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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박근혜정부의 통일드라이브를 어떻게 볼 것인가?

by 전선에서 2014. 3. 8.

 

 

반북적이고 정략적인 그러나 통일적인

<분석과전망> 박근혜정부의 통일드라이브를 어떻게 볼 것인가?

 

 

1.박근혜정부의 화려한 통일드라이브

 

박근혜정부가 구사하고 있는 통일드라이브의 양상이 대단히 화려하다. 이번에는 많은 사람들의 눈이 33일 제5회 아시안 리더쉽 컨퍼런스가 열리는 신라호텔로 쏠렸다.

 

북한이 핵을 내려놓고, 그 자리에 국제사회의 신뢰를 채워나가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면, 남북한 모두가 행복한 통일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

박근혜 대통령이 아시안 리더쉽 컨퍼런스에서 한 인사말의 한 구절이다. 한반도 통일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는 단순한 분단 상태의 극복을 넘어 한반도와 동북아 그리고 세계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게 되는 것이라는 규정까지 내놨다.

 

16일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에서부터 시작된 통일드라이브였다. 뭇 사람들의 관심을 촉발시켰던 통일대박론은 2월 말 이산가족 상봉과 결부되면서 보다 대중적인 호응을 끌어냈다. 박근혜정부의 통일드라이브는 더 이어졌다. 225일 취임1주년 기념행사에서 박 대통령이 통일준비위 발족을 선언하자 많은 사람들이 놀라워했다. 박근혜정부의 통일에 대한 화두가 단순히 말이 아니라 구체적인 내용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였다.

 

박 대통령의 통일에 대한 강조는 외교부 장관 그리고 통일부 장관에게로 그대로 전이되었다. 아시안 리더쉽 컨퍼런스에서 만찬사를 한 윤병세 외교장관은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이 분단의 유산을 또 다른 세대에 물려주지 않고자 한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가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완전히 해결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히면서였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통일에 대한 강조는 같은 날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통일부 45주년 기념식에서 나왔다. 류 장관은 대통령께서 화두를 아주 세게 던졌다그런 화두가 단순히 대통령만 갖고 있는 화두가 아니라 어쩌면 우리가 그동안 못 봤거나 보지 않으려 했거나 외면했던 것들이 우리 사회 저변에 흐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그 흐름을 정교하게 전략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통일부의 몫이라면서 한 말이다.

 

박대통령이 앞장을 서고 그 뒤에 외교.통일부 장관들이 나서서 통일 대박론을 띄우며, 통일준비위원회 발족 등 발 빠른 행보에 나서고 있는 데에서 사람들이 확인하게 되는 것은 통일에 대한 박대통령의 강한 의지였다.

 

박근혜정부의 통일드라이브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문제가 여기저기에서 제기되는 것은 따라서 통일드라이브가 일으키고 있는 파고만큼이나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2.박근혜정부의 반북적이고 정략적인 통일드라이브는 반통일적인 것

 

박근혜정부의 통일드라이브는 두 가지의 성격을 띠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통일드라이브가 반북적인 기조 하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하는 것이 그 하나이다.

 

박대통령의 통일구상은 북핵 폐기를 전제로 하고 있다. ‘통일대박론을 주창했던 신년기자회견과 통일준비위원회발족을 천명했던 취임 1주년 기념행사 그리고 아시안 리더쉽 컨퍼런스에서 인사말 등에는 북핵 폐기가 단골 메뉴처럼 등장한다. 박근혜정부의 통일드라이브의 본질적 성격과 관련하여 박대통령이 북핵폐기를 언급하는 것만큼 중요한 대목은 없다.

북핵은 본질에 있어서 남북 간의 문제가 아니다. 북의 주장에 따르면 북미간의 문제이다. 북을 핵으로 위협하려는 것에 맞서서 핵으로 자위권을 확보하겠다는 논리를 북은 내세우고 있다.

일반적인 차원에서 접근을 해도 북핵문제는 남북 간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문제로서의 위상을 갖고 있다.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자회담이 구성되어 전 세계적인 의제가 되었던 것도 현 시기 6자회담 당사국들이 6자회담을 재개하려는 갖은 노력을 다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를 정확히 반영해준다.

