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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미국, 또 다시 ‘수렁’에 끌려들어가나

by 전선에서 2014. 9. 11.

<분석과전망>오바마의 시리아 공습 결단의 의미와 전망






시리아 공습 결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마침내 '이슬람 국가'(IS)를 소탕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었다. IS의 근거지가 있는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결단하게 된 것이다. 10일 백악관 스테이트 플로어에서 한 정책연설을 통해서였다. 10일은 20019·11 테러 13주년을 하루 앞둔 날이다. 그만큼 비장했다.

오바마는 “IS를 분쇄하고 궁극적으로는 파괴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한 IS파괴전략으로 오바마는 IS에 대한 체계적 공습 이라크와 시리아 내부세력 지원 실질적인 테러방지능력 강화 인도적 구호노력 강화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초강수다.

오바마의 시리아 공습 결단에 따라 미군의 움직임도 곧바로 구체화되었다. 항공기에 의한 공습과 해상 발사 토마호크 미사일이 합쳐진 작전이 그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10일 보도했다.

터키 남부 인지클릭 공군기지, 바레인의 이사 공군기지, 페르시아만에 배치된 조지 H. W 부시 항모타격전단 등 모두 7곳에서 항공기가 발진되게 될 것이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지중해에 배치된 미사일 구축함 콜 호 (DDG-67)에서 날아오르게 된다. 미사일 구축함 콜 호는 BGM-109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다. 450의 고폭탄 탄두를 탑재해 가공할만한 공격력과 정확도를 자랑하는 미사일이다. 최대 사거리가 무려 1700에 달한다.

 

두 개의 전선

 

시리아 공습 결단은 IS에 대한 공세를 IS 소탕이라는 목표에 정확히 포치시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IS에 대해 미국이 보여주었던 그동안의 공세는 본격적인 군사공세라기 보다는 정치적 전선으로서의 의미가 더 커 보였다.

공세는 이라크에 국한된 것이었다. 이라크는 IS의 근거지는 아니다. 다만 주요활동무대에 불과하다. 공세 역시도 직적접인 것은 아니었다. IS와 전선을 치는 이라크 정부군과 쿠르드 군을 지원하는 역할에 초점을 맞추는 제한적 공습이었던 것이다.

 

제한적 공습기조를 시리아 공습이라는 적극적 공습기조로 전환했다는 것은 미국의 대중동전략에서 매우 큰 의미는 갖게 된다.

 

오바마의 발언 중에는 이라크와 관련해 "지난 61일 수백 명의 미군을 파견했고 그들이 임무를 완수해 새로운 이라크 정부가 들어섰다"면서 "훈련, 정보습득, 장비 등의 측면에서 이라크 및 쿠르드군을 돕기 위해 475명의 미군을 추가로 파견할 것"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이 기존의 이라크전선이다.

오바마가 시리아공습결단을 하면서 "우리는 국민을 테러 대상으로 삼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믿지 않는다. 대신 IS와 같은 테러리스트에 맞서 싸우는 반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기존의 이라크 전선 말고 또 하나의 전선으로 시리아전선을 치게 되는 셈이다.

 

이라크 공습을 강화하면서도 동시에 시리아로 그 공습을 확대한다는 시리아 공습 결단은 결국 미국이 중동에 두 개의 전선을 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급격한 대중동전략 변화이다.

 

그러나 오바마가 그리도 피하고 싶었던 상황이었다. 오바마가 중동지역 전쟁에 발을 들여놓는 것을 어떻게든 자세하려고 해왔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201112월 이라크에서 철군을 한 이후부터였다. 이라크전을 성공적인 '종전'(終戰)으로 마무리했다는 것을 강조하며 오바마는 이를 자신의 외교적 업적으로 선전해왔던 터였다.

이것이 오바마가 시리아 공습 결단이라는 결론을 내리기까지에 오랜 기간이 걸렸던 것 그리고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는 신중함이 동반되었던 이유였다.

 

미국인 2명의 참수

 

오바마가 시리아 공습을 결단하게 되었던 데에는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이 있었다. 미국인 기자 2명이 IS로부터 참수당하는 사건이 그것이었다.

2주간에 걸쳐 일어났던 미국인 참수는 미국인들을 순식간에 불안과 공포로 몰아갔다. 월스트리트저널과 NBC10일 미국 유권자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는 명확하게 확인된다.

