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너희처럼1 [시] 어깨동무 어깨동무 권말선 가로수 밑동에 고들빼기 한 포기 돋아났다 껍질이 깨지고 갈라진 나무는 딱 봐도 나이 많고 갓 움튼 고들빼기는 새포름한 연두색이다 언제였을까, 순한 연둣잎 움 틔웠던 나무의 그때는 오기나 할까, 나무의 키만큼 자랄 고들빼기의 나이는 색깔도 달라 키도 덩치도 달라 나무와 풀, 한 생도 달라 그래도 나란히 선 저 둘은 보기만 해도 얼마나 다정한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얼마나 어여쁜지 제 가진 자리도 내어주고 비바람 피할 품도 내주고 해를 받는 방법도 알려주면 하늘거리는 노래로 보답하는 저 둘은 만나자마자 이끌린 다정한 동무여라 따뜻한 의지여라 사랑하는 사이여라 서로 다른 모습일랑 탓하지 않고 서로 가진 것으로 정을 나누는 착한 고들빼기와 듬직한 가로수의 봄날 따사론 한 폭의 동화처럼 남과 북 우.. 2022. 4.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