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경이가 아이폰에게
권말선
나는 이 땅에 피고 지고 피고 지는
찔레요 민들레요 질경이다
소중한 제 땅 아끼고 사랑하며
다정한 내 식구들 귀히 여기며
가늘어도 억척스레 살아가는
당찬 풀꽃, 민초다
조금 더 돈을 모아
다시 아이폰을 사려했다
반짝이는 신형 아이폰
비싸지만 오래 쓰리라 생각하며
사치 아닌 실용이라 여기며
다시, 아이폰을 사려했다
이 땅 한 포기 어수룩한 민초가
너희 제국의 상표 아껴주니
나를 우습게 보았느냐
우리를 만만히 보았느냐
쇠사슬로 묶고 감금해도 되는
설마, 식민지 노예로 보았느냐
민초! 우리가 오천 년 역사 속을 걸으며
얼마나 변화무쌍, 강인하게 살아왔는지
빈 드럼통 같은 너희는 정녕 몰랐으리라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때론 짱돌로 때론 죽창으로
화살로 육탄으로 총알로 촛불로
똘똘 뭉쳐 이 땅을 지켜왔다, 우리는
제국의 탐욕에 신경을 세워왔다, 우리는
그런 우리를 짓밟은 우리를 짓밟아놓은
너희 오만함 차마 용서할 수 없기에
다시금 이 땅 민초는 들풀은 들썩인다
분노를 쏟아낸다 떨쳐 일어난다
트럼프여 두려워하라 고개 숙이라
미국이여 무릎 꿇어라 사죄하라
너희 제국의 상표 마다마다에
약탈로 이루려는 MAGA의 허상에
이 몸에 돋은 가시로
이 몸에 벼린 날 선 잎새로
지워지지 않도록 깊이깊이 새기노라
NO, USA!
NO,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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