그 조사에 의하면 20019·11테러 이전과 비교할 때 지금이 더 안전한지를 묻는 말에 미 국민 26%만이 '그렇다'고 답을 했다. '그렇지 않다'는 답변은 47%에 이르렀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19%포인트나 높아진 수치였다.

 

미 국민들의 불안은 IS가 미국-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 본토 침투를 꾀한 적이 있다는 뉴스를 통해서 더 증폭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11일자 보도에 의하면 국토안보부 정보 분석 담당 프랜시스 타일러 차관은 10일 연방 상원 국가안보상임위원회에 출석해 IS 조직원들이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미국-멕시코 국경을 통한 미국 본토 침투를 꾀한 정황을 포착한 사실이 있다고 말한 것이다.

 

이 뿐이 아니다. 존슨 국토안보부 장관의 발언도 그에 못지않았다. 그가 백악관이 오는 10월 극단주의 테러 활동 방지를 위해 정상 회담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것이나 미국 외교협회 연설에서는 "미국에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국가 국적자 가운데 시리아나 이라크를 오간 적이 있는 사람을 찾아내 감시하는데 힘쓸 것"이라고 말한 것 역시 미 국민들의 불안을 더욱 증폭시키는 것이었다.

 

조사에서 미국인들의 거의 대부분인 61%"IS 군사공격은 미국 이해에 부합"한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이 결과는 지난해 시리아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이 문제가 되었을 때 21%만이 미국의 군사행동을 지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놀랄만한 결과이다. 미 국민들이 IS로 인해 겪게 되는 불안감이 얼마나 큰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이다.

조사에는 간과할 수 없는 또 하나의 내용이 있다. 오바마에 대한 지지율이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는 것이 그것이다. 국정 전반에 대한 지지율은 40%, 외교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32%이었다.

 

이것들은 오바마의 시리아 공습 결단이 미 국민들의 불안에 바탕한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동시에 11월에 있을 중간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결단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한다. 오바마는 상원에 이어 하원까지 공화당에 내줄 형국에 내몰려 있는 상황이다. 여소야대는 오바마의 레임덕을 가속화시키는 결정적 원인으로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되게 내놓고 있는 견해이다.

이것들은 시리아 공습 결단이 불안에 못 이긴 미 국민들의 여론에 밀리고 선거전략적 이해관계를 앞세운 것에 따른 정치적 결과임을 보여준다.

 

또 한 번의 수렁인가

 

문제는 오바마의 시리아 공습 결단이 ‘IS 소탕이라는 목표를 실현시켜줄 것인가에 있다.

"정부가 이번 사안에 대처하는 데서 미 의회의 초당적 지지를 확보했고, 나는 IS 위협을 격퇴하고 물리칠 권한을 갖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4대 전략을 설명하면서 한 말이다. 이에 따르면 오바마는 미 의회의 승인절차 없이 언제든 시리아 공습을 감행 할 수 있는 전권을 쥐게 된다.

그러나 이것이 IS파괴라는 최종목표를 실현할 수 있게 해줄 수 있게 될지는 누구도 쉽게 장담하지 못한다. 오바마도 언급했듯이 국가도 아닌아닌 IS 격퇴에 국제사회의 실질적 지원이 얼마나 나올 수 있을 것이며 또한 시리아 공습이 적극적 공세이기는 하지만 지상군이 제외된다는 한계를 갖고 있는 것이어서다.

 

"(cancer)을 근절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

오바마 대통령이 4대 전략 설명 후에 한 발언이다. 여기에서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상기한 것이 있었다. ‘이라크의 수렁이 그것이었다. 중동에서의 미국이 새롭게 치는 두 개의 전선이 미국을 다시 이라크의 수렁으로 몰아가는 징후로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을 한 것이었다. ‘이라크 수렁은 미국이 지난 2003년부터 2011년까지 8년간 이라크에서 악몽 같은 전쟁을 치루는 과정을 묘사한 말이다.

 

결국 이 모든 것은 미국인 참수가 미 국민들을 불안에 빠뜨렸다고 한다면 미 국민들의 불안감은 또 다시 미국을 이라크의 수렁으로 빠뜨리는 것으로 작동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설령, 그것이 아니더라도 분명한 것은 있다. 아시아귀환정책을 펴고 있는 미국을 IS가 중동에 다시 붙들고 있는 형국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사람들은 머지않아, 시리아에 있는 IS의 본거지를 향해 빛의 속도로 날아가는 미국의 최신예 토마호크 미사일에서 아시아로 귀환하려고 했으나 여전히 중동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오마마의 곤혹스러운 표정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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