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깎으며
권말선
나도 이 사과처럼
껍데기를 벗고
부끄럼없는 하얀 속살로
당신앞에 환희
웃을 날 있을까요.
나를 다 내어주고도
더 주지못해 안타까운,
화려하지 않아도
커다란 마음를 가진
그런 사랑이고 싶어요.
동그랗게 껍질을 깎아
예쁜 접시에 담아 내면
내가 당신께 드리는 건
조촐한 휴식의 제물,
사과보다 향긋하고픈
내 안의 사랑.
피곤한 저녁의 한 순간
사과 한 알 속에 가득 찬
달콤함과 여유를
당신께 바칩니다.
오늘은 나도
사과가 되어
내 가진 모든걸 당신께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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