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권말선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긴 하루 흘러갔다.
이렇게 살면 안되는 거라고
다짐을 다짐을 했었지만
오늘을 또 빼앗겨 버렸다
누구의 탓도 아니다
내 마음을 네게 준 뒤로
이렇게 흘려 보내는 하루가
쌓여 간다고 해서
너를 탓하거나 너를 잊을 수는 없는 일
쓸고 닦고 챙기고 가꾸고 키워야 할
내 몫의 하루를
너만 바라보다, 너만 생각하다
그렇게 보내 버리고,
내일은 그러지 말아야지
멍하니 시간이 떠나가는 걸
의식도 못하고 있진 말아야지
쓸고 닦고 챙기고 가꾸고 키우고
그리운 너도 한껏 생각하며
후회없이 살아야지
저물어가는 이 하루가
조금은 아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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