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밭 소년
권말선
초록이 물감처럼 번지던
그 옛날의 보리밭에는
이름도 모르는 어여쁜 소년이
내 마음속으로 달려 오고 있었지
그 맑고 투명한 눈망울속으로
이슬처럼 젖어 들던 어린 날의 설레임
지금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은 이야기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따뜻한 시절이지만
때때로 그 날이 그리워지지
한 소년이 보리밭을 가로질러 내게로 왔고
사슴같은 눈망울을 반짝이며
가만히 나와 함께 눈 맞추던 날
시::권말선/가끔 힘들어하고 우울해하는 그대에게(첫번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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