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주통일연구소
  • 자주통일연구소
초대글 모음/기사원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

by 전선에서 2014. 2. 5.

< ISIS소장 "영변 저농축만…무기급농축은 다른 곳서">

 

 

 

연합뉴스 인터뷰…"영변 이외의 한 곳서 고농축 우라늄 제조 추정"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8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영변 이외의 한곳에서 무기급 고농축 우라늄을 제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우라늄 핵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자로 통하는 그는 특히 "북한이 모든 우라늄 농축시설을 영변 한곳에 모두 집중시켜 놓았을 리 없다"고 관측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최근 영변 핵시설 단지에 특이한 징후는 없는가.

▲북한이 실험용 경수로(ELWR)를 곧 완공할 것 같다. 저농축 우라늄을 원료로 하는 이 경수로는 군사적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다. 경수로에 쓰이는 저농축 우라늄을 처리해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북한은 이를 위해 필요한 금속인 지코니움(zirconium)과 연료봉을 만드는 기계들을 중국으로부터 구입할 가능성이 있다.

-- 북한이 재가동에 들어간 5MW(메가와트) 가스 흑연감속로는 플루토늄을 생산하고 있는가.

▲2∼3주전 촬영한 위성사진으로는 증기나 열을 발산하는 증거들이 나오지 않았다. 원자로가 지속적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듯하다. 아무래도 너무 노후화돼 시험가동 단계인 것으로 추정된다. 영변에서 생산되는 플루토늄 양은 일반적 예상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

-- 북한이 보유 중인 플루토늄은 어느 정도인가.

▲30∼40㎏ 정도다. 핵무기 1개를 만드는데 쓰이는 양은 4∼6㎏이다.

-- 우라늄 농축에 쓰이는 원심분리기 시설과 핵연료 공장의 동향은 어떤가.

▲새로운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으나 북한이 해외로부터 계속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원료와 부품들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년에 수백개의 원심분리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우리가 진짜 우려하는 것은 무기급 고농축 우라늄을 만드는 것이다. 영변 이외에 고농축 우라늄을 만드는 장소가 한곳 더 있다고 본다. 북한이 모든 우라늄 농축시설을 영변 한곳에 모두 집중시켜 놓았을 리 없다.

영변은 파키스탄으로부터 지원받은 기술과 시설을 토대로 단순히 3.5∼5% 수준의 저농축 우라늄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기급 우라늄을 만들어내기 위해 90% 이상 농축 공정은 영변 이외의 다른 장소에서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만일 영변에서 저농축과 고농축 공정을 함께 하려면 일단 저농축 공정을 중단하고 새로운 시설투자를 해야 한다. 고농축 공정 과정은 3.5→20→60→90% 식으로 단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각 단계에 맞는 캐스케이드(수십∼수천대의 원통형 원심분리기를 연결해 놓은 설비)와 그 속에 들어갈 원심분리기들이 있어야 한다.

무기급 우라늄을 농축하는 곳은 한곳 정도로 보인다. 북한으로서는 운영할 인력이 필요하고 해외에서 인프라 시설을 들여와야 하기 때문에 고농축 시설을 너무 많이 건설할 필요는 없다.

--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의 핵심부품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던데.

▲북한이 캐스케이드나 진공시설과 같은 첨단 부품과 장비를 스스로 제조하기는 힘들다고 판단된다. 이란과 파키스탄도 모두 바깥에서 사들여 온다. 북한은 핵심 부품 대부분을 중국에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 지금 북핵 협상이 교착상태인데, 최대 걸림돌은 무엇이라고 보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중단하는게 쟁점이다. 협상 이전에 프로그램을 중단하라는게 미국의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은 협상에 들어간 이후 중단한다는 입장이다. 동일한 사전조치이지만 서로 주장하는 이행시기가 다른 것이다.

-- 양측의 입장차를 좁힐 수 있다고 보나.

▲그럴 수 있지만 과연 미국이 그럴 용의가 있는지 모르겠다. 현재 미국은 에너지를 이란과 시리아 문제, 그리고 (국내문제인) '오바마케어'에 너무 많이 쏟고 있다. 이란 핵협상에 관여하는 인물들을 보라. 윌리엄 번스 국무부 부장관과 잭 설리번 조 바이든 부통령 선임 외교보좌관 등 극소수의 최고위급 관료들이 관여하고 있다. 지난 수개월간 이들은 놀랄만큼 많은 시간을 이란에 투자했다. 북한에 신경쓸 여지나 여력이 많지 않아 보인다. 특히 행정부 최고위층이 북핵문제 해결에 당장 나서려고 하지 않는 분위기다.

-- 북한이 이란 핵협상에서 어떤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보는가.

▲최종협상 과정에서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을 어느 정도 허용할 것인지, 또 어느 정도 제약을 가할 것인지가 주시 대상일 것이다. 앞으로의 협상과정에서 중요한 전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한다.

--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으로 보나.

▲북한의 정치적 결정에 달렸다. 북한으로서는 협상이 원하는 방향으로 안되고 추가적 제재에 직면한다면 핵실험을 강행할 개연성이 있다. 그러나 당장은 주저하지 않을까 싶다.

만일 4차 핵실험을 한다면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섞어서 할 가능성이 많다. 북한으로서는 현재 4kt(킬로톤) 수준의 폭발력을 10∼40kt으로까지 끌어올릴 필요성이 크다.

그러려면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함께 이용해 핵폭탄 중심부를 크게 만들어야 한다. 플루토늄을 중간에 넣고 우라늄이 이를 감싸는 방식으로 더 큰 중심부를 만들 수 있으며 성공률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rhd@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09 0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