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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어머니의 아가(我歌) 어머니의 아가(我歌) 권말선 무던아, 착하고 순한 우리 아가야 잘 먹고 잘 자느냐 잘 자라고 있느냐 엄마를 힘들게 하진 않느냐 이 할미가 너를 돌보다 잃어버린 줄 알았구나 엄마가 데려간 줄도 모르고 잃어버린 줄만 알았구나 네가 너무 보고파서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한다 할머니 보러 오렴 할미가 다 나으면 너를 보러 얼른 갈게 보고 싶은 무던아, 진짜 이름은 뭔지 몇 개월이나 됐는지 기억 따위 없어진들 어떠냐 꽃 같이 나비 같이 예쁜 아가 왼종일 밭매고 들어와도 무던히 기다려주던 어쩌면 그 아가 시집간 딸아이가 낳은 귀하디 귀한 아마도 그 아가 더 많이 사랑해주지 못했던 조금 더 안아주고 싶었던 후회와 아쉬움이 남아 성근 기억 한 끝을 붙안고 보채며 놔주질 않는구나 할미를 부르는 네 옹알이 먼 기억 속 네 .. 2022. 3. 18.
[시] 순무꽃 순무꽃 권말선 어여삐 농사지어 꾸러미에 챙겨주신 땅땅한 순무 하나 부엌 창문 아래 숙제처럼 쟁여두고는 ‘순무김치 담그는 법’ 검색하고 며칠 ‘담아야지’ 생각하고 며칠 ‘무청이 자라네?’ 쳐다보고 또 며칠 ‘어머, 많이 자랐네!’ 하고는 또 며칠 그 사이 녀석은 홀로 제 몸의 수분 죄 끌어다 무청을 살찌우고 자란 무청 발돋움으로 햇빛을 따먹으며 양분이란 양분 다 끌어모은 끝에 노란 별꽃 타다다닥 터트렸다! 동안 얼마나 조마조마했으랴 혹시라도 냉큼 들어 올려 껍질 벗기고 조각을 내고 마늘, 고춧가루 휘휘 둘러 와삭와삭 씹어 삼키지나 않을까 발소리마다 놀래 잠 설쳤는지 쪼그라들고 검버섯마저 폈구나 흙 한 줌 없이 넉넉한 볕도 없이 물 한 모금도 없이 오로지 제 의지로만 노란 꽃무리 피워 낸 순무의 분투에 그제.. 2022. 3. 16.
[시] 칼과 촛불 칼과 촛불 - 20대대선, 윤석열 당선을 보며 권말선 촛불이 흩어지고 떠난 자리에 미친 칼 하나 고개를 쳐들다. 온갖 잡신이 올라탄 부채, 오방색 요사한 옷, 짤랑대는 방울 소리, 곡성哭聲 부르는 칼춤의 시간 오고야 말았구나 국정농단의 박근혜 사기꾼 이명박 폭압의 전두환과 무능했던 전직들 친일의 박정희 전쟁광 이승만까지 잘도 버무려져 환생했구나 저 칼 윤석열이라는 칼 저 적폐의 응집 뒤에 손잡이를 움켜쥔 놈들의 흥에 취한 ‘乾杯(간빠이), Cheers(치어스)’ 소름 돋는 제국의 환호까지 그러니 다시, 촛불의 시간 못다 한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 촛불의 사명 이어가야 할 시간 뜨겁게 타올라 칼을 녹이고 손잡이를 태우고 손잡이 움켜쥔 악을, 몸통을 다 태우고 이겨야만 할 시간 촛불이 횃불로 부활해야만 할 시.. 2022. 3. 10.
[시] 한 방울의 노래 한 방울의 노래 권말선 고향 떠나올 때 어머니 내 등을 쓸어주시며 어디든 가거라 끝까지 가거라 두려워 말아라 고향 떠나는 날 내 동무들 큰 강줄기로 작은 냇물로 가는 고랑으로 흩어질 때 서로 손 흔들어 주며 힘차게 나아가자 어디에 있든 서로를 그리워하자 어렵고 느린 걸음이라도 우리 닿는 그 끝 혹 상처에 패인 자리라도 다시 생명이 피어남을 믿으며 웃으며 어머니의 혼 어머니의 생명 어머니의 사랑 어머니의 그리움 다 쏟아붓고 나 다시 돌아갈 곳 있으니 길 잃지 말라는 한결같은 신호 그리워한다는 두근거림으로 언제나 기다려주는 품 나의 호수 나의 어머니 나의 심장이어라 2022. 3. 8.
