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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트럼프가 주한미군 감축을 내놓는 이유

by 전선에서 2018. 5. 7.

트럼프가 주한미군 감축을 내놓는 이유

<분석과전망>ICBM 폐기 유도 전략이자 주한미군에 동북아평화유지군 모자를 씌우려는 전략




주한미군과 ICBM

 

뉴욕타임스(NYT)3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 국방부에 주한미군 병력 감축 옵션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를 하자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특히 미 주류세력들의 반발이 컸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지낸 켈리 맥사멘은 "주한미군은 양국 동맹에 있어 신성불가침 영역"이라고 했다. 발칵 뒤집히기는 한국사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분단적폐세력들의 반발이 심했다. 부담스러웠는지 청와대는 NYT 보도가 오보라는 말까지도 했다.

 

주한미군 감축 혹은 철수 문제는 북 ICBM 폐기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것에 따라 나오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공허한 정치공세 등 세치 혀 그리고 두 개 밖에 안되는 손바닥으로 막는다고 멈춰질 흐름이 아니다.

 

미국이 주한미군으로 평양을 겨냥하고 있는데 북이 워싱톤을 때릴 수 있는 ICBM을 없앨 수는 없을 것

북미대결전의 본질을 잘 아는 많은 전문가들이 오래 전에 그렇게 말했었다. 주한미군이 평양을 겨냥하고 있는 현실이 바꿔지지 않는다면 북 입장에서는 북미 간에 불가침조약과 평화협정이 나온다하더라도 그것들을 신뢰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상식이다. 코 앞에 주한미군을 두고서 북의 체제안보 위협이 해소될 수는 없는 것이다. 역 주장도 있다. ‘워싱톤을 겨냥할 수 있는 북의 ICBM이 있는데 미국이 평양을 겨냥하고 있는 주한미군을 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북의 ICBM이 있는 한 불가침조약이나 평화협정이 나온다 하더라도 미국의 안보위협은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북미 간 현실을 제대로 담고 있는 근본적 이야기들이다. 주한미군 문제와 ICBM 문제가 북미 간 핵심 쟁점으로 돼 있는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현실적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북미정상회담을 둘러싼 현시기 북미대결전에서 핵심문제가 주한미군과 ICBM로 돼 있다는 것은 사실, 놀라운 일이다. 그 동안의 북미대결전은 북 핵미사일 능력고도화를 둘러싼 대결로서 본질적으로는 체제 대결이었다. 미국이 북에 대해 세계적 범주의 경제제재를 가하고 여기에 인권문제 등으로 정치외교압박까지 결부시켜왔다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에 와 주한미군 문제와 ICBM 문제가 북미 간 핵심쟁점으로 부각했다는 것은 북미대결전이 체제대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아울러 북미대결전이 막바지를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북미 간에 주한미군과 북 ICBM이 핵심쟁점으로 부상한 것은 북이 지난 해 1127일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것 그리고 올 420일 핵동결을 결정한 것을 그 결정적 배경으로 한다. 북이 조선노동당 전원회의를 소집해 핵미사일 시험 중지와 핵시험장 폐기를 결정한 것은 단순한 선언이 아니었다. 국가보다 상위 범주인 당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핵동결을 결정하고 그것에 뺄 수 없는 쐐기까지도 박은 것이었다. 미국 입장에서 핵동결에 관한 한 그 보다 확고한 것이 있을 수가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놀라워하며 박수치고 환호했던 이유다.

 

ICBM 폐기 유도 전략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미 주류사회와 한국 분단적폐세력들의 반발 그리고 개혁진영의 조심스러운 태세는 사실, 별 중요하지 않다. "주한미군은 양국 동맹에 있어 신성불가침 영역"이라고 한 맥사멘의 입장에서 역설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맥사멘의 입장은 주한미군 주둔과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일리가 있다. 그렇지만 현실에서는 별 다른 의미를 갖지 못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안보정치적 이익을 생산해내고 한국의 안보를 지켜주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주한미군은 북의 ICBM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는 워싱턴의 안보를 지키는 문제와는 크게 관련이 없다. 그런 점에서 맥사멘의 입장은 눈 앞에 펼쳐진 현실에 눈을 감고 책상머리에서 내놓은 공허한 주장에 불과하다. 이른바, 근본주의다. 국가권력기관에서 배제된 전문가들이 흔히 저지르곤 하는 대표적인 오류다. 한국사회의 분단적폐세력들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기 위해 주구장창 구사하는 공허한 정치공세와 많이 닮아 있기도 하다.

맥사멘 입장의 치명적 결함은 주한미군으로 한국을 지켜주는 게 좋은 것인지 아니면 북한의 ICBM을 없애 워싱톤의 안보를 지키는 게 좋은 것인지 답하라라는 워싱턴 시민들이 내놓을 법한 우려에 아무런 답도 못된다는 데에 있다.

결국, 현 시기 미국은 워싱턴의 안보를 위협하는 북의 ICBM이냐 아니면 한국의 안보를 지켜주는 주한미군이냐를 놓고 양자택일을 해야하는 상황에 내몰려 있는 셈이다. 미국 경제와 미국 안보를 우선시하는 것이 트럼프 독트린인 ‘America First’. 미국이 맞닥뜨리고 있는 안보위협에 트럼프 대령이 답을 내놓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다. 미국이 그러한 지경에 도달한 것은 미 자본주의 내적 모순의 극대화 그리고 북의 핵무력 완성에 기초한 핵동결 결정이 강제한 현상이다. 그 이외의 그 어떤 것으로도 설명이 불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 감축이 대단히 현실적이며 또한 실용주의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감축 의미는 복잡할 것이 없다. 명료하다. 자신은 주한미군을 감축할 것이니 김정은 위원장은 ICBM을 폐기하라는 것이다. 워싱톤의 안보위협을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안보현실을 직시한 결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감축은 결국, ICBM 폐기를 유도하기 위해 내놓은 전략인 것이다.

 

주한미군에 동북아평화유지군 모자를 씌우기 위한 전략

 

주한미군은 본질상 두 개의 모자를 쓰고 있다. 유엔사령군 모자와 주한미군사령군 모자다. 흔히 유엔사령군에서는 대북고립압살전략이, 주한미군사령군에서는 대한국종속전략이 나오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주한미군이 갖는 그 두 가지의 기능을 기계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면 일리 있는 견해다.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은 유엔사령군 모자는 벗어야한다. 이때, 미국의 준비된 계산이 작동할 것이다. 이른바, 동북아평화유지군이다. 북에 밀려 주한미군에서 대북적대성은 없애되 다만 한국에 대한 종속적 지배력은 계속 유지하고자 미국이 이미 오래 전에 만들어 돌리고 있는 것이 동북아평화유지군이다.

결국, 트럼프의 주한미군 감축은 주한미군에 동북아평화유지군이라는 모자를 씌우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선제적으로 내돌리고 있는 사전작업이다.

 

우리민족이 주도하는 한반도 정세와 동북아정세 더 나아가 세계정세에서 주한미군의 운명문제는 이렇듯 매우 구체적인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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