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0일1 100일, 광화문에서 100일, 광화문에서 - 권말선 이미 젖은 몸이나마 마구 쏟아지는 비 피한답시고 작은 우산 받쳐 들고 집으로 돌아가면 된다 나는 넓은 바다 한 가운데서 낡아진 구명조끼 하나 입고 아니 그마저도 없이 두렵고 춥고 떨리고 보고팠을 텐데 피할 곳도 없이 움직일 수도 없이 두렵고 춥고 떨리고 너무도 간절히 보고팠을 텐데 너는 아직 집으로 다 돌아오지 못하고 있구나 다리가 아프다고 배가 고프다고 비에 다 젖었다고 호들갑을 떨지 못했다 엄살을 떨지 못했다 네 앞에서 희망의 끈 놓지 않으려 아등바등 매달리다 손가락이 부러졌다. 손톱이 빠져나갔다. 그러느라 얼마나 울었으랴 두렵고 아프고 힘들었으랴 얼마나 사무치게 보고팠으랴 아, 분홍꽃 같은 너는 '특별법 제정!'의 뜰 광화문에서 그러나 아가야 거침없이 쏟아지는 빗줄기.. 2014. 7.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