[시] 나의 선택 나의 선택 - 2022 대선을 앞두고 권말선 이제 선택의 시간 앞에서 나는 통일 만을 생각한다 미국이 던져주는 모이만 바라며 날기를 포기한 채 땅바닥만 쳐다보는 길들여진 새 다들 우아한 비둘기가 되셨는지 평화, 평화만 부르짖고 통일은 입 밖에 꺼내기를 두려워하는 자들이여 언제부터 통일이란 두 글자가 낮은 음이 되었는가? 묵음이 되었는가? 이러다 결국 없애 치우고 말 건가? 왜? 통일이 없으면 언제나 벼랑 끝 삶 뿐이라고 분단의 긴 세월 온 강토가 몸서리치며 외쳤건만 통일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낡은 비둘기들 앞에서 꿈 꾸기를 포기하지 말자고 단 하루라도 통일, 통일만 이야기 해 보자고 다시 날개를 펼쳐 북으로 남으로 날아보자고 목 놓아 울부짖고 싶은 선택의 날이다 2022. 3. 8.
[시] 내 감나무에게 내 감나무에게 권말선 너랑 나랑은 동무였다 어린 발돋움 어린 매달림 다 받쳐주고 다 받아주던 너는 내 동무였다 너에게만은 낯가림 모르던 꼬마 늘 네 근처를 뛰놀던 아이 우린 서로 만문은 ¹ 동무였다 봄이면 왕관 같은 꽃을 겨울엔 달디 단 곶감을 여름엔 네가 툭 쳐서 떨궈준 옆집 살구를 줘 먹으며 자랐다, 또 네 긴 가지 그늘에 숨은 딸기랑 무리 ² 도 따먹으며 아무 때나 올려다보며 홍시 달라 칭얼대던 밟고 기대고 매달리며 올라가겠다 졸라대던 내게 너는 보모였고 놀이터였고 또 선생이었다 나이 오십 넘어서도 여전히 너는 나의 동화 고향집을 추억하노라면 맨 먼저 떠오르는 갈망 그래 나는 아직도 나무란 나무를 보면 맥지 ³ 오르려 욕심내나 보다 허나 돌아보건대 내 사랑은 얼마나 얄팍한가 그토록 아끼던 그토록 아.. 2022. 2. 21.
[고사문] 2022 임인년 대보름 지신밟기 유 세차 임인년 정월 대보름을 맞이하여 아직은 겨울날의 쌀쌀함이 대지에 가득하고 몇 년간을 이은 코로나로 지친 몸과 마음이나 도도한 역사를 품고 밝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용산구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지극한 마음을 모-두 담아 용산미군기지 온전한 반환과 코로나 퇴치 그리고 용산구민의 만복을 기원하며 용산구민들과 용산풍물패 미르마루가 꽹과리, 태평소, 징, 장구, 북을 앞세워 용산의 곳곳을 다니며 지신밟기를 했습니다. 2022년 정월 대보름 지신밟기는 먼저 용산에서 태어나 일제의 심장에 수류탄을 날렸던 이봉창 의사를 기리며 이봉창 광장에서 시작했습니다. 용산행복중심생협 앞에서 이 땅의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농민들의 만복을 빌었고 외세에 맞서 동학농민항쟁을 펼쳤던 녹두장군 전봉준의 뜻을 기렸습니다. 효창공원에서는.. 2022. 2. 18.
