의 마당에 내립니다
맑은 물방울 하나하나
당신에게 닿으려
날마다 먼 길 나섭니다
화요일이면 오사카 길거리에서
천지는 “조선학교 차별반대!”를 노래하고
금요일이면 도쿄 문과성 앞에서
천지는 “고교무상화적용!”을 외칩니다
또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에서
그 모든 노래와 함성을 닮은 1인 시위를 합니다
백두산 천지
맑은 물에서 잉태된 우리
어느 곳에 살아도
서로를 그리워하고
서로를 사랑하고
서로를 응원하며
서로를 보살피다
마침내 백두에서 다시 만나
거대한 샘물로 솟구칠
한 가지 한 줄기 한 핏줄
우리 맑고도 뜨뜻한 피가
무시와 탄압, 배제와 차별이라는
짜디 짠 바다도 넉넉히 건너
진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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