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공산주의자
권말선
우리 어머니는 정이 많으셔서
음식이든 과일이든 나누길 좋아하셨고
온화한 품성에 사 남매 키우시며
큰 소리 한 번 내지 않으셨지
마을 대소사 책임지고 도맡으시며
이웃도 다 한가족인 양 대하셨지
부지런하셔서 잠시도 쉬지 않으시고
집안일 밭일 바닷일 달려가셨어
우리 어머니, 마음씨도 착하셔서
어려운 사람 아픈 사람 더 챙기셨고
책 읽기 수놓기 노래 부르기
틈틈이 즐기신 멋쟁이셨어
공손하고 예의바름에 엄격하셔서
몸소 본보기로 가르치신 분
전쟁과 폭압과 가난을 견뎌 온 삶에도
사람에 대한 따순 사랑 놓지 않으셨지
저 남도 호랑발톱 아래 섬마을에 살며
언젠가 만났던 북녘 처자 그립다시며
고운 얼굴 다시 볼 그날도 고대하셨지
생각할수록 우리 어머닌
소박하게 사셨어도 참 훌륭하신 분
함께 일하고 함께 나누는 세상
서로 돕고 위해 주며
따뜻한 정으로 사는 세상
공산주의 진의가 그러하다면
우리 어머니는, 어머니야 말로
내가 만난 최고의 공산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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