[시] 삼지연시 가는 길 삼지연시 가는 길 권말선 백두밀림 사방에 휘감은 채 저도 나무인 양 해님 향해 솟은 지붕들 빨강 파랑 노랑 초록으로 손짓하는 저기 삼지연시로 갈래, 가 볼래? 색동의 집집이 기지개 켜는 아침과 꽃 같고 새 같은 아이들 뛰노는 한낮과 밀림의 자장가 이슥토록 물드는 밤 동화책 속인 듯 꿈속인 듯한 마을들 너와 나 다르지 않으니 거기서 기꺼이 우리도 나무인 양 뿌리 묻고 살아볼래? 누구라도 언제라도 가 보고 싶은 백두산이 너른 품으로 안아주는 곳 길 잃고 헤매면 손잡아 이끌어줄 밀림의 나무들이 거리를 지키는 곳 친근한 그리움이 날마다 손짓하는 저기 삼지연시로 지금 가 볼래? 마을마다 거리마다 집집마다 수많은 사연 감동으로 넘실대고 하나의 핏줄로 맥박치는 거기, 우리 그리던 고향이라 우기며 살아볼래? 새들도 황.. 2022. 2. 18.
[시] 덕분에 사는 삶 덕분에 사는 삶 권말선 사람들 덕분에 산다 쌀과 찬거리 책과 꿀과 차 그리고 잘 있냐는 전화 한 통 그 따수운 사랑 덕분에 무사히 하루하루를 산다 사랑도 강물 같아서 유유히 흘러야 더 아름다운 법 그러니 그 맥을 이으며 살자 사람들에게서 받은 정을 누군가에게로 계속 흐르게 하자 내게서 끊어지지 않게 하자 세상 의지할 곳 찾지 못해 홀로 떠나는 사람들 다시는 없어야겠기에 36.5℃ 사람의 온기 태어날 땐 그저 받았으나 살면서는 정으로 지키는 온기 오늘은 누구에게 나눌지 내일은 무엇을 나눌지 더 고민하고 더 궁리하자 벗이여, 우리 그렇게 살자 덕분에 살아온 삶이었듯 더불어 살아갈 삶이기에 2022. 2. 4.
2월, 명절을 맞이하며 역동의 한 해가 될 2022년 1월이 지났다. 또 다른 설레임 2월은 설날과 함께 왔다. 북은 지난 1월을 북미대결전에서 잊지 못할 한 달로 만들었다. 북에선 ‘조국의 1월’이라고 했다. 북이 한 달 동안 7차례나 미사일 발사를 한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김정은 시대’ 처음이다. 5일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로 그 시작을 뗐다. 북은 14일, 의주에서 전술유도탄을 시험발사했다. 열차에서 발사된 2발의 전술유도탄은 고도 36㎞에서 마하 6 속도로 430㎞을 날아 동해의 ‘알섬’을 명중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미국이 해외에 갖고 있는 최대의 평택 '캠프 험프리스'를 겨냥한 것이라고 했다. 그에 앞서 북은 1월 11일, 극초음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가 거리.. 2022. 2. 1.
[시] 학살자를 보았다 학살자를 보았다 - 산내 골령골, 노근리 쌍굴다리를 다녀와서 권말선 우리는 보았다 1950년 여름의 골령골 전쟁보다 한 발 먼저 달려와 미친 듯 날뛰던 학살의 만행을 끝도 없이 트럭에 실려 온 사람들이 한 순간 주검이 되어 구덩이에 묻히는 걸 그 날, 선량한 사람들에게는 총을 든 군인도 경찰도 학살의 지휘관 미군도 모두 적이었다 우리는 또 보았다 전쟁을 모르던 산골사람들 전쟁을 핑계로 허허벌판으로 내몰고는 비행기에서 포탄 마구 쏟아 붓는 걸 노근리 쌍굴다리 아래 살자고 들어간 사람들에게 다 죽이겠노라 작정하고 쉴 새 없이 총알 퍼붓는 걸 울음을 뺏긴 아이들, 피를 토한 어른들 미군이 저지른 72시간의 학살을 우리는 아직도 보고 있다 우리 가까이 있는 학살자를 그 때 미국이 퍼붓던 총포는 이제 전쟁연습으로.. 2021. 11. 28.
