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이 꿈꾸는 나라1 [시] 촛불이 꿈꾸는 나라 촛불이 꿈꾸는 나라 권말선 선생님! 마른 잎 우르르 떨구는 늦가을 나무를 올려다보며 우리도, 우리 촛불도 저 나뭇잎처럼 되면 좋겠다고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저 많은 잎새를 보셔요 한 점 망설임 없이 땅으로 떨어지고 새봄을 꽃피우기 위해 썩기를 마다하지 않는 선생님, 우리도 지금 그 나뭇잎이어야 합니다 한 장의 나뭇잎은 결코 거름이 될 수 없습니다 한 줌의 나뭇잎으로도 턱없이 모자랍니다 길고 매서운 겨울 다 덮을 수 있게 모이고 또 모여야 합니다 털어내고 긁어내고 짓밟아 없애려 해도 끝내 어쩌지 못할 만큼 넘쳐나야 합니다 그래야 새순 돋는 새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선생님! 나무가 잎을 떨구지 않는다면 떨어진 잎이 썩기를 주저한다면 여기저기로 제각기 흩어져버린다면 새순도 꽃도 열매도 벌레도 새도 숲도 어여쁘고.. 2023. 1.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