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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

[시] 못내 아까운 그대에게

by 자주통일연구소 2026. 10. 29.

못내 아까운 그대에게
- 이태원참사 4주기 추모시

권말선

2022년 10월 29일 그 날 이후
다시 우리가 확인한 것은
죄 있는 자들은 결코
스스로 형벌의 마당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
참사의 진상규명도 책임도 기억도
그 무엇도 입에 담지 못한다는 것
구청장이었던 자도
장관, 시장, 대통령이었던 자도
아까운 청춘들 목숨의 무게 감당하기보다
위선의 장막으로 도망치기 바빴고
보호의 손길 대신 참사의 고통에
사람들을 밀어 넣길 택했다는 것

그날 이후 뼈저리게 목도하는 것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고통에 빠진
바로 그 사람들이 일어나
이 거리를 눈물로 쓸고 닦고 있다는 것
가족을, 사랑을 잃고
캄캄한 어둠에 빠졌어도
그 사랑의 존엄 회복하려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외치며
참사 없는 안전한 사회! 외치며
반성과 기억으로 추모하는 세상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

아까운 사람아!
못내 아까운 사랑아!
엄마, 아빠가, 우리 이웃이 모두 함께
눈물로 이 거리 다 닦아내는 날
환히 다 닦아낸 그날에는
그대 잠시 밤하늘 별빛 내려놓고
지상으로 오렴
안아주렴 속삭여주렴
사랑한다고 그리웠다고
항상 옆에 있다고
세상 가장 따뜻한 보라색으로
모두를 물들여주렴


용산에서 진행된(28일, 이태원광장)이태원참사 4주기 추모식 장면, (c)김은희 중구용산촛불행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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