[시] 전두환이 죽었다 전두환이 죽었다 권말선 평소 미워하던 사람이라도 설령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의 죽음 앞에서는 잠시 명복을 빌어주는게 우리네 순전한 마음이건만아니다지금은왜 끌고갔느냐왜 죽였느냐 왜 짓밟았느냐 물음에 대답도 없이 무릎꿇는 죄닦음도 없이 고개 빳빳이 들고 벼락도 맞지 않고 왜 지금껏 멀쩡히 살아왔느냐고 소리질러 본다 화를 내본다 왜 저놈을 사면해줬는가 마지막 분, 초까지 감옥안에서 살며 부끄러움이 뭔지 알게했어야 했는데 저것도 인간이라고 경호를 해 주고 착취와 은닉의 재산으로  대대로 뻔뻔하게 잘 살게 하느냐고 삿대질 하며 따지고 싶다 광주의 영령들이시여 독재의 희생자들이여 놈이 묻힐 땅이라면 놈이 베고 누울 땅이라면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물길하나 돋아나게 마시라, 허락하지 마시라살아 사죄 한마디 .. 2021. 11. 23.
[시] 갱년기 갱년기 권말선 처음 뵙겠습니다 선배 언니들께 말씀은 많이 들었어요 언제 오실까 어떤 모습일까 얼마나 머무르실까 두루 궁금했는데 막상 뵈니 초면이라 그런지 살짝 당황스럽군요 제가 낯을 좀 가리는 편이라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친해지면 좋겠어요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건 때때로 당신 탓을 하더라도 또 때로 당신을 외면하더라도 너무 서운해 마셔요 시나브로 생겨난 마음의 여백에 움찔 놀라 긴장과 적응을 반복하며 익숙해지려 애쓰는 중이랍니다 우리가 이렇게 만나게 된 건 즐겁고 뜨겁고 아픈 시간 지나오며 나이 오십을 맞은 덕분인 듯해서 뿌듯한 마음도 없지 않답니다 우습겠지만..., 정말이에요 이리 오셨으니 계시는 동안 모쪼록 편히 지내셔요 뜨거움도 아픔도 눈물도 뭉글뭉글 녹여가며 잘 지내보아요, 우리 2021. 11. 16.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조국통일 실현 노정 미국의 대북적대와 대남종속 그리고 남의 동족적대 무력화 북의 대미전략은 거대하다.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그리고 그를 뛰어넘어 세계적 의의를 갖고 있다. 북이 지난 1월 조선로동당 8차대회에서 대미전략으로 수립한 △국방력 강화 △핵무력 고도화 △세계적 범위의 반제공동투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실력있는 전문가라면 북의 대미전략에서 △국방력 강화 △핵무력 고도화로 미 대북적대를 무력화시키려는 북의 북미대결전종식전략을 그리고 그에 더불어 △세계적 범주의 반제공동투쟁으로 미국을 제국주의 사멸의 길로 인도해 정상국가화하려는 북의 반제평화전략을 포착해냈을 것이다. 북이 북미대결전 종식전략에서 구체적으로 세운 구상은 미국의 대북적대와 대남종속 그리고 남의 동족적대 폐기다. 미 한반도지배전략을 파탄내 새로운 북미관계를 .. 2021. 11. 2.
북의 대미 강온전략과 남북의 민족공조가 만날 때 새로운 북미대결전과 조국통일전 북이 미국의 대북적대에 국방력 강화 활동으로 맞서는 가운데 남의 남북관계 복원 의사에 대해선 남북통신연락선 재복원 등으로 남북관계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대결적인 미국은 강으로 치고 유화적인 남과는 선으로 함께 하겠다는 구상이다. 역으로, 남과 함께하는 것으로 미국을 치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북미대결전을 종식시키고 조국통일을 이루려는 북의 새로운 북미대결전과 조국통일전은 그렇게 강대강 선대선 원칙에 따라 공세적이고 화려하게 전개되고 있다. 6.12북미공동성명에서 합의한대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으로 북미대결전을 종식시키고 4.27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대로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로 조국통일을 실현하려는 것이 북의 기본전략이다. 북은 북미대결전 종식 과정에서 미국의 대북적대를,.. 2021. 1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