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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지금의 북미대화는 이전의 북미대화가 아니다

by 전선에서 2018. 2. 14.

지금의 북미대화는 이전의 북미대화가 아니다

<분석과전망> 북미평화협정, 주한미군철수, 북미수교, 조국통일, 제국주의 사멸을 위한 정치기제


 



미국무부가 13일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의 정례브리핑을 통해 말레이시아 정부가 13일 북과의 외교 관계를 축소했다는 것을 밝혔다. 북의 비핵화 조치가 없는 한 대북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는 판에 박힌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면서다. 미 국무부가 자신이 벌이고 있는 국제사회의 대북압박 캠페인에 말레이시아 정부를 끌어들이는 데에 일정 성공했음을 자랑하고 있는 셈이다. 말레이시아가 대북외교관계에서 축소했다는 그 양이나 질이 어느 정도인지는 물론, 알 수가 없다.

 

미 국무부의 대북압박에 미 재무부도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꿍짝을 맞춘다. 13일 북과의 거래를 이유로 라트비아의 ‘ABLV’ 은행의 미 금융 시스템 접근을 차단한 것이다. 사실, 뉴스거리가 못된다. 하지만 언론들은 재무부의 그 조치가 지난 2005년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과 지난해 단둥은행에 취해진 것과 같은 대북금융조치라면서 대서특필을 했다. 한국의 종미언론들은 더 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압박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강조하는 미국과 한국보수진영의 정치공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가하고 있는 이러한 대북압박은 그러나 일반적 시기에 가하던 대북압박과는 그 성격이 완전 다르다. 정확히 보면 압박이 아니다.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에게 북미대화를 결단해 달라고 조르는 것이 그 본질적 성격이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에게서 또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틸러슨 장관은 13일 이집트를 방문 중 카이로에서 "지금까지 말했듯이, 북한이 우리와 진지하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대화할 준비가 된 때를 결정하는 것은 정말로 북한에 달려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북이 정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비롯해 미국이 북미대화를 원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특히 그 북미대화 성사의 열쇠를 김정은 위원장이 쥐고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지금까지 말했듯이라는 틸러슨 국무장관의 워딩에서 확인되듯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틸러슨은 말할 것도 없고 미 고위관리들 역시도 기회가 될 때마다 그 같은 말을 수 없이 강조하고 주구장창 반복해왔었다.

 

정세의 흐름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그리 머지않아 결단을 내리게 될 것이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처럼 압박을 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며 또한 당연한 일이다. 쉬지 말고 계속 졸라야하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결단하게 되는 북미대화는 이전의 북미대화와는 차원과 성격 등에서 전혀 다를 수 밖에 없다. 이유 내지는 원인은 딱 하나다. 북이 핵무력 완성을 선포하고 있는 조건에서 이루어지는 북미대화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이전과는 다르게 한번 합의를 하면 되돌릴 수 없는 이른바, 불가역적 북미회담이 될 것이다. 그리고 당장의 정세에서 갖는 정세구성력이 매우 돋보인다.

머지않아 성사될 북미대화는 메티스 미 국방장관에게 4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시킬 수 있는 완전한 명분을 주게 될 것이다. 아울러 북미대화는 우리민족에게는 3차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게 하는 결정적 조건이 되 줄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결단하게 될 북미대화는 종국적으로는 70년 북미대결전의 종식국면을 열어젖히는 대문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물론, 곡절이 동반되기는 할 것이다. 상상 이상의 곡절일 수 있다. 국제적 이슈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충격적이거나 은밀한 형태일 수 있는 것이다. 백악관의 맥매스터의 안보라인과 폼페오의 정보라인은 이미 비상이 걸려있을 지도 모른다. 미국이 그냥 보통 국가가 아니라 제국주의 국가여서다. 인류 역사는 제국주의가 저 스스로는 무릎을 꿇지 않는다는 것을 생생히 기록해놓고 있다.

 

북미대화는 곡절을 동반하면서도 3차 남북정상회담을 예고하고 또한 아우르면서 북미 평화협정 체결은 물론 주한미군 철수 그리고 북미수교와 관련된 동력을 그 안에 내포하게 될 것이다.

주관적 희망 사항이 아니다. 특히, 거대담론도 아니다. 북미평화협정 체결 문제 보다 두어 발자국 멀리 있을 것으로 추정되곤 하는 주한미군 철수문제와 관련된 대목에서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이 북핵 개발을 동결시키고, 미국은 한반도에서 병력을 철수하는 내용의 딜(협상)을 고려할 수 있다

지난 해 816일 당시 백악관 수석전략가였던 스티브 배넌이 <아메리칸 프로스펙트>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발언이다. 폭탄이었다. 특히, 그 폭탄발언의 폭발력은 민간전문가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에게서 나왔다는 것 때문에 가히 핵폭탄급이었다. 미국에 심각한 논란을 불러왔다. 그로 인해 배넌은 몇일 후 백악관에서 나가야했다. 배넌 사직과 관련해 백악관 내의 권력투쟁에 밀린 배넌이 작심하고 천기누설을 했다는 설이 돌기도 했다.

배넌의 폭탄발언이 갖고 있는 본질은 정세가 핵동결 대 주한미군철수로 흘러간다는 것이었다. 배넌은 그때, "그런 딜은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는 말을 했었다. ‘요원하다는 배넌의 그 지적은 그때는 유효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배넌의 요원하다는 지적은 정확히 지난해 1129일 이후 현실성을 상실하고 만다. 20171129일은 북이 미 본토에 탄착할 수 있는 ICBM 화성-15형을 시험 발사하고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날이다.

3차 남북정상회담이 제안되고 이에 따라 북미대화가 거론되며 북미대화는 3차 남북정상회담의 전제라는 말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현 시기에 북미평화협정이나 주한미군철수 그리고 북미수교나 조국통일 더 나아가 미제국주의 사멸 등의 담론들은 이제 더 이상 거대담론의 범주가 아니다.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누구나가 손에 잡아도 될 듯한 거리에 두게 될 구체담론들이다. 정세가 방향도 없이 요동치거나 격변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경로와 확정된 일정표대로 흘러가는 한반도 대전환기가 만들어주게 될 정치현상이다. 8천만 민족의 소원인 조국통일의 새벽은 그렇게 온다. 방해하는 세력들이 만들어낼 곡절들과 싸울 준비를 그 어느 때 보다 잘 해야되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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