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내 아까운 그대에게
- 이태원참사 4주기 추모시
권말선
2022년 10월 29일 그 날 이후
다시 우리가 확인한 것은
죄 있는 자들은 결코
스스로 형벌의 마당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
참사의 진상규명도 책임도 기억도
그 무엇도 입에 담지 못한다는 것
구청장이었던 자도
장관, 시장, 대통령이었던 자도
아까운 청춘들 목숨의 무게 감당하기보다
위선의 장막으로 도망치기 바빴고
보호의 손길 대신 참사의 고통에
사람들을 밀어 넣길 택했다는 것
그날 이후 뼈저리게 목도하는 것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고통에 빠진
바로 그 사람들이 일어나
이 거리를 눈물로 쓸고 닦고 있다는 것
가족을, 사랑을 잃고
캄캄한 어둠에 빠졌어도
그 사랑의 존엄 회복하려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외치며
참사 없는 안전한 사회! 외치며
반성과 기억으로 추모하는 세상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
아까운 사람아!
못내 아까운 사랑아!
엄마, 아빠가, 우리 이웃이 모두 함께
눈물로 이 거리 다 닦아내는 날
환히 다 닦아낸 그날에는
그대 잠시 밤하늘 별빛 내려놓고
지상으로 오렴
안아주렴 속삭여주렴
사랑한다고 그리웠다고
항상 옆에 있다고
세상 가장 따뜻한 보라색으로
모두를 물들여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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