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내리는 비
권말선
며칠째 내리는 뿌연 빗줄기
속에서
비운의 사나이,
석고대죄하는 왕자의 뒷모습이
들썩거린다
사나흘 앓던 그리움은 어느새
욱신거리는 근육통으로 번져 갔고
어깨를 두드리며 팔을 두드리며
아비의 용서를 구하지 못한 저 남자를 그저
애처롭게 바라만 보고 있다
얼른 용기를 내어
쏟아지는 빗속을 달려가
달려가
왕자를 꼬드겨 차라리
주막에나 함께 가자 해야 할텐데
욱신거리는 근육통
욱신거리는 근육통
움직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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