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탄핵2 [시] 백정 백정권말선여덟 시간 내내 고기를 썬다 산더미처럼 쌓인 고기 뭉치 지방은 적당히 발라내고 살코기 붉음이 돋보이도록 자른다 썬다 휘두른다제법 능숙해지는 칼질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칼과 손은 이미 하나다 칼날 둔해지면 야스리 움켜잡고 날을 간다, 앞뒤로 슥 삭 슥 삭 살점마다 허옇게 들러붙은 기름덩이칼 끝 얹기만 해도 단박에 떨어지게살코기 콱 물고 버틴 뼈다구살짝 힘만 주어도 금세 발라내게바짝 간다, 세운다 칼날, 휘두를 준비가 됐다 어쩌면 전생에 백정이었을까 등판 넓고 피부 거무스름한 사내 남이 정한 신분쯤은 무시하고 제가 닦은 눈빛만은 쨍한 그런 탐관오리 수탈도 양반네 멸시도호시탐탐 집적대던 왜놈도 양놈도움켜쥔 칼 잘 세워진 날로 죄 발라내던 솜씨 좋은 그런 백정이면서 의적 때론 의병이었을까 긴 세월 슬었.. 2024. 7. 13. [시] 촛불은 용광로 되어 촛불은 용광로 되어 권말선 가는 곳을 분명히 알고 흐르는 강물 앞에 서면 절로 숙연해지고 스미어 함께 흐르고 싶어진다 촛불이 꼭 그렇다 새끼손가락 걸지 않아도 매주 거리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 피켓 꼭 쥐고 흔드는 두 손을 보라 눈비에 젖을까 꽁꽁 감싼 구호를 보라 “윤석열 탄핵! 김건희 특검!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핵오염수 방류 반대! 전쟁반대!” 백척간두에 매달려 신음하는 이 나라를 구하자는 외침이다 가슴은 뜨겁고 절실하나 노래하고 환호하고 춤추는 저 표정, 저 몸짓은 흥으로 가득 차 있다 흥에 겨워 웃고 있다 검찰독재 윤석열 정권 끝장낼 촛불 들고 맞이하는 벌써 두 번째 겨울 탄핵이 두려운 윤석열은 권력의 채찍과 한파의 채찍으로 이 촛불 끄고 싶겠지만 이제 촛불은 누구도 끌 수 없는 웅숭깊은 사랑,.. 2023. 11.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