 

북핵 폐기를 통일문제와 무조건적이고 직접적으로 연동시키고 있는 박대통령의 인식이 자칫 비현실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정치경제적으로 그리고 지정학적으로 미국 중국 일본 등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나라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 그리고 세계의 새로운 질서에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은 둘 다 핵강국이다. 그리고 군국주의화의 속도를 날로 높여가고 있는 일본 또한 높은 핵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열강들 속에 자리하고 있다고 하는 것 그리고 남과 북은 하나의 민족일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을 중심에 놓고 접근하게 되면 핵에 대한 관점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북핵 폐기 문제와 통일문제를 직접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연동시키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로 될 수 있는 것은 오직, 무조건적인 북핵 폐기를 바라는 미국의 요구에 우리정부가 충실할 때 뿐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역시 통일과 관련해서 반북적인 입장과 태도를 명확히 밝히고 있다. 아시안 리더쉽 컨퍼런스 만찬사에서 윤 장관은 북한의 변화야말로 실질적인 평화 정착의 핵심이라며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변화를 유도해 내기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조해 나갈 것이며, 그 과정에서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대북 인도적 지원도 꾸준히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북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는 데에서 확인되듯이 윤장관의 반북 기조는 극히 노골적인 수준으로까지 올라가 있다.

 

대통령에서 장관들에 이르기까지 통일을 강조하면서 반북을 기조로 삼는 것은 통일의 상대인 북에 대한 공격적인 입장에 다름 아니다. 이는 박근혜정부의 통일드라이브가 반북적 통일드라이브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박근혜정부의 통일드라이브가 어떤 배경이나 정치적 의도에서 나오고 있는지에 대해 추론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대별된다.

당장에는, 지난 대선과 관련해 관권부정선거 의혹 등으로 인한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정략이라는 것이 그 하나이다. 아직까지도 전국 곳곳에서는 <국정원 시국회의>가 주도하는 촛불투쟁이 여전히 힘 있게 진행되고 있다.

또 하나는 6.4지방선거 승리를 도모하기 위해서 벌이는 선거전략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 복지담론을 선점해 많은 정치적 이익을 가져갔던 것과 같은 차원에서 민주.진보 진영의 어젠다인 통일담론에 대한 선점기도라는 것이다.

보수정권이 장기집권 프로젝트를 치밀하게 가동하는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반북을 기조로 해서 정권을 연명해왔던 분단정권이 정세흐름을 타서는 통일을 화두로 삼아 정권연장을 기한다는 것이다.

 

이것들은 박근혜정부의 통일드라이브가 반북적인 통일드라이브에서 더 나아가 정략적인 통일드라이브라는 것을 보여준다.

 

박대통령의 통일드라이브가 전반적으로 통일문제를 반북적이고 정략적으로 접근한데 기초하여 만들어지고 구사되고 있다는 것은 치명적인 결함으로 된다.

 

그렇다면 박근혜정부의 통일드라이브가 극히 반북적이고 정략적이라고 해서 반통일적이기까지 할 것인가?

조국통일원칙에서 그 답을 찾을 수가 있다. 조국통일원칙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개인이 만들어낸 것 또한 아니다. 오랫동안 조국을 통일하려는 지난한 노력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그것은 오직 민족이 실천과 지혜에 기초하여 만들어낸 것이다. 197274일 남과 북이 합의한 7.4남북공동성명을 통해 수립하고 천명했다.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이 그것이다. 박근혜정부도 인정하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 적시되어있는 내용이다.

박근혜정부의 통일드라이브를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틀이 이 조국통일원칙이다.

 

박근혜정부의 통일드라이브가 반북적이고 정략적인 것은 통일이 발생시키는 정치적 이익을 민족의 이익에 복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권력의 이익에 귀결시켜서이다. 결국 박근혜정부의 통일드라이브는 권력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족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민족대단결의 원칙과 정면에서 충돌한다. 이는 박근혜정부의 통일드라이브가 반통일적인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3.박근혜정부의 통일드라이브는 반북적이고 정략적이지만 통일적인 행보로 전환될 수 있을 것

 

박근혜정부의 반북적이고 정략적인 통일드라이브가 반통일적인 것이라는 것은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조국통일운동의 역사를 제대로 천착하고 결정적으로는 정세를 고려하면 실천적으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이 결론이다.

 

과거, 북은 박정희 정부와 통일을 위해서 합작을 했었다. 북이 파쇼정권이라고 규정했던 박정희 정부였었다. 그때 7.4남북공동성명이 나왔다. 5.18광주항쟁과 결부하여 살인마정권이라고 규정했던 노태우 정부와도 합작을 해서는 1991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서 확인하게 되는 것은 상호 간에 정권의 성격이 어떻든 상관없이 민족문제 통일문제는 다 대상이 된다고 하는 것이다.

