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권말선
도깨비,
스러져가는 촛불같은
꿈이 다할 새벽이면
내 잠을 깨우러 오는
밉지 않은
불청객
도깨비
언제부터였는지
스산한 바람으로
잠든 아이의 뒤척임으로
똑똑, 빗소리로
고양이 울음으로
나를 깨우러
오다
도깨비,
언제쯤 나의 밤을
편히
쉬게 해 줄까
허나 그가 안오면
또 그리워질 것 같은
깊은 새벽이면 날 깨워
외로움의 창살속에 가둬 두고서
몰래
사라져 버리는
사랑스런 나의
밤도깨비.
시::권말선/가끔 힘들어하고 우울해하는 그대에게(첫번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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