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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북은 왜, 연속적으로 발사체를 쏘는 것일까?

by 전선에서 2014. 3. 3.

북은 왜, 연속적으로 발사체를 쏘는 것일까?

<분석과전망>ICBM 발사 등 대미대화를 압박하기 위한 사전공정인가?

 

 

한미연합군사훈련이 본격화되면서 북미 사이에 기 싸움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북은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시작되기 몇 일 전에 방사포 발사를 했다. 그리고 ‘키 리졸브’ 훈련이 벌어지자 두 차례나 미사일을 발사했다.

 

3월 3일의 미사일 발사가 유독 주목을 받았다. 두 번째로 발사한 미사일이었으며 2발이었다. 사거리가 500여km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스커드-C라고 했다. 스커드-ER일 수도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스커드-ER은 스커드-D 개량형으로 사거리가 700km이다.

북이 스커드-C를 발사한 날 오전,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이 부산항에 입항했다. 콜럼버스 호(SSN-762)였다. 지휘함인 블루리지함도 함께였다. 머지않아 시작되게 될 독수리 연습 참가를 위해서였다.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이 부산항에 입항하고 그리고 여기에 때를 맞추어 북이 미사일을 발사 한 것을 두고 서로 간에 아무런 연관관계가 없는 우연한 일치라고 볼 사람은 없다.

지난 2월 21일 북이 'KN-09'으로 불리는 300㎜ 이상 신형 방사포 4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을 때 우리정부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2월 27일에 있었던 첫 번째 미사일 발사 때도 마찬가지였다. 첫 번째 미사일 발사는 한미연합훈련인 ‘키 리졸브’훈련이 시작된 4일만이었다. 4발이었다. 220㎞를 날았다. 스커드-B라고 했다.

 

첫 번째 미사일 발사에 침묵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 두 번째 미사일 발사에는 전혀 다른 반응이 나왔다. 북이 발사 전에 사전 항행 경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문제로 삼는 것 부터가 달랐다. 기습적인 발사라고 했다. 국제항행질서와 민간인 안전에도 심대한 위협을 준다는 것을 강조했다. “비정상적인 군사행동”이라고 했다. 급기야 “도발”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미사일 도발’이라는 말이 공식화되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은 겉으로는 유화적인 평화공세를 취하면서도 무모한 도발적 행위를 병행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북한의 이러한 행태를 엄중히 경고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연이은 미사일 발사에 계속 침묵하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대응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으로 보인다.

 

북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군 당국이 내놓고 있는 분석은 두 가지이다. 지난달 24일 시작된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한 북의 무력시위라는 것이 그 하나이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 이후 남북관계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정치적 의도라는 것이 또 하나이다. ‘저강도 도발’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적당한 수위의 군사적 긴장을 조성해 향후 남북협상의 지렛대로 이용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특별한 분석일 수는 없다. 상투적이다. 사실, 언제라도 그러했다. 우리군당국의 분석은 자칫, 반북적인 것으로 치우쳐 객관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치적이어서였다. 많은 사람들이 군 당국의 정치적인 분석에 식상해했으며 그럴 때마다 객관적인 분석에 목말라했다. 이는 북 관련 사안을 북미대결전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하는 중요한 이유를 구성해준다.

이번 북의 미사일 발사를 북미대결전의 관점에서 보면 유독 돋보이는 것들이 있다. 북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기본적인 사실이 우선 그것이다. 국제사회에서 북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안 되는 것으로 되어있다. 북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안 위반으로 된다. 대북 안보리 결의 1874호, 2087호, 2094호 등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 행위를 금지시키고 있다. 이는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북의 미사일 발사를 문제로 삼아 추가 제재를 유엔에 요구할 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를 삼으려고 한다면 이것 말고도 더 있다.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와 관련된 것이다. MTCR 기준에 따르면 사거리 300km가 넘는 미사일은 수출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북이 3월 3일 발사한 것은 500km가 넘기 때문에 미사일을 수출한 적이 있는 북의 이전 경력을 문제로 삼아 얼마든지 국제적인 문제로 이슈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북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이 이후 어떤 조치를 취하게 될지 누구도 알 지 못한다. 그렇지만 누구도 미국이 취할지도 모르는 그 조처라고 하는 것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주지 않는다. 숱하게 보아왔던 것들 즉 새로운 것이 아니어서이다.

 

새롭게 보이는 것은 따로 있다. 북이 발사체의 사거리를 점차적으로 늘려서 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그것이다. 북이 발사체를 쏘는 것을 북미대결전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구체적으로 흥미롭게 주목되는 대목이 바로 이것이다.

 

2월 21일 4발의 방사포 사거리는 150㎞였다. 2월 27일 4발의 스커드-B 사거리는 220㎞였다. 그리고 3월 3일 쏜 2발의 스커드-C 사거리는 500여km가 나왔다. 이는 북이 미사일로서는 최대의 사거리인 대륙간탄도미사일까지도 발사의 대상으로 삼고 있을 수도 있음을 시사해준다.

북이 최근 동·서해 최전방 부대에 '특별경계 강화' 지침을 내려놓고 있는 것 그리고 동·서해 모두 어선의 조업활동을 통제하고 있는 것에 한미 양 군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 역시 이와 연동되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들은 북미대결전이 대화국면으로 진입하지 않고 지금의 한미연합훈련에서처럼 치열한 긴장과 대립이 계속된다면 북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라는 이른바 최고의 ‘도발’ 카드를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는 추정을 가능케 해준다. 물론 추정이다. 이것은 우선, 이번 발사체를 쏘는 북의 행위를 미국의 군사훈련에 대한 시위용으로 볼 수 없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남북관계개선사업의 주도권을 쥐려는 꼼수로 볼 수 없게 하는 요소들이기도 하다.

 

미국의 대북전문가들은 최근시기에 북의 최대의 ‘도발’로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공통적으로 꼽았다. 핵과 미사일에 대한 ‘확산’ 가능성을 높이고 부각시켜 미국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책략이라는 것이었다.

 

그에 따르면 북이 최근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빌미로 삼아 방사포와 미사일 등을 연속적으로 발사하는 것은 단순한 군사행위가 아니다. 북의 방사포와 미사일 연속발사가 미국을 대화국면으로 끌어가기 위한 대미 군사적 압박으로 보이는 것은 그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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