 

이만큼이나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다. 북미대결전의 정세가 박근혜정부의 통일드라이브에 대해 갖게 되는 규정성이 그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북이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인 키 리졸브훈련이 벌어지는 와중에 우리정부와 함께 이산가족상봉사업을 진행했다는 것은 대단히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고 말았지만 미국의 군사훈련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산가족상봉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사실, 획기적인 사건이다. 북은 이때껏 한미군사훈련 기간에는 일체의 대남 접촉을 하지 않았다. 미국을 비난하면서 동시에 우리정부에 대해서도 비난의 강도를 한껏 높이면서 단절을 쳤던 것이다. 일종의 관례처럼 되어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북은 이번에 그걸 깼다. 미국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도 높은 비난의 날을 들이댔지만 우리정부에 대해서는 비난을 거두어 들이고 대신 이산가족상봉사업이 성과적으로 진행되는 데에 힘을 넣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보면 자신감의 표현으로 평가될 만 했다. 당장의 현안과 결부시켜보게 되면 남북관계를 어떻게 해서든지 개선시키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것이 다 일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이전에 남북 간의 수많은 합의문들이 종이쪼가리로 전락하고 말았던 것이 북미대결전의 격화와 밀접하고 직접적인 관련을 갖고 있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곳이 북이다. 북이 남북개선사업에 그 어느 때보다도 힘을 넣는 것은 따라서 남북관계를 규정짓는 결정적 측면인 북미관계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열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반증으로 된다.

 

현 시기에 내다보이는 북미관계의 긍정적인 전망이란 북미대결전이 종식국면으로 진입하게 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북미대결전 관련 전문가들이 북미대결전이 종식국면에 빠른 속도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 시작한 것은 북이 핵경제병진노선을 국가발전전략으로 정립한 2013년부터였다.

 

북이 사실상 핵을 보유하게 되었다는 것은 북이 말하는 미국의 핵침략에 대한 자위권을 갖게 된다는 것을 뛰어넘어 국제정치적으로 사변적인 의미를 갖는 것이다. 그것은 특히 핵 확산 위협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북이 쥐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더욱 각별하다. 구체적으로는 핵을 통해 세계패권을 유지하고 반미국가들을 통제해왔던 미국의 패권력을 결정적으로 약화시키는 문제인 것이다.

결국 북의 핵경제병진노선은 북미대결전을 종식국면으로 진입시키는 사실상 동력이 되는 것이다.

 

북미대결전이 종식국면으로 진입하는 과정은 북미관계에서의 힘의 관계가 획기적으로 변화되는 과정을 동반하게 된다. 북미간의 역관계 변화는 한미관계 나아가서 남북관계의 역관계까지 변동시키게 된다. 그리고 3자 사이의 역관계 변화는 종국적으로 통일문제와 결부되게 된다. 72년 수립된 조국통일원칙은 애초에 북미관계 한미관계 그리고 남북관계에서 역관계 변화를 전제로 한 것이었다. 북미 간 한미 간 그리고 남북 간의 역 관계가 계통적으로 변화되지 않는 한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이라는 조국통일원칙은 제대로 작동되지도 관철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의 통일드라이브가 구사되는 시기가 북미대결전이 팽팽하게 전개되는 시기가 아니라 종식국면으로 진입하는 무렵이라는 것은 따라서 매우 각별하게 된다. 북미 한미 남북 사이의 역관계가 변화함에 따라 조국통일원칙이 규정성을 갖고 박근혜정부의 통일드라이브에 작동하게 될 것이어서이다.

조국통일원칙이 박근혜정부의 통일드라이브에 규정성을 발휘하게 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는 박근혜정부의 통일드라이브에 섞여있는 반북성과 정략성을 통일지향성으로 전변시켜내는 기제로 작동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근혜정부는 이미 강조하고 있듯이 남북관계개선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그것이면 된다. 어떤 의도에서 나왔는지도 상관이 없다.

박근혜정부의 통일드라이브는 이후에 계속 수 많은 내용을 생산해내게 될 것이다. 예컨대 DMZ 평화공원이 있다. 유라시아 철도연결 사업도 있다. 9월에는 인천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북에서 대규모 선수단이 오게 될 것이고 이를 박근혜정부는 민족적 축제를 만들어내게 될 것이다. 이를 전후로 자연스럽게 부각될 수 있는 것이 정상회담일 것이다.

 

위에서도 확인했듯이 우리민족의 통일과 관련되어 형성되어있는 객관적 정치지형은 통일문제에 있어서 남북관계개선을 제외한 나머지 문제는 북미대결전에 따라 해결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저절로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여기에서 중요해지는 것이 자주통일진영의 임무 및 역할이다.

 

예컨대 박근혜정부의 통일드라이브에 섞여 있는 반북적이고 정략적인 요소들이 통일적인 행보로 변화발전되자면 북미대결전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자주통일진영 또한 결정적으로 역할을 하게 될 것인 것이다.

현 시기, 자주통일진영에서 조국통일의 정세발전을 예견하면서 보다 대중적이고 보다 위력적인 자주통일운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북미대결전의 발전 그리고 박근혜정부의 통일드라이브만큼이나 주목받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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