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1 [시] 멸치, 푸르다 멸치, 푸르다 권말선 깎아놓은 손톱 같은 하얗고 자잘한 멸치떼 접시에 소복 담고 보니 눈이 눈들이 파아랗다 바다에서 떼어 낸 물기 잃은 마른 몸 눈망울만 파랗게 젖어 있다 바다에서 건져질 때 숨 쉴 수 없어 두 눈에 후닥 머금고는 나와 눈 마주친 순간 일제히 쏴- 쏟아낸 짠물 멸치 눈물에 빠진 나는 파도에 휩쓸리다 바다에 잠겨 들다 숨 쉴 수 없어 그만 두 눈을 후닥 감았다 제 작은 몸 다시 저 너른 바다에 찰박이고픈 유유히 흐르고픈 뻐끔거리고픈 그리움 몸부림 울음으로 푸르게 파-랗게 아찔하게 환장하게 멸치 눈이 (2022. 08. 28) 2023. 4.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