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야, 들쭉 따러 가자
아이야, 들쭉 따러 가자 권말선 눈이 초롱한 귀여운 딸아, 아들아 나랑 들쭉 따러 백두산 기슭에 가자 바람 싱긋한 8월, 산은 야생 열매들의 짙푸른 천국, 들쭉나무 온 산에 융단 같겠지 알롱달롱 달린 조그만 열매들 따다 냠냠 먹노라면 들쭉 단물에 젖어 시간이 거꾸로 흘러도 모르겠지 산토끼, 어린 곰, 겅충뛰는 사슴도 모여들고 태양이 눈부신 동산에서 얼룩덜룩한 얼굴도 아랑곳없이 온종일 와르륵 기쁨에 들뜨겠지 해거름 산을 내려갈 땐 아이야, 그 길을 기억해 두었다가 태양이 찬란한 어느 여름에 꼭 다시 오거라 너희 어린 아들, 딸들 데리고 더불어 들쭉전설도 들려 주렴 깊은 산 속에서 길 잃은 장수가 열흘넘게 굶다가 탐스런 적자색 열매를 실컷먹고 기운을 차렸다는 들의 죽, 그렇게 고구려 장수의 기운도 항일혁명가..
2014. 3.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