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선택지-대북적대정책 고수냐 핵전력 강화 감수냐
<2019신년사>핵동결 대 대북적대정책 폐기의 대결전선에서 전략국가 북이 제국주의 국가 미국에 가하는 최고의 압박
김정은 위원장이 2019신년사에서 핵무기를 시험도 생산도 사용도 이전도 하지 않겠다는 것을 밝힌다. 핵동결이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지난 해 4월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이미 천명을 했었다. 핵동결은 북이 6.12북미공동성명에서 미국에 합의해준 한반도 비핵화로 가는 입구다.
김정은 위원장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과 전략자산반입 중지 그리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도 언급한다. 남에 밝힌 입장이 아니다. 이 역시 특별하지 않다. 미국에 군사적 대북적대와 경제적 대북적대 등 전반 대북적대정책을 폐기하라고 주문을 한 것이다. 대북적대정책 폐기는 미국이 6.12북미공동성명에서 합의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으로 가는 입구다.
매우 깔끔하다. 선명하기도 하다. 북은 핵동결을 했으니 미국은 대북적대정책을 폐기하라는 거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이렇듯 북미대결전의 전선구도를 핵 동결 대 대북적대 폐기로 확정해주었다.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는 그러나 그것이 다가 아니다.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의연히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에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리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경로 전환 가능성 언급이다. 백악관은 말할 것도 없고 많은 전문가들이 화들짝했다. 특히 미 국무부엔 언급만으로도 치명적이었을 것이다. 신년사에 대한 미국의 공식적 입장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이유다. 북의 비핵화 초기 조치인 핵동결에 조응해 대북적대정책 폐기를 주문하면서 이에 미국이 반응하지 않으면 북은 다른 길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일부 반북적 대북전문가들이 예의 그 ‘벼랑끝 전술’ 개념을 들고 나와 설명하려 든다. 비현실적이다. 고리타분하기 짝이 없는 비현실적인 그 반북논리로 도출할 수 있는 의미는 전혀 없다.
김정은 위원장이 언급한 ‘새로운 길’이 무엇일지 모르는 전문가는 없다. 이른바, 핵전력 강화다. 핵보유국의 핵전력 강화는 특별한 게 아니다. 핵보유국이 군사영역과 경제영역에서 진행할 수 있는 일상활동이다. 북이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조건에서 얼마든지 자연스럽게 운용할 수 있는 공정인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해 신년사에서 대량생산과 실전배치라는 핵전력 강화를 언급한 이유다.
북이 밝힌 완전한 비핵화와도 당장은 충돌하지 않는다. 완전한 비핵화는 복잡하고 어려운 공정을 거쳐 먼 훗날 실현될 장기과제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제재와 압박을 지속한다면 북으로서는 부득불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하는 것은 누가 봐도 북이 미국에 가하는 경고다. 위협이거나 압박이기도 하다. 치명적이다. 북미관계가 일정 개선되고 있는 와중에 가해질 것이라 그 위력은 비할 데가 없다. 미국이 지금 북에 가하고 있는 대북제제와 비교될 수도 없다. 더 크고 더 세며 더 무겁다. 일단, 신흥 핵강국 북이 세계 최대 핵강국 미국에 가하는 위협으로 설명할 수가 있다. 그러나 북미관계를 핵문제만으로 다 설명할 수는 없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7년 11월 29일 핵무력 완성을 선포하고 난 몇 일 뒤인 12월 22일 전략국가라는 개념을 썼다. 당 세포위원장 대회에서였다. 처음으로 나온 개념이었다. 대북전문가들은 바로 알아차렸다. 사상강국 정치강국 군사강국을 자처해왔던 북이 치열한 북미대결전에서 핵무력 완성까지 한 터라 세계 정치구도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전략국가로 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웠던 것이다.
그 뒤 북이 남북관계 발전과 북미관계 개선 영역에서 보여주는 대담하고 전격적인 모든 행보는 전략국가가 발휘할 수 있는 면모들이었다.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쿠바 등과의 관계 발전을 위한 행보 역시 마찬가지였다.
북의 전략국가로서의 면모는 올 신년사에서도 확인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온 사회의 사상적 일색화와 당과 인민의 일심단결, 튼튼한 자립경제와 자위적 국방력’ 등 북의 위력을 강조했다. 그리고는 한반도와 지역의 정세안정은 결코 쉽게 마련된 것이 아니라면서 “주변나라들과 국제사회는 조선반도의 긍정적인 정세발전을 추동하려는 우리의 성의 있는 립장과 노력을 지지하며 평화를 파괴하고 정의에 역행하는 온갖 행위와 도전들을 반대하여 투쟁하여야 할 것”이라고 한 것이다. 당위나 바램을 원론적 차원에서 강조한 것이 아니었다. 전략국가로서 세계에 구사하는 반제평화전략의 실체를 보여준 것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는 결국, 현 시기 북미대결전의 대립구도를 핵동결 대 대북적대정책 폐기로 확고히 짜놓고는 미국에 대고 대북적대를 고수할 것인지 아니면 핵전력 강화를 감수할 것인지 결정하라고 최후의 선택지를 들이민 것이다. 본질적으로는 전략국가 북이 제국주의 국가 미국에 가하고 있는 최대의 압박이다.
이제, 미국이 취해야할 태세는 분명해졌다. 북미 간 정치지형의 주소와 정세 흐름을 제대로 보고 이전과는 완전 달라져야한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북이 취한 핵동결 조처에 미국은 새로운 북미관계수립을 위해 대북적대정책 폐기에 적극 나서야한다.
대북적대를 계속하게 되면 북이 부득불 새로운 길 즉, 경로전환을 해 핵전력 강화 노선을 채택하게 된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에 탄탄히 기초해 대북정책의 전환 준비를 하나 둘씩 해나가야한다.
그 첫걸음이 그리 어려울 리가 없다. 신년사가 다 알려주고 있다. 지난 해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이 올 3월에 축소진행하기로 한 독수리훈련을 중단하는 것을 비롯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계속 중단하면 된다. 이어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하겠다는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를 방해하지 않으면 된다. 그리고 그에 기초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대로 머지않아 2차북미정상회담을 열면 된다. 그때 2차북미정상회담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의 확고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상호 신뢰에 기초해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에 도달하는 합법칙적 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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