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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시] 청와대가 지시했다

by 전선에서 2016. 4. 30.

청와대가 지시했다

 

      권말선

 

 

개인의 일탈이라 꼬리를 쳐 내도

기울어진 쐬주잔 타고

터미널 대합실 왕왕 울리며

엄지검지 클릭 넘어

소문은 넘실거렸다

저잣거리 온통 시끌했다

 

어버이연합 *할베들

흔드는 팔뚝질

굵은 고딕체 피켓의 외침은

남우세스런 애국충정

2만원짜리 김밥의 힘

고막을 찢어 놓았다

 

위대한 2만원이여!

'종북 빨갱이그 한마디는

저 세월호 가족과

저 위안부 할머니들과

학생선생님노동자 할 것 없이

뽑히지 않는 가시되어 찔렀다

 

어느 돈줄 어느 권력

등에 업었기에

부끄럼도 거칠 것도 없는가

맘에 안 들면 부관참시에 화형식

다카기와 미국에게는 만세하는

잘난 애국충정, 국적은 어딘가

 

누구와 어울릴지

누구에게 돈 받으며

누구를 향해 삿대질 할 지

그러다 결국 역사 앞에 자식 앞에

괴물로 버려질 운명마저 짊어지라고

누가 저들을 조종했는가 말이다,

누가!

 

*할베:할아버지 일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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