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 풍경1 [시] 까치와 뱀과 밤나무는 몰랐던 이야기 까치와 뱀과 밤나무는 몰랐던 이야기 권말선우리가 마주 보고 앉아 웃던 날에 그녀는 창밖만 보면 까치를 찾았고 까치처럼 볼록 퉁기는 목소리로 어, 까치가 새로 집 짓는다 어, 오늘은 까치가 세 마리네 저 까치 두 마리 서로 싸운다 고 조잘댔지, 까치 까치 까치 그랬지 우리가 마주 앉아서도 웃지 못할 때 나는 창밖을 무심코 바라보다 어제 밤비에 논과 논 사이 도랑물 콸콸 불어난 걸 새삼 놀라워하며 저 물에 뱀 몇 마리 떠내려가겠네 며칠 새 도랑 다시 홀쭉해졌을 땐 뱀 몇 마리 젖은 풀숲 슥슥 헤치겠네 뱀 이야기 속으로만 뱀 뱀 거렸지 둘이 철부지처럼 좋아라 웃던 날에 창밖은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났고 놓친 접시 조각에 베인 듯 아플 땐 봄 지나 또 여름이었지 남이야 상처로 쓰리건 말건 까치는 뱀은 풀꽃, 밤나.. 2024. 7. 3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