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으려
권말선
나도
구름 되어 떠나면 어떨까 -
먼 산, 너른 바다, 정글의 한가운데
낯설은 세상에서 외로와질 때까지
떠다니면 어떨까
나도
강물 되어 흐르면 어떨까 -
나도 물이고 너도 물이고
내가 너이고 네가 나인
그래서 모두 하나가 되고 마는
눈물로 흐른다면
흐르고 흐르고
흘러가 버리면
그 때는 너를 잊을 수 있을까
차라리,
새가 되면 어떨까 -
밤 새워 너의 창을 지키다
아침이면 설운 가슴 노래를 쏟고
태양 속으로 까맣게 사라져 버리면
그 때엔
하얗게 너를
잊을 수 있을까
시::권말선/가끔 힘들어하고 우울해하는 그대에게(첫번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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