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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김철사망사건’을 둘러싸고 한국과 말레이는 왜 다를까?

by 전선에서 2017. 3. 3.

김철사망사건을 둘러싸고 한국과 말레이는 왜 다를까? 

분단체제의 서글픈 정치풍경



 


 

말레이 검찰이 3, '김철 사망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용의자라고 체포했던 북의 '리정철'을 풀어주었다. 경찰이 준 내용들이 근거가 될 수 없어서 기소를 못한 것이다.

결과론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애초 경찰이 해야할 일이 있었다. '몰래 카메라 촬영인 줄 알았다'는 두 여자 용의자들과 접촉했을 용의자들을 잡는 일이 그것이었다. 방송인들 일 것이다. 이후에라도 지켜볼 일이다.

 

어쨋건, 말레이 경찰은 퍽이나 난감할 일이다. 난감할 것은 한국정부나 한국언론들 역시 다르지않다. 특히 이번 사건에 대한 접근에서 말레이와 한국정부 간의 차이가 크다는 것이 그렇다.

 

김철사망사건사건과 관련해 한국정부나 한국언론들은 죽은 사람을 김정남이라고 특정하고 있다. 말레이가 사망자를 김철이라고 부르는 것하고는 차이가 난다. “여성 2명이 공항에서 독극물로 김철의 얼굴을 문지른 뒤 그가 숨졌으며, 이후 이 물질이 맹독성 신경작용제인 VX로 판명났음을 전문가들이 확인했다할릿 아부 바카르 경찰청장이 2일 한 이야기다. 3일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 보도다.

 

한국정부는 이번사건의 배후로 북을 정확히 규정했다. 통일부가 공식발표를 했으며 국정원이 나서서 보증을 서주었다. 하지만 말레이는 다르다. 말레이는 이번 사건의 배후로 북을 지목해 본 적이 없다. 북이 김철을 암살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말레이가 북과의 비자면제 협정을 철회한 것을 두고서도 한국정부의 접근은 차이가 난다.

한국정부는 비자면제 협정철회를 북과의 단교를 위한 과정으로까지 묘사하면서 강조를 한다. 허지만 말레이의 현실은 다르다. 말레이는 북과의 무비자 협정을 통해 얻는 경제적 이익이 그리 크지 않다. 정치적인 것 이외의 특별한 의미는 없는 것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무스타파 모하메드 말레이시아 국제통상산업부 장관은 2"북과의 교역은 민간 섹터에서 주도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부 차원의 통상제재가 가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장관이 분명히 한 것이다.

 

외교부 윤병세 장관이 외국을 돌아다니며 김정남독극물암살사건이라며 북을 규탄하고 있지만 이것이 말레이 외교부와는 사뭍 다른 행보라는 것도 눈에 띈다. 말레이 외교부는 이달 28일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던 북과의 차기 아시안컵 예선전 경기 참가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공문을 말레이시아축구연맹(FAM)에 보낸 것이다.

 

이렇듯 김철사망사건과 관련해 한국정부나 한국언론들은 말레이와 많이 다르다. 객관적이고 명확한 근거가 아니라 정황상 근거에 기초해 단정한 것이 만들어내고 있는 결과이다.

 

사람들은 한국정부나 한국언론들이 객관적 근거가 없음에도 왜 정황적 근거에 기초해 그리 쉽게 단정해버리는 지를 잘 이해하고 있다. 그 무슨 실수가 아니다. 의도적인 정치행위인 것이다. 한국이 분단체제라는 것을 모르는 외국인들이라면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김철사망사건을 둘러싼 한국정부와 한국언론들의 접근, 분단체제의 한 서글픈 정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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