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
권말선
긴 길을 걸어 가고 있네
내게 주어진
단 하나의 길
내 마음엔
다른 길이 있네
또한 걸어 보고 싶은
미지의 길
가지 못할 길을 동경한 탓에
발걸음이 점점 무거워지네
길은 아직 멀고 먼데...
언제고 꼭 그 길을
걸어 봐야지
맨발로 걸어 봐야지
나는
뜨거운 햇살을 받으리라
시린 눈밭도 밟아 보리라
힘껏 달려 보리라
그 길 위에 누워 하늘을 보리라
고 중얼 거렸네
걷다 말고 길 위에 멈춰 서서
글썽이고 있는 나를 보네
끝도 없는 길 위에
울고 서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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