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세1 [시] 동지여, 만세 동지여, 만세 권말선 우리가 돌이라면 상처 많고 그을린 돌이 될까 총알 피해 산으로 쫓겨온 올곧은 사람들 숨겨주고 대신 총 맞아주던 단단한 돌이 될까 가마솥 등에 업고 바알갛게 익어가며 죽 한 그릇 끓여 내 주던 뜨거운 돌이 될까 총알에 파인 자리 세월 따라 이끼 끼고 찬비 눈서리 흙먼지 쌓이면 어느 봄 바람결에 꽃씨 내려앉겠지 피빛 상처에도 아랑곳 없이 뿌리 내민 자그만 꽃 보듬어 줄 우리 그런 돌 하나 될까 우리가 햇살이라면 낡고 닳아진 햇살로 될까 태양 온기 한아름 안아다 축축하고 어둔 가난의 맨 밑바닥까지 쉼 없이 나르는 햇살 웃음으로 차 넘칠 세상 그리며 어둠이란 어둠 다 몰아내고는 기쁘게 사그라질 햇살로 될까 낡아지고 닳아져도 저 태양에게 다시 생명을 얻어 조국이 가리키는 곳이면 어느 그늘 어.. 2019. 1.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