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왜, 이란핵협정 탈퇴를 했을까?
<분석과전망> 트럼프의 빚 청산이자 미 세계패권 몰락의 한 전선
9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핵협정(JCPOA)에서 탈퇴 선언을 하자 몇몇 전문가들이 나서서 미국이 북에 내놓는 강력한 북핵 폐기 압박이라는 분석을 내놓습니다. 중동에 또 다시 전쟁이 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습니다. 무식합니다. 게으른 사이비전문가들이 JCPOA가 무엇인지 알려고도 하지 않고 내놓은 분석이어서입니다. 우려스럽기도 합니다. 관제 전문가들이 미국, 구체적으로는 미 군산복합체와 그를 대변하는 정치세력의 이익에 복무하기 위해 구사하는 천박한 정치행위이기 때문입니다.
JCPOA는 지난 2015년 7월 오바마 정부가 주도해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유엔상임이사국 그리고 독일을 끌어들여 이란과 맺은 협정입니다. 이란이 핵 개발을 하지 않은 조건으로 미국은 이란에 군사공격을 않고 경제제재도 해제해 이란이 세계와의 무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협정의 골자였습니다.
오바마의 이란핵협정의 본질은 이란의 핵폐기가 아니라 평화조약
JCPOA는 미국의 최대 정치세력인 군산권력과 결부시켜야만 온전히 설명됩니다. 미 군산권력은 미국의 군산복합체에 군사복합체를 대변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치세력이 결합된 권력집단을 뜻합니다. 미 세계전략의 결정권이 나오는 곳이 그 군산권력입니다. 미 제국주의의 실체입니다.
미 군산권력이 미국의 세계 전략 결정권을 장악하게 된 계기는 2001년 911 테러 사건이었습니다. 9.11테러사건에 자작극설이 나오고 9.11테러 사건과 미 군산권력의 관계문제가 세계의 적지 않은 전문가들에게 중요한 관심사안이 된 이유입니다.
미 군산권력은 2003년 ‘대 테러전쟁’이라는 명분을 만들어 이라크침공을 합니다. 이라크 전복이 목표의 다가 아니었습니다. 진짜 목표는 이란 전복이었습니다. ‘대 테러 전쟁’으로 이라크를 붕괴시킨 후, 이란에 핵무기 개발 누명을 씌워 이란을 전복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미 군산권력의 중동패권 전략이었습니다.
오바마 정부는 군산권력으로부터 완전 자유롭지 못하기는 했지만 제국주의적 방식을 통해 중동패권을 실현하려는 군산권력의 전략에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JCPOA입니다. JCPOA은 형식적으로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본질에 있어서는 미 군산권력이 이란을 전복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에 있었습니다. JCPOA는 핵 협정이라는 이름을 가진 안전보장 협정 혹은 평화조약이었던 것입니다.
트럼프의 이란핵협정 탈퇴는 트럼프가 미 군산권력에 진 빚을 갚곘다는 것
미 군산권력은 실체 상 JCPOA가 맺어졌다고 대이란적대성을 쉽게 포기할 권력이 아닙니다. 의회를 통한 JCPOA 반대운동을 하면서 두 갈래의 반격을 도모했고 성공하게 됩니다. 미 의회를 통해 90일 마다 협정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조항을 붙힌 것이 그 하나였습니다. 이번에 트럼프가 협정탈퇴를 할 수 있었던 법적 근거로 작동한 것이 그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오바마의 다음 대통령으로 트럼프를 낙점한 것이었습니다. 트럼프가 대선 기간에 JCPOA 탈퇴 공약을 내걸었던 것이 그 때문이었습니다.
군산권력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에게 보낸 지지와 지원은 트럼프에게는 축복이면서도 재앙입니다. 군산권력의 지지와 지원이 트럼프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 축복이라면 군산권력의 대변자가 아닌 트럼프가 군사권력에게 정치경제적 이익을 보장해줘야한다는 점은 재앙인 것입니다. 트럼프가 숙명적으로 지게 된 일종의 빚입니다.
트럼프는 군사비를 올리거나 특히 최근에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한 것 등으로 빚 청산에 상당 노력을 합니다. 빚 청산 중에서 정점이 JCPOA 탈퇴입니다. 군산권력에 중동정세에 불안과 긴장을 조성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준 것입니다. 미 군산복합체에 경기부양을 할 수 있는 호조건을 만들어준 것입니다.
트럼프가 JCPOA 탈퇴로 대선 당선과정에서 군산권력에 진 빚을 정리하는 데에 성공한다면 JCPOA 탈퇴는 트럼프가 군산권력의 관리권에서 벗어난 것이 됩니다. JCPOA 탈퇴는 TPP와 NAFTA, NATO에서의 탈퇴와 유사한 흐름정도로 평가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적잖은 전문가들이 우려의 눈초리를 쉽게 거둬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자칫 잘못하면 군산권력이 마련한 수렁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며 극단적으로는 그 수렁에서 빠져나오려는 동력에 의해 정치적인 올가미를 쓰게 되고 종국적으로는 제거당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제국주의는 못할 것이 없습니다. 국제적으로는 제3국 지도자 암살이나 베트남의 통킹만 사건, 국내적으로는 케네디 암살이나 9.11테러 등이 그 비슷한 사례들입니다.
트럼프의 이란핵협정 탈퇴는 미국의 중동에서의 패퇴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핵협정 탈퇴는 언뜻 보면 군산권력이 중동에 긴장 조성을 넘어 이란 전복 작전까지도 펼칠 수 있는 좋은 조건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현 시기 국제정치지형에 기초해 정확히 보게 되면 정반대의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지금은 미국이 이라크를 적대시하면 전 세계가 그에 이끌려 이라크를 적대시했던 과거와는 다릅니다. 트럼프가 이란핵협정 탈퇴를 시사했을 때 마크롱과 메르켈 등 프랑스, 독일, 영국의 정상과 외무장관이 잇따라 방미해, 트럼프에게, 이란 협정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설득호소했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실제로, 미국이 이란 핵협정을 이탈했지만 다른 나라들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이러한 국제정치지형을 인정하게 된다면 군산권력은 이란 전복을 결행하기 사실 어렵습니다. 대신에 이란과의 갈등과 위기를 조장하는 것을 통해 그 범위에서 정치경제적 이익을 도모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매우 주목해야할 정치지형입니다. 이것들은 트럼프의 이란핵협정 탈퇴가 미 군산권력이 중동에서 패권 약화의 길로 들어섰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세기적 변화입니다. 미국의 패권 상실은 중동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 아닙니다. 이란핵협정 이탈이 중동에서의 미 패권 하락을 보여준다면 북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북미관계정상화에서 확인되는 것은 동북아에서의 미 패권 하락입니다.
이것들은 군산권력이 지목해 대통령으로 당선된 트럼프가 본질에 있어서는 미국민들이 미 세계패권몰락 과정에서 선택한 필연이라는 것을 확정해줍니다. 미 군산권력을 중심으로 하는 미 제국주의는 이렇듯 중동에서 그리고 한반도에서 몰락의 길을 스스로